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500년 전 영국을 다스렸던 메리 여왕이 썼던 암호 편지 50여 통이 새롭게 발견됐고, 이를 현대 암호학 기술을 활용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보안의 한 분야와 고고학의 색다른 합작이 빛을 발했다.
[이미지 = 조르쥬 라스리, 노베르트 비에르만, 사토시 토모키요의 연구 보고서 중]
메리 스튜어트 여왕은 오촌인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집권 당시 국가 반역죄로 런던 타워에 19년 동안 감금됐었다. 그 기간 동안 영국 주재 프랑스 대사인 미셸 드 까스뗄노 드 모비시에르(Michel de Castelnau de Mauvissière)에게 편지들을 계속해서 보냈다. 편지는 암호문이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심복이자 스파이 대장이었던 프란시스 월싱엄 경의 삼엄한 경계와 감시를 피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1578년과 1584년 사이에 작성된 이 편지들은 컴퓨터 과학자인 조르쥬 라스리(George Lasry), 피아니스트 노베르트 비에르만(Norbert Biermann), 천체물리학자 사토시 토모키요(Satoshi Tomokiyo)가 프랑스 국립박물관의 온라인 기록보관소에서 발견했다. 이들은 이 편지를 해독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결과적으로 메리 여왕은 전형적인 치환 기법을 사용해 편지를 암호문으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됐다. 글자가 들어가야 할 곳에 부호들을 집어넣은 것이었다. 하지만 메리 여왕이 사용한 부호들은 15만 개가 넘었고, 따라서 단 세 명이 수기로 작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컴퓨터를 사용해 빠르게 부호들을 글자로 바꿨고, 그럼으로써 편지를 평문으로 바꿔갔다.
이들은 이런 작업 과정이 “컴퓨터를 활용한 암호 해독 기술과 수기로 진행하는 암호 해독, 언어 분석과 맥락 분석을 전부 조합한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해독해 보니 편지의 주제는 다양했다.
1) 엘리자베스 여왕의 청혼을 엉망으로 만들기
2) 프랑스 가톨릭 교에 대한 메리 여왕의 지원
3) 석방과 관련된 협상
4) 아들 제임스 6세의 스코틀랜드 왕위 계승 문제
참고로 제임스 6세는 훗날 영국의 제임스 1세 국왕이 된다.
“메리 여왕과 까스뗄노 대사 사이에 은밀한 서신들이 오갔다는 사실은 역사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사실입니다. 심지어 당시 영국 왕실에서도 이를 알고 감시를 붙였죠. 하지만 그 내용은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왕실의 경계도 삼엄했을 뿐 아니라 편지 자체가 암호화 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런 편지가 있었다,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죠.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당시 메리 여왕과 까스텔노 대사 사이에 어떤 계획들이 오갔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연구는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편지의 해독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입니다. 저희가 표면의 글자들을 찾아내고, 그럼으로써 편지를 ‘읽을 수 있는 문서’로 전환시키면, 역사학자들이 다른 역사적 정보와 지식을 통해 이 편지들의 깊은 의미를 파헤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는 그런 통찰성 깊은 역사적 해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3줄 요약
1. 500년 전 메리 여왕이 암호문으로 쓴 장문의 편지들이 발견됨.
2. 당시 메리 여왕은 갇혀 있던 신세라 편지를 암호문으로 작성함.
3. 최근 세 명의 전문가가 이 암호문을 해독하는 데 성공.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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