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구동 위해 GPU 1만개 필요...GPU 개수에 따라 AI 성능 수준 가늠해
[보안뉴스= 유경동 IP칼럼리스트] 세계는 지금 ‘AI 시대’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인텔 등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챗GPT가 열어젖힌 이 초거대 AI 서비스 산업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하지만 이 와중에 몰래 웃는 기업이 있다. 오늘의 주인공 ‘엔비디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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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마니아나 PC를 직접 조립해 쓰는 사람들 중엔 엔비디아를 그저 그래픽카드 업체 정도로 인식하는 이도 많다. 하지만 36조원에 달하는 이 업체 연매출의 절반 이상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그중에서도 챗GPT와 같이 우리가 아는 AI 서비스에 쓰이는, 이른바 ‘데이터센터향 GPU’를 통해 올린다.
코인시장 붕괴 직후 암호화폐 호황에 따른 소위 ‘채굴 GPU 특수’가 끝나면서, 2021년 말 이후 하락 국면을 면치 못하던 엔비디아다. 하지만, 챗GPT 열풍에 힘입어 최근 들어 연일 상승세다. 엔비디아 몸값은 주가가 웅변한다. 전반적인 글로벌 증시 침체 속에서도, 이 회사의 주식 가치는 2022년 10월 대비 두 배 이상 급증, 2023년 3월 중순 기준 시가총액만 834조원에 달했다. 대한민국 정부 한 해 예산을 훌쩍 뛰어 넘는 액수다.
챗GPT, 써 본 사람은 안다. AI 서비스는 엄청나게 빠른 연산 능력을 요구한단 걸. 이게 가능하려면 뒷단에서 GPU가 열심히 돌아가야만 한다. 중앙처리장치(CPU)는 컴퓨터 운영체제에 필요한 명령과 데이터베이스 등과 같은 작업 실행에 적합하다. 반면, GPU는 기존 CPU 대비 뛰어난 순발력을 바탕으로, 초거대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향 프로세서다. 최근에는 이미지 프로세싱 강점을 살려, 자율주행 시스템에도 이 회사 GPU가 폭넓게 쓰이는 추세다. 따라서 전 세계 AI용 GPU 시장의 95%를 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급성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실제로, 챗GPT는 엔비디아가 대당 1만 달러에 판매중인 서버 GPU ‘A100’이 1만개 이상 탑재돼야 정상 구동된다. 심지어, 엔비디아 GPU 구매량을 기준으로 AI 서비스 준비 수준을 가늠할 정도다. 이에 따르면, 국내 업체 중에서는 네이버가 이 회사 GPU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AI 서버 GPU ‘A100’ [자료=엔비디아]
이 같은 엔비디아의 파죽지세는 어느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을까? 그건 이 회사가 내놓는 ‘국제특허’ 대상국을 보면 어림할 수 있다. 자국 미국을 제외하면, 해외시장 중에는 중국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다음으로는 독일과 대만, 일본 등의 순이다. 한국시장은 영국 다음으로 7위다.
▲엔비디아 국제특허 대상국 [자료=각국 특허청, 윈텔립스]
그럼 여기서, 2023월 4월 현재 대한민국 특허청에서 심사가 진행 중인 ‘신경망들에 대한 훈련 데이터의 선택’이라는 엔비디아 최신 특허 하나를 보자. 신경망을 학습시키는 데이터로 뭘 선택할지는 AI 서비스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 공사다. 특히 선택지가 넓을 경우, 제한된 컴퓨팅 리소스 상에서 어떤 데이터를 취하고 또 어떤 데이터를 버릴지, 이 특허는 메타데이터의 큐레이팅을 통해 해결토록 했다. 특허는 차량에 대한 실시 예를 들어, 해당 기술로 레벨5, 즉 ‘완전 자동화’ 수준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신경망들에 대한 훈련 데이터의 선택’ 특허 도면 [자료=한국 특허청]
엔비디아의 최신 특허 하나 더 보자. 2023년 3월 미 특허청에 등록된 ‘대화형 AI용 이중통신’이란 특허다. 챗GPT와 같은 텍스트 기반이 아닌, 향후 개발될 ‘음성’ 기반 AI 서비스용 기술이다. 엔비디아의 ‘스마트 피드백 어시스턴트’가 사용자의 오발음 등과 같은 언어적 불규칙성을 사전 감지, 화자의 말을 중간에 끊고 수정을 요구한다.
▲‘대화형 AI용 이중통신’ 특허 도면 [자료=USPTO]
경우에 따라서는 ‘감정모델’을 활용해 목소리 떨림과 높낮이 등으로 화자의 감정선을 감지, “혹시, 오늘 무슨 일 있었냐”는 등 매우 섬세하고 예민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단계에까지 이른다. 마치, ‘사만다’라는 대화형 AI가 나오는 2014년 개봉작, 영화 ‘Her’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AI 서비스시장의 막후 절대강자, 이 엔비디아를 대체할 적수가 있을까?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GPT-4에 물었다. 그러자, 인텔이나 구글 등 대체가능 후보군 몇 군데를 열거하면서도, “엔비디아가 자사 제품을 중심으로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끝을 맺는다.
그렇다. 정작 중요한 건 A100과 같은 이 회사 하드웨어가 아니다. DGX 등 엔비디아만의 강력한 AI 컴퓨팅 워크로드 플랫폼과 여기에 탑재되는 각종 소프트웨어는, 아마존 등 클라우드 업체와의 견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이렇게 빌드업 된 AI 에코시스템은 고성능 칩 하나 뚝딱 내놓는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란 걸, GPT-4의 행간에서 읽는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주요국 AIP 동향과 시사점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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