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행정전산망의 지속된 사고는 보완 필요
[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우리나라는 2019년 10월 정부혁신 추진계획에서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신분증의 단계적 도입 및 확대를 추진했다. 이에 2021년 1월 중앙부처 공무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공무원증’이 발급됐으며, 2022년 1월부터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시범 발급을 시작했고, 7월부터 전국의 모든 운전면허시험장과 경찰서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발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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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에는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도 시작됐다.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는 실물 주민등록증 없이도 주민등록증에 수록된 이름과 사진, 주민등록번호, 주소, 발행일, 주민등록기관 등을 정보무늬(QR)와 함께 스마트폰 화면에 표출해주고, 이를 이용해 신원확인을 해주는 서비스다.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는 도용 및 대여, 위・변조 방지를 위해 본인 명의의 스마트폰 1대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화면 담기(캡쳐) 차단 및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는 QR을 초기화해 부정 사용에 대한 위험을 낮췄다.
한편, 지난 2023년 11월에는 실물 신분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인정받은 PASS 모바일신분증(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의 QR코드 식별을 통해 성인인증 및 신분증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통신 3사의 ‘PASS 모바일신분증 검증 서비스’가 출시되기도 했다.
현재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는 공항과 여객터미널, 관공서, 은행 등에서 신원확인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편의점과 영화관 이용 시 성인인증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더해 조폐공사는 202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통합형 신분증인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한 ‘모바일 신분증 앱을 통한 음주운전 점검방식 도입’ 사례로 2023년 인사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조폐공사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2회 음주운전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본사 인사담당자에게 직접 서류를 제출해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었다. 이에 공사는 ‘모바일신분증 앱’을 통해 운전경력증명서를 발급받아 제출기관(한국조페공사)를 선택해 즉시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제출 내역은 ‘정부 전자문서지갑’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러한 모바일을 활용한 본인인증의 활성화에 힘입어 지난 2023년 12월 8일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근거를 담은 ‘주민등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번 개정안에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도입(공포 후 1년 경과 후 시행) △주민등록표 등·초본 교부제한 해제(공포 후 6개월 경과 후 시행)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의 이미지 파일 또는 복사본을 부정하게 사용한 자에 대한 처벌(공포 후 즉시 시행)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2022년 12월을 기준으로 17세 이상 주민등록증을 사용하는 국민은 4,418만명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이 시작되면 이를 기반으로 한 신원증명의 확산과 더불어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은 2025년 1월부터로 예상되며, 실물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사람이 희망하는 경우, 가까운 주민센터를 방문해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본인의 스마트폰에 암호화된 형태로 설치되는데, 실물 주민등록증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민원서류 발급·금융계좌 개설 등 온·오프라인 어디서나 신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정보는 1인 1개의 단말기에만 암호화해 안전하게 저장되고, 생체인증 등을 통한 정보 주체의 허가 없이는 열람될 수 없도록 설계된다. 행정안전부는 스마트폰 분실을 대비해 전용 콜센터와 누리집 운영을 통해 분실신고 시 즉시 사용을 중단시켜 도난과 도용을 예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기류에 반해 지난해 11월에는 모바일 신원확인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3년 11월 17일 몇몇 지방자치단체의 홈페이지와 행정 포털 등 전산망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데 이어 정부 온라인 민원 서비스인 ‘정부 24’ 서비스가 전면 중단돼 민원서류 발급이 불가능한 사태에 이르렀으며,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되기까지 3일이 소요됐다.
하지만 국가 행정전산망이 원인불명의 이유로 먹통이 된 지 고작 1주일 만에 모바일 신원확인과 관련한 다른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11월 23일에는 조달청 나라장터가 장애를 일으켰고, 11월 24일 금요일 오후부터는 모바일 신분증 웹사이트와 앱이 모두 멈췄다. 앱은 3시 이후 정상화됐지만, 상당 시간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됐다. 이에 모바일 신원확인 확산에 앞서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꾸준한 점검과 보완을 통한 만반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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