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멀티클라우드 환경이 확대되는 중이다. 그리고 이 현상이 인공지능의 발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동시에 극심한 경제 불황이 시작되고 있어 기업들은 비용 줄이기에 양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래서 대기업들만이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가장 알맞은 기술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올해 다음 세 가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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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로 인해 인공지능의 향상이 촉진된다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들과 온프레미스 환경에 각종 솔루션들을 구축하여 부드럽게 오류 없이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 현재 테크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다. 아니, 사실 이미 많은 부분 능숙하게 처리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앱들과 솔루션들이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실험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경험해 보고 싶지만 보유한 컴퓨터의 성능이 그리 좋지 않은 사람들도 클라우드가 보급되면서 마음껏 인공지능을 맛 볼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이 갑자기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양적, 질적 성장이 빠르게 이뤄지는 중이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의 발전과 활용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건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 세계 사용자들이 게임을 즐기고, 영화를 본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이 없었다면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가 지금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실시간 개발 플랫폼인 유니티(Unity)는 이미 2021년 시각 효과 전문 업체인 웨타디지털(Weta Digital)을 16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이 역시 상징하는 바가 크다. 유니티는 이 M&A를 바탕으로 게임,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맥락에서의 사업 확장 및 전략이 자주 눈에 띌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로 인해 인공지능 관련 규정이 늘어난다
보안 사고들이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게 한두 해 지속된 것이 아니고, 심지어 그 증가 속도가 느린 것도 아니다. 족히 십수 년 동안 아주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 이 위험한 현상은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더 집요하고 교묘해질 것이다. 그에 따라 규정도 더 많아지고 엄격해질 것이다.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인공지능도 덩달아 많아진 규정 아래 놓일 것이다. IT 환경과 인프라는 기술의 측면에서나 규정의 측면에서나 굉장히 복잡해질 전망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건 2022년 유럽연합디지털시장법(European Union Digital Markets Act)이다. 클라우드는 물론, 클라우드와 관련있는 각종 기술들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법은 11월 1일부터 발효되기 시작했으며, 디지털 경제를 보다 ‘공평하게 만든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그렇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디지털 분야의 거대 세력인 아마존, 구글, 메타 등을 견제할 수밖에 없다. 같은 회사가 소유한 두 개의 서비스들로부터 데이터를 모아 결합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이미 수많은 데이터를 보유한 거대 기업들이 풍부한 내부 정보를 가지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걸 어느 정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만만하지 않은 벌금형이 내려질 전망이다.
그 외에도 서로 다른 플랫폼들의 상호 호환성과 개방성을 강제하는 규정들도 계속해서 생겨나는 중이다. 이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플랫폼 제공 업체들에 직격탄이 될 것이 분명하다. 무조건 전부 다 공개하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데이터가 클라우드 안에서(그러므로 그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안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상세하고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클라우드 덕분에 중흥기를 맞이한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참고해야 할 내용이다.
클라우드 산업도 인공지능을 적극 도입한다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경제적 상황 때문에 클라우드 비용을 마냥 늘릴 수만은 없는 게 대부분 기업들의 현실이다. 꼭 필요한 만큼만 쓰자는 게 올해의 주요 클라우드 전략일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비용을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유형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것이 클라우드 사용 기업의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더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하되, 이런 저런 사항들을 보다 꼼꼼하게 검토할 것이라는 뜻이다. 클라우드 업체라면 보다 진지하게 사용자 기업의 필요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든 비용 높은 상품만 판매하려 한다면 기업들은 다른 서비스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사용자 기업도 돈을 덜 쓰고, 클라우드 업체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용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 만큼의 비용만 청구하면 된다. 클라우드 자원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매우 상세하게 조사하고 실시간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정확히 해내려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 기술이 도입되는 게 필수다. 즉 인공지능 기술을 클라우드 산업이 직접 사용함으로써 인공지능의 보편화에 스스로 일조하게 될 것이다. 클라우드 덕분에 인공지능이 덕을 본다는 것에는 이런 면에서의 접근도 포함되어 있다.
이 세 가지를 종합하면
위의 세 가지 현상을 하나의 결론으로 종합할 수 있다. 이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은 하나의 서비스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만으로 ‘우리 회사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라고 말하는 건 반쯤만 맞는 말이다. 인공지능을 온프레미스에서 운영하는 것도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것이라 그다지 효과적이지는 않다. 둘은 서로를 만났을 때 기가막힌 시너지를 발휘한다. 기술의 발전 방향이 이 둘의 뛰어난 궁합을 부추기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인공지능까지 곁들인 클라우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이 진정한 디지털 전환의 중추를 구성한다.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클라우드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감소하지 않는다는 건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분야에 있어서는 희소식이다. 물론 불황이 더 깊어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두 분야 모두 오히려 경제난 때문에 반사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테크 기업들이나 사용자 기업들이나 이런 추세를 눈여겨봄으로써 2023년을 보다 알뜰살뜰하게 지나갈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글 : 그렉 맥그로(Greg McGraw), 크리스 챕먼(Chris Chapman), MacStadium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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