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치안 분야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진 중심으로 운영 중인 ‘과학치안연구센터’를 확대 운영하는 ‘연구 협력’ 강화, 그리고 경찰관의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역량 제고를 통해 치안 현장에서 과학기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 협력’이 주요 내용이다.
이와 함께 한국과학기술원 안보융합원 산하에 ‘과학치안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양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해 협약 내용을 충실하게 이행하기로 했다.
윤 청장은 “과학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국가 발전과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신종범죄와 위험 요인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국민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 협약은 경찰청이 추진하고 있는 선도적 미래 치안 정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 총장도 “치안은 국가의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 지표이자 국민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고, 안전한 나라일수록 국가의 미래 기반이 튼튼해진다”며, “그간 한국과학기술원이 축적해 온 연구역량과 과학기술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광형 총장은 지난해 ‘경찰 미래비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중장기 미래 치안 전략인 ‘경찰 미래 비전 2050’을 직접 발표하는 등 평소 경찰 업무에 과학기술을 접목하는 ‘과학치안’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취임 당시 최우선 정책 목표로 ‘선도적 미래 치안’을 제시하고 ‘미래치안정책국’을 신설했으며, 올해를 ‘선도적 미래 치안의 원년’으로 선언하는 등 인력 중심의 조직 운영 체계 개편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과학기술’이라는 공동 관심사를 가진 양 기관이 치안 분야 연구개발과 과학치안 인재 양성에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경찰청에서도 범죄 예방과 과학수사 역량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나아가 치안산업 발전과 수출까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업무협약뿐만 아니라 총경 이상 경찰 고위직을 대상으로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통해 치안 현장에 적용하는 ‘과학치안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한국과학기술원에 개설됐다.
2028년까지 6년간 매년 약 200명의 경찰 고위직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첫해인 올해는 4회에 걸쳐 220명을 교육할 예정이고, 이날 시작된 1회차 교육에는 경무관 3명·총경 46명 등 전국 경찰관서에서 49명이 참여했다.
기간은 1주일이고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치안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신종범죄 유형 △경찰의 대응 방안과 치안 현장 접목 방향 등을 중점 교육한다.
경찰청과 시도경찰청 과장급 이상 참모들과 일선 경찰서장들이 참여하는 만큼, 치안 현장의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는 안목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과학치안 관련 정책 추진에도 속도감이 붙을 전망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업무 협약식 직후 교육생들을 직접 격려했다. 윤 청장은 “한정된 인력으로 급변하고 급증하는 치안 수요에 대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조직의 정책을 결정하고 지역 치안을 총괄하는 참모와 관서장으로서 다가올 위험을 직시하고 문제 해결 역량을 높여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한국과학기술원 안보융합원의 박동철 협력기획센터장은 “군과 달리 경찰 고위직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기술 관련 교육 과정은 경찰 창설 이래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회 진행되는 교육을 평가하고 보완해 차별화된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한국과학기술원에 이어 국내 로봇 개발업체인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방문했다. 사족보행 로봇, 문 개폐 시뮬레이션, 유압 구동식 이족보행 로봇, 협동 로봇 등 개발 중인 로봇들의 시연을 참관했다.
이 자리에서 윤 청장과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정호 대표, 오준호 최고기술경영자(CTO)는 “기관의 역할은 다르지만, 치안 안정과 로봇 등 과학기술을 통해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만들어 간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인식을 같이하며, 순찰 업무 등 치안 분야 로봇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마지막 일정으로 윤희근 경찰청장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을 방문해 슈퍼컴퓨팅센터, 데이터센터, 사이버안전센터 등 연구원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데이터분석 사례 등을 청취했다.
윤 청장은 “‘경찰 미래 비전 2050’의 주요 과제에 ‘경찰청 데이터센터’ 구축과 모든 치안 데이터와 서비스를 통합 분석하는 ‘초거대 치안 인공지능’ 개발이 포함돼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협업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은 “연구원이 가진 데이터 분석역량과 경험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치안 분야 인공지능 개발은 국민 안전과도 직결된 만큼, 연구원의 축적된 기술력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경찰청에서는 이번에 마련된 한국과학기술원 업무협약과 ‘과학치안연구센터’ 확대 운영·레인보우로보틱스 및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협력 기반을 토대로, 국정과제인 ‘과학치안 기반 치안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 추진과 연구개발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과학치안 정책전문가 과정’의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치안 현장의 문제를 보다 심층적으로 진단하고, 과학기술을 통해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박미영 기자(mypark@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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