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 M-1에서 국산 K14까지...한국군 소총의 역사

2017-08-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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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소총 생산의 경쟁 구도 형성...품질 최우선시대 열려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소총은 군대의 기본적인 개인 휴대용 화기다. 군인의 최소 화기로 인명을 살상하고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무기다. 군대는 소총으로 시작해서 소총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기의 기원은 원시인들이 대롱에 침을 넣어 입으로 불어 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그후 1040년 중국에서 화약을 발명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총기의 개발이 시작되었고, 원나라에 이르러 철제포탄을 사용한 철화포(鐵火砲)가 제작되면서 이것이 유럽으로 전해져 대포가 만들어졌다.


[이미지=iclickart]

소총은 보병의 기본 화기이므로 어떤 환경조건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불빛 없이도 손쉽게 분해·결합이 가능하고, 가격이 저렴하며, 대량생산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백병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총검을 꽂을 수 있고, 개머리판이 튼튼하여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자동장전발사가 가능한 자동소총의 개발이 촉진되어 오늘날 거의 모든 국가가 자동소총으로 장비하게 되었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국지전을 위해서 사거리를 줄이더라도 근거리 전투에 유리한, 초속도(初速度)가 빠른 탄알을 연달아 발사할 수 있는 성능이 요구된다. 미국의M16소총, 러시아의 AK-47소총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군인들이 처음 소총을 들었던 것은 1948년 창군기에 최초로 도입된 미제 M-1 소총(일본군이 남기고 간 38식·99식 보병 소총이 있었지만 일시적 편제였다)이었다. M-1 소총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분대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찬사를 받으며 명총의 반열에 오른 소총이었다. 그러나 한국군에서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덩치 큰 미군들이 쓰던 총을 체구가 작은 동양인들이 쓰기에는 너무 길고 무거웠던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땅한 ‘우리의 총’이 없어 크고 무거운 M-1소총을 오랫동안 써야만 했다.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중후반, 미국, 태국과 필리핀, 호주 등 주요 참전국 가운데 M-1 소총을 개인화기로 사용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었다고 한다. 당시 ‘M-1 소총을 들고 월남의 정글에 나타난 한국군’이 참전국의 비웃음을 샀다는 얘기도 있다. 미군은 한국군의 투지를 높이 사 우리에게 미군과 같은 수준의 병참품들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바로 이때 처음으로 M-16 소총을 들어볼 수 있었다.

우리가 처음으로 소총을 만든 것은 6.25전쟁 이후다. 미군이 사용을 중단한 ‘M1 카빈’을 개량한 단발형 M1, 36연발형 M2를 만든 것이다. 그 뒤 베트남전이 우리의 소총 역사에 큰 전환점이 됐다. 앞서 말한 대로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미군의 M-16을 사용해보고 난 뒤부터 우리도 이 소총에 큰 매력을 느낀 것이다. 자주국방과 무기 국산화에 관심이 지대했던 박정희 대통령도 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소총을 생산하기로 한다. 이때가 베트남전이 끝난 직후인 1974년이었다. 미국 콜트사로부터 면허생산권을 얻어 육군 조병창에서 M-16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1978년에 이르러서야 베트남전에서 유입된 오리지널 미국제와 국내 생산형 M-16 소총을 전방 사단에 보급 완료했다. 미국으로부터 M-1 소총을 공여받은 뒤로부터 무려 30년이 지나 M-16 소총으로 교체된 것이다. 

그 뒤 우리는 미국산 M-16 소총 70만 정 면허 생산에 만족하지 않고 순수국산 소총 개발에 나섰다. 우리의 손으로 처음 한국형 소총을 만들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때부터 K-1, K-2 소총이 잇따라 선보였다. 육군 특전사가 요구한 ‘짧고 강력한 기관단총’으로 개발된 K-1이 처음 선보인 게 1980년이었다. 이어 1984년부터는 K-2 소총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서부전선의 전방사단에는 1986년에야 K-2 소총 보급이 완료됐다. 이 K-1, K-2 소총은 오랫동안 우리의 최전방을 지키던 기본 소총이었다. 후방지역은 M-16을 쓰던 부대도 많았다.

그리고 다시 30년이 흐른 2016년에서야 서부 전선과 동부 전선의 육군 2개 사단에 신형 소총이 보급됐다. K-2 소총의 개머리판을 떼어내고 길이 조정이 가능한 신축형 개머리판을 달았던 것이다. 플라스틱 총 몸통을 알루미늄으로 바꾼 이 소총은 K2C1이라는 제식 명칭을 얻었다. 하지만 이 새로운 소총 K2C1은 연속 사격할 때 병사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열이 전달된다는 결점이 발견돼 생산 중단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검사 결과 전방 손잡이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결점을 개선해 양산과 보급 재개 과정을 밟고 있다.

우리 국산 소총의 역사는 방위산업체 S&T모티브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소총 국산화를 위해 국방부에 창설했던 조병창은 1981년에 대우정밀공업(현 S&T모티브)으로 민영화됐다. 그리고 지난 2006년 S&T그룹으로 편입됐다. S&T모티브는 K1A 기관단총부터 K14 저격용 소총까지 다양한 종류의 소화기를 개발 생산해 오고 있다. S&T모티브는 한국형 소총을 처음 만든, 한국의 대표적인 방산업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총의 역사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지금까지 S&T모티브가 독자 생산해오던 소총의 독점체제가 깨졌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 총기 메이커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각종 소구경 화기를 수출해온 다산기공이 방산업체로 신규 지정돼 소총 생산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또한 그동안 국산 소총만 애용하던 한국군이 외국산도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약 1만 8,000여 정에 달하는 한국군 특수부대의 기본화기가 오는 2020년부터 외국산으로 전면 교체될 예정이라고 한다. 벨기에 FN 사의 SCAR 자동소총과 독일 HK 사가 미국 M-4 단축형 소총을 전면 재설계한 HK-416 소총이 유력한 대상이다. 이제 한국군이 국산소총만 써야한다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품질 최우선 시대가 열린 것이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더욱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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