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시장 형성하는 해커들의 ‘에코시스템’ 공개
시만텍 ‘지하경제 보고서’ 통해 드러나
그동안 짐작만하고 있었던 해커들의 생태계가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다. 즉, 사이버범죄에 이용되는 정보의 거래터인 지하경제 서버에 대한 실체가 공개된 것.
지하경제 서버는 개인정보나 불법소프트웨어 등을 거래하는 서버를 지칭한다. 실제로 이들은 자체적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생태계(Ecosystem)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만텍 측은 이들의 거래에 대한 재화가치가 2억 7천600만달러에 이르고 가장 판매고가 높은 판매자의 경우 재화가치가 64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해커들의 에코시스템은 북미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P2P 이용률이 높은 우리나라도 이런 에코시스템이 존재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이런 해커들의 생태계는 시만텍의 ‘지하경제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시만텍 측은 이 리포트가 28만명 이상의 개인사용자가 공유한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관련 추적 데이터를 관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런 해커들의 에코시스템의 기반은 웹포럼이나 IRC채팅인 것으로 나타났다. 웹포럼에서 해커들의 거래는 평판에 의한 신용도 선별작업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포럼에서는 비공개로 유지되기 때문에 초대받은 사람만 참여할 수 있다. 더불어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신용도에 따라 거래가 좌지우지 되고 있었다.
이들은 ID를 자주 바꾸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들은 ID 추적을 통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IRC를 이용한 거래는 ID를 수시로 바꿀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수사망을 피해 IRC로 옮겨가는 경향도 포착됐다.
▲해커들의 에코시스템에 이용되는 IRC채팅 거래 화면 ⓒ시만텍
결국 IRC 채팅은 해커들의 거래에 유용한 툴로 변질 되고 있다. IRC 채팅은 채팅서버에서 판매자가 구매자를 찾아 따로 방을 만들어 대용량 자료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어둠 거래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불법 데이터는 사용자들의 신용카드 정보와 금융 계좌 정보 리스트틀 비롯해 해킹에 필요한 공격툴, 불법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특히 거래되는 신용카드정보는 신용카드번호와 더불어 CVC까지 공개돼 실제로 인터넷에서 결재가 가능한 정보를 팔기도 한다.
▲지하경제 서버에서 거래되는 정보의 비율과 가격동향 ⓒ시만텍
거래 데이터의 대부분은 사이버범죄를 넘어서 물리적인 범죄에도 이용될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들은 그룹 및 조직을 결성한 흔적이 있었고 다양한 전문성과 역량을 지녀, 단순한 개인 해커라기보다는 조직적인 범죄와 연관 됐을 가능성도 농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되는 해킹 공격툴의 가격동향 ⓒ시만텍
이런 해커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정보를 나르는 시간을 줄이고 있는 경향도 보였다. 시만텍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정보를 나르는 시간은 평균 10일 정도로 밝혀졌다. 해커들이 자발적으로 서빙을 중단하거나 IRC 네트워크 소유자가 불법서버 이용을 발견해 서버를 폐쇄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웹상에서 이들의 존재의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법집행 당국이 이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미에서는 ‘파이어월 작전(Operation Firewall)’과 같은 다수의 유명한 함정수사가 실시된 바 있다.
[오병민 기자(boan4@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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