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각종 산업분야에서 메타버스 기술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
[보안뉴스 윤서정 기자] 중국에서 메타버스는 게임, SNS, 쇼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B2C 위주였던 이전과 달리 현재는 B2B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산업현장에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산업용 메타버스가 연구개발, 점검, 기술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되고 있다. 메타버스의 산업분야 확대 적용은 향후 중국 메타버스 응용서비스 분야 발전의 주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이며, 스마트 제조 전환의 한 방안으로써 산업용 메타버스는 앞으로 더 많은 중국의 산업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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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중국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425억위안(약 8조 1,515억원)이며, 2027년 시장규모는 1,263억위안(약 24조 2,243억원)으로 연평균 32.9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잔신산업연구(战新产研)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메타버스와 관련된 프로젝트는 총 289건, 프로젝트 총액은 16억 9,000만위안(약 3,24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프로젝트명에 ‘메타버스’가 포함된 프로젝트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 진행된 프로젝트 수와 금액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도 메타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으며, 2023년 2월까지 중국 31개 성·시·구에서 41개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2022년 6월에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 로드맵 수립, 산업 발전 및 현장 응용과 관련된 체계적인 연구 등을 통해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화웨이 등 중국의 IT 기업 70개사가 참여한 ‘가상현실 및 메타버스 산업연맹(XRMA)’을 창설했다.
▲중국 주요 지역별 메타버스 정책[자료=잔신산업연구 및 지역별 발표 자료종합]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 2027년 6,010억위안 규모로 성장 전망
수투메타버스연구원은 중국의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2021년 186억위안(약 3조 5,667억원)이었으며, 2027년 6,010억위안(약 115조 2,597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의 전력업체인 국가전력망, 닝더원자력발전소는 이미 AR 스마트 헬멧을 작업 현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작업자가 AR 글래스를 착용하면 전력설비의 3D 모형이 눈앞에 나타나며 실시간 데이터까지 확인이 가능해 직관적으로 설비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
또, 작업자가 디스플레이에 나타난 관제센터의 지시에 맞춰 작업하면 AR 글래스가 작업 현장을 자동으로 촬영해서 보존한다. 컨설팅 회사인 언스트앤영은 산업 내 메타버스가 적용될 경우 운영 효율성이 50%, 생산성이 20% 증가하며 탄소 배출량은 최대 50%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알리페이는 2023년 9월 23일부터 시작되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300일 앞두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디지털 성화 봉송 주자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서비스 이용자들은 자신만의 디지털 아바타를 등록할 수 있으며, △운동 △아시안게임 경로로 지정된 실제 노선 따라 걷기 △아시안게임 마스코트 AR 스캔 등의 임무를 수행하면 보상을 받는다.
참가자들은 보상을 모아 블록체인 인증서를 획득할 수 있고 개막식 티켓 추첨 기회를 얻게 된다. 시민 모두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 도입된 이 서비스는 2023년 4월말까지 1,800만명 이상이 등록했다. 중국은 아시안게임이라는 국가적 행사에 메타버스를 활용한 이벤트를 진행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벤트 참여 경험을 계기로 중국 소비자들은 메타버스 기술에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의 IT 기업들 역시 그동안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메타버스 관련 기술과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뤄쥔 중국컴퓨터산업협회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2023년 메타버스 트렌드를 제시하며 “중국의 메타버스는 전통적 인터넷 기업이 주도할 것이며 응용 분야에서 큰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응용 분야에는 가상 인간, 디지털 화폐, SNS, 게임, 가상 부동산, 산업계 및 정부 응용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텐센트(腾讯), 알리바바, 바이두와 같은 대표적 인터넷 기업들은 그간의 사업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텐센트’로 알아보는 게임 분야에서의 메타버스
게임은 메타버스 발전의 주요 원동력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게임 회사 텐센트는 게임 산업 기반을 활용해 메타버스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텐센트는 2023년 3월 29일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버전인 ‘화평정영(和平精英)’을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형 체험 공간 ‘오아시스 세계(绿洲世界)’를 출시했다.
▲텐센트 ‘오아시스 세계’[자료=바이두]
‘오아시스 세계’는 디지털 트윈, 소셜 상호작용, 레저 플레이,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이 통합된 디지털 체험공간이다. 이용자들은 ‘오아시스 세계’에 마련된 공간을 탐험하면서 낚시를 하거나 산악자전거를 타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또 함께 탐험하면서 보물찾기를 하는 등 이용자끼리 교류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체험공간에는 실시간 기상 시스템을 도입해 낮과 밤, 날씨 변화도 구현된다. 텐센트는 ‘오아시스 세계’를 활용한 메타버스 분야의 다양한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 광저우시와 협력해 ‘광저우 타워’를 구축하기도 했으며 화중과학대학, 상하이대학, 중국전매대학, 중국미술단과대학 등 4개 대학과 협업해 캠퍼스를 구현하고 메타버스 졸업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상업적인 마케팅 협력을 위해 쇼핑거리 공간을 마련하고 실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열어 홍보하는 등 상업 브랜드와의 마케팅 분야 협력도 계획하고 있다.
‘상하이 소울게이트’로 알아보는 SNS 분야에서의 메타버스
소울은 Z세대를 위한 메타버스 기반 SNS 애플리케이션이다. 소울을 개발한 상하이 소울게이트의 기업가치는 20억달러(약 2조 4,570억원)로 평가됐다. 소울은 사용자의 취미 지도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된 소비자 취향 결과에 따라 행성을 여행한다. 사용자들은 유사한 취향, 취미, 개성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돼 소통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다.
▲소울게이트의 SNS 앱 ‘소울’[자료=바이두]
소울은 일반적인 SNS와 달리 선택돼야 한다는 부담감을 줄이고 자유롭게 소통하게 하기 위해서 프로필 사진을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가상 아바타를 설정해 가상공간에서 자유롭게 상호작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소울은 최근 NAWA라는 3D 엔진을 출시해 사용자가 저비용으로 3D 가상 프로필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고도화된 메타버스 SNS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알리바바’ 통해 알아보는 쇼핑 분야에서의 메타버스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알리바바는 소비자에게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2016년부터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통해 VR 쇼핑 기능인 ‘바이플러스(Buy+)’를 선보였다.
Buy+는 컴퓨터 그래픽 시스템과 보조 센서를 이용해 상호작용이 가능한 3차원 쇼핑환경을 만들어 사용자가 직접 가상 세계의 사람 및 사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과 VR 헤드셋을 이용해 타오바오 애플리케이션에서 VR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또한, 2021년 10월에는 XR 연구소를 설립해 AR, VR 등 메타버스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향후 AR·VR 안경이 새로운 컴퓨터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알리바바 메타휴먼 ‘아야이(AYAYI)’[자료=바이두]
가상인간 쇼호스트도 활용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2021년 9월 가상디지털인간 아야이(AYAYI)를 출시했다. 메타휴먼 아야이(AYAYI)는 NFT 작가, 디지털 큐레이터, 트렌드 리더 등 다양한 역할을 선보이며 실제 브랜드들과 마케팅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알리바바는 2022년 ‘618 쇼핑축제’를 맞아 패션, 뷰티 등 여러 브랜드와 함께 ‘M-’ 시리즈 가상의류를 제작하고 가상인간 아야이(AYAYI)가 MC를 맡은 메타버스 패션쇼를 진행했다. 이 패션쇼에는 4,000만명 이상의 시청자가 참여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알리바바는 이처럼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빠르게 적용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에 부응하고자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쇼핑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 메타버스 시장 진출, 마케팅과 현지화 기술제휴 등 다양한 고민 필요
KOTRA 항저우무역관은 “IT 기업의 기술력과 투자,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의 메타버스는 실생활 및 산업에 적극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은 이제 중국 진출 시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메타버스 플랫폼과 협력해 디지털 공간에서의 마케팅 행사를 진행, NFT 상품 발행 등 디지털화되는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다양한 분야가 결합된 메타버스 산업의 특성상 메타버스 분야 내에서 한중 기업의 협력 가능성도 크다. 뤄쥔 중국컴퓨터산업협회 회장은 KOTRA 항저우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메타버스가 확대되고 있지만 중국에서 자체적인 기술로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아 국제적 협력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KOTRA 항저우무역관은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IP, 게임,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메타버스용 콘텐츠 구축이나 VR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부분에서의 협력을 통해 메타버스 생태계를 공동 구축해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며, “현지화와 기술 제휴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중국 메타버스 분야 진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서정 기자(sw@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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