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Times-

[이미지 = utoimage]
- 패자를 뜻하는 단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loser일 겁니다. 하지만 이 단어로는 승자와의 격차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냥 패배했다는 사실 그 자체만 담겨 있죠. 패배로 인해 큰 감정의 휘몰아침(주로 분노나 슬픔)을 겪는 사람의 경우에는 sore loser라고 표현하긴 합니다.
- 그런데 이 loser라는 단어는 패배를 너무 직접적, 노골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위의 문장에서처럼 특정 브랜드가 시장에서 실패했다고 보도할 때 loser라는 단어를 동원하기에는 뭔가 조심스럽습니다. loser가 일상 생활 속에서 누군가를 모욕할 때 쓰이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 이 뉴욕타임즈 기자는 also-ran이라는 표현을 가져왔습니다. loser와 동의어이지만 어감이 loser처럼 모욕적이지는 않습니다.
- also-ran은 ‘또한’을 뜻하는 also와 ‘뛰었다’를 뜻하는 ran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먼 옛날 경마장에서 나온 표현으로 추정됩니다. ‘경주에서 뛰긴 뛴 존재’ 즉 ‘이기지 못해 눈에 안 띄지만 경주에 참가하긴 한 말’을 뜻하는 것이죠. 돈을 잃게 한 말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 완곡하기 때문에 위의 문장에서처럼 ‘빙이 검색 시장에서 망했다’고 말하는 데에 사용되기도 했지만 사실 이 also-ran에는 ‘크게 진 패자’라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모욕적인 느낌이긴 해도 loser는 오히려 ‘패배의 정도’를 표현하지는 않는데, 이 부드러워 보이는 also-ran에는 ‘크게 진 완전 패자’라는 것도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 사이버 보안 위협들도 이 also-ran이라는 단어 같습니다. 속 안에는 꽤나 무시무시한 것이 감춰져 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듯한 것이죠. 음식의 맛을 나타내는 신조어인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의 느낌이라고 한다면, 그것도 보안 위협을 지나치게 완곡하게 비유한 것일까요. also-ran이나 보안 위협의 경우 ‘겉촉속바’에 가깝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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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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