[유경동의 IP 인사이트] 검은 혁신, 아람코

2024-08-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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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특허 기준 등록특허 건수 한 해 1,000여건...최근 IT 관련 특허 출원 증가
증강현실 이용 직원 건강정보 시스템, 사각지대 부식 감지...AI 도입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혁신, 지속가능성, 디지털화’...투자와 제휴 통해 협업 네트워크 구축, 기술 한계 극복


[보안뉴스=유경동 IP칼럼니스트]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최대 순익 창출 기업은 아람코(Aramco)다. 그 규모가 1,591억 달러, 우리 돈 약 221조원에 달한다. 3위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4위인 구글(Google)의 순익 모두를 합해야 겨우 비슷해진다. 2위 애플과도 600억 달러(한화 약 81조 6,240억원) 남짓 차이 날 정도다. 압도적이다. 그동안 비밀과 소문만 무성했던 아람코의 이 같은 각종 정보가 일반에 공개되기 시작한 건 2019년말, 아람코가 사우디 증시에 상장되면서부터다. 그렇다면 아람코의 보유기술 현황은 어떨까. 그들의 특허를 통해 그동안 꼭꼭 숨겨왔던 아람코 혁신의 베일을 벗겨 본다.


[이미지=gettyimagesbank]

양과 질, 두 마리 토끼 잡다
아람코 측이 직접 공개한 US특허 기준 등록특허 건수는 한 해 1,000건을 육박한다. 상장 원년인 2019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아직 미공개 구간이기는 하지만, 2023년 등록 건수 역시 1,000건을 넉넉히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제조업체, 특히 아람코와 같은 전통 석유광물업체가 이런 특허 추이를 보이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2023년에 세계 대기업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회사[자료=미국 Fortune]

돈 많은 아람코다. 그럴 수 있겠다 싶다. 그런데 특허의 질을 가늠하는 ‘심사관 피인용 건수’까지 매년 상승세라는 대목에서 유독 아람코가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이들 특허의 산실은 사우디가 아니다. 미국 보스턴과 휴스턴,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아람코 아메리카의 3개 R&D센터다. 이 센터들은 각각 2013, 2014, 2015년에 잇달아 문을 열었다. 휴스턴 센터는 이들 센터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아람코의 미국 특허등록 추이[자료=아람코]

아람코 IP 포트폴리오를 보면, 석유 등 각종 광물 채굴이나 정제 관련 유화엔지니어링 특허가 가장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디지털 데이터 프로세싱 등 IT 관련 특허 출원이 크게 늘고 있다.


▲Saudi Arabian Oil Company 보유 US 특허 관련 심사관 피 인용수 동향[자료=패이턴트피아]

그 중 하나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직원 건강정보 제공 시스템’이라는 특허다. 워낙 위험한 현장작업이 많은 아람코다. 그만큼 직원들 안전에 관심 많다. 명세서에 따르면, 근무 시간에 직원 건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증강현실 디스플레이를 통해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증강현실 디스플레이 장치는 수집된 데이터에 기초해 해당 직원의 건강상태 정보를 표시한다. 여기에는 HMD(Head Up Display, 헤드업디스플레이) 등 하나 이상의 건강 센서 세트에 의한 건강 데이터 처리가 수반된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직원 건강정보 제공 시스템’ 특허 도면[자료=USPTO]
이 특허는 아람코가 보유한 가장 ‘독한 특허’로 꼽힌다. 총 29건의 후행특허를 무력화시켰기 때문이다. 미 특허청 심사관들이 유사 특허에 대해 거절 결정을 내릴 때, 이 특허를 가장 많이 인용했단 이야기다. 아람코 때문에 거절 결정 통지문을 받은 업체 중에는 IBM과 소니, 엑센츄어 등 기라성 같은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아람코 소유 유정이나 정유소 시설이 길게는 80년을 넘기면서 지하 배관 등 각종 시설의 부식과 그에 따른 관리에 골머릴 앓고 있다. 이를 위해 아람코가 꺼내든 카드는 AI, 즉 인공지능이다.

관련 특허다. 2023년 8월 출원돼, 현재 미 특허청에서 심사가 진행 중인 ‘인공지능과 열화상 기술을 활용한 배관 부식 수명주기 감지’란 특허다. 유전 서비스 제공업체인 미국의 베이커 휴즈와 공동 출원한 이 특허는 AI와 비파괴 기법을 이용해 각종 배관 내 단열재 아래 숨겨진 부식과 결함 정도를 감지·식별해내는 기술이다.


▲‘인공지능과 열화상 기술을 활용한 배관 부식 수명주기 감지’ 특허 도면[자료=USPTO]
특히 이 특허에는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훈련법을 포함해 결함 예측 및 검출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학습 시스템 등이 적시돼 있다. 열화상 카메라가 배관망 전체를 촬영하고 AI가 부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위치를 예측한다. 이 시스템의 정확도는 이미 90%에 육박한다. 수리가 필요 없는 곳까지 땅을 파헤쳐야 하는 번거로움과 수고를 덜 수 있다는 게 아람코 측 설명이다.

협업 관계 주목하라
돈은 많지만, 딱히 고유기술은 없었던 아람코다. 따라서 아람코 보유 특허상에 나타나 있는 공동출원 관계를 눈여겨봐야 한다. 이 협업 네트워크를 따라가다 보면, 아람코가 현재 어떤 파트너들과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어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 234건으로 가장 많은 공동출원건을 기록한 파트너는 자국 사우디의 킹파드 석유광물대학이다.


▲사우디 아람코가 공동으로 특허를 부여받은 컬래버레이터 목록[자료=독일 리서치게이트]

주목할 건 대한민국의 KAIST(카이스트, 한국과학기술원)다. 킹파드대를 제외하곤 카이스트가 일본 친환경기업 JGC C&C와 영국 더럼대(Durham University) 등과 함께 티어1급의 협업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있다.

21세기판 중동특수
“우리가 주목하는 건 파괴적 혁신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디지털화다. 여기에 우리의 투자와 제휴가 집중될 것이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2024년 3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된 중동판 CES, ‘LEAP 2024’에 참석한 아람코 아민 하싼 CEO의 기조연설 중 일부다. 이날 하싼 CEO는 사이버 보안과 순환 경제, 재료 과학 등의 개발 파트너로 IBM을 지목하며, ‘아람코 벤처스’라는 자체 캐피털을 통한 75억 달러(한화 약 10조 2,067억 5,000만원) 펀드 조성 계획안도 내놨다. 21세기판 중동특수 바람은, 이미 시작됐다.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에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주요국 AIP 동향과 시사점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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