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바이스 이용한 홈트레이닝 서비스 등 다양한 특허 기반 서비스 활용해
[보안뉴스= 유경동 IP칼럼리스트] 코로나는 우리네 일상에 적잖은 변화를 남겼다. 그중 하나가 바로 홈트(홈트레이닝)라는 전에 없던 트랜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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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만 해도, 요가나 헬스, 에어로빅 등 각종 워크아웃, 즉 ‘운동’은 반드시 전용 장비와 전문 트레이너가 있는 짐 또는 스튜디오에 가야만 하는 것이 당연시됐는데, 그게 깨진 거다. 이런 운동을 집에서 혼자 하다 보니, 기존 용품구매 패턴에 이른바 ‘보복심리’가 작용하기 시작했다. 보다 럭셔리한 제품을 찾는 현상도 생겼다. 그 수혜 주가 바로 ‘룰루레몬’이다.
▲룰루레몬 주가 추이[자료=나스닥]
지난 1998년 캐나다 밴쿠버 한 요가 스튜디오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기능성 스포츠웨어 업체 룰루레몬의 파죽지세는 주가가 웅변한다. 반도체나 배터리, 전기차 등 빅테크기업이 즐비한 미 나스닥 시장에서 독특한 이름의 이 업체는 유독 눈에 잘 띈다. 2023년 8월초 현재, 이 회사 시가총액은 464억달러 우리 돈 61조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 4월부터 룰루레몬의 주가는 수직 상승세를 이어오며, 레깅스 한 벌이 나스닥을 조롱하고 있단 얘기까지 나온다. 2022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81억 달러를 기록, 이미 언더아머를 앞섰다. 시총 역시 아디다스를 넘어선 지 오래다.
▲룰루레몬 미러 서비스[자료=룰루레몬]
잘나가던 미국 빅테크 업체들,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이 룰루레몬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아래 사진은 ‘미러’(mirror)라는 룰루레몬 홈트레이닝 디바이스다. 강사의 운동 강의는 물론, 본인 즉 수강자 운동 모습이 그대로 재생되는, 일종의 디지털 거울이다. 월 39달러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나는 강사를, 강사는 나를 보며 서로 대화까지 나누면서, 1:1 코칭 가능하다. 이 회사 CEO 캘빈 맥도널드는 최근 마켓워치와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5년 내 전체 고객의 80%를 미러 멤버십에 가입시키겠다”라고 말했다. 룰루레몬의 장기 매출지향점이 읽히는 대목이다.
앞서 룰루레몬은 지난 2020년 현금 5억 달러를 주고 미 스타트업 ‘미러’사를 인수했다. 관련 특허를 하나 보자. 현재 미 특허청에서 심사가 진행 중인 ‘생리적 측정값을 통한 감정연결 결정 방법 및 시스템’이라는 룰루레몬의 최신 특허다. 미러 등과 같은 디바이스를 통해 각종 바이오 파라미터값을 수집, 사용자의 감정 상태까지 개인 스마트폰 등으로 전송해주는 기술이다. 향후 미러 서비스가 멘탈 측면에까지 더욱 진화·발전할 것이란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특허다.
▲‘생리적 측정값을 통한 감정연결 결정 방법 및 시스템’ 특허[자료=USPTO]
상황이 이렇자, 발끈한 건 나이키다. 지난 2022년 1월 나이키는 룰루레몬의 미러 서비스가 자사 특허 6건을 침해했다며, 뉴욕 맨해튼 지법에 침해소송을 제기한 거다. 소장을 통해 나이키는 룰루레몬이 해당 제품의 운동 목표 수준 설정과 운동내용 기록, 다른 이용자와 비교 기능 등에 자사 특허기술을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룰루레몬의 방어 전략은 나이키의 특허를 무효화시키는 거다. 해당 특허가 무효라면, 침해 자체가 원천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래 비교자료와 같이, 6건의 나이키 특허는 자가복제 수준으로 서로 유사점이 많다. 특히, 심사과정에서 이같은 상호 인용 사실을 밝히지도 않아, 향후 IPR(당사자계 무효심판)에서 룰루레몬의 승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상호 자가유사성이 많은 나이키 특허 간 비교[자료=키워트]
나이키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22년부터 신규 출시중인 블리스필 등 총 4종의 룰루레몬 여성운동화에 대해서도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 중이다. 이들 신발이 나이키가 지난 2011년 출원한 ‘직물 상부를 가진 신발 물품’이란 특허기술을 침해했단 거다. 특히 신축성 소재 사용과 스니커 상단 생산방식 등에서 자사 특허를 불법 도용했다는 게 나이키 측 주장이다. 이밖에 룰루레몬은 한때 협력사 관계였던 펠로톤이라는 의류업체와도 현재 여러 건의 운동복 관련 디자인특허 송사가 진행 중이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특허는 돈 냄새를 잘 맡는다”는 말이 있다. 돈 있는 곳에 특허소송도 있다는 얘기다. 룰루레몬은 지난 2013년 이후 총 24건의 특허침해 피소를 당했다. 대부분 합의 등을 통해 종결됐지만, 나이키와 펠로톤 등을 상대로 한 총 5건의 송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룰루레몬을 왜 운동복계의 샤넬이라 부르는지, 특허는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주요국 AIP 동향과 시사점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중이다.
[원병철 기자(boanon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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