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특집 인터뷰] 오늘날 천재 해커로 성장한 이 어린이, 과연 누구일까요?

2024-05-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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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해커로 불리는 OOO 화이트해커가 보안 꿈나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실력있는 화이트해커 되려면 자신을 특정 분야나 주제에 가두지 말고 원초적으로 ‘호기심 해결’
‘배움의 즐거움’, ‘원리 이해’에서 흥미와 동기부여 얻어야...윤리의식은 강조해도 부족



▲1989년생인 이 어린이는 성장해서 국내외 각종 해킹대회를 휩쓸며 이른바 천재 해커로 불리게 된다[사진=보안뉴스]
[보안뉴스 김경애 기자] 사진 속 어린이의 첫 실물 영접(?)은 2013년이다. 어려서부터 사진 찍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아님 숫기가 없어서인지 카메라 플래시 세레에 좀처럼 나서지 않았다. 2011년, 2012년 ‘시큐인사이드(SECUINSIDE)’ 대회 연속 우승에 이어 2013년 3연패를 달성했기에 꽤 익숙할 법한데도 말이다. 이렇듯 시간을 거슬러 11년전 기자가 기억하는 그의 이미지는 예나 지금이나 의외로 숫기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인터뷰에서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어려서부터 화이트해커팀을 이끌어와서 사람과의 관계, 소통, 협업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해서인지 그런지 몰라도 2013년에도, 2018년에도, 그리고 현재 2024년에도 본인의 생각, 의지, 꿈, 나아갈 방향 등이 한결 같은 사람이다.

“이번에 3연패를 달성해 감회가 새롭긴 한데, 경쟁이 너무 치열해 우승하지 못할 줄 알았어요. 그러나 학교생활 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에서 함께 교류하며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친구들과 함께 하다 보니 무엇보다 팀워크가 잘 맞았어요. 서로 협업해 많은 문제를 빨리 풀 수 있었다고 봐요.” -2013년 7월 3일 인터뷰 중에서-

OOO 화이트해커, 그는 언제부터 해킹에 관심이 있었을까?
그가 처음 화이트해커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고등학생 시절이다. 당시 유행한 건 온라인 게임 핵이나 파일 다운로드 프로그램의 속도 제한을 해제하는 툴, 모뎀 해킹으로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하는 방법 등 여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해킹방법이었다.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궁금해 분석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해킹·보안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컴퓨터공학에 대한 원리를 깨닫게 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을 찾아내어 익스플로잇(Exploit) 코드를 작성해 증명하기도 했죠. 그리고 더 나아가 안전한 패치 방법을 고민하게 됐어요. 이후에는 자동으로 취약점을 발굴하는 기술과 취약점이 존재해도 시스템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법을 설계·구현하는 연구를 해오고 있어요.”

천재 화이트해커, 타고 나야 하나? vs. 노력의 결실인가?
훌쩍 자라 24살 대학생이 된 그, 그는 타고난 천재 해커였을까?...아니면 적당한 재능, 소질을 바탕으로 쏟아부은 노력의 결과일까?

“대표님은 국내보다는 국제대회에서 이미 명성을 떨쳤는데요. 처음부터 화이트해커에 소질이 있었나요? 그리고 화이트해커는 타고 나야 하나요? 재능과 노력을 비율로 나눈다면 몇 대 몇 인가요?” 호들갑스러운 기자의 질문에도 유쾌하게 받아치는 그.

“하하, 네, 국내외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가능한 한 모든 해킹 대회를 참여하다 보니 데프콘(DEF CON) CTF 7회 우승 등을 비롯해 다양한 해킹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어요. 처음부터 해킹에 소질이 있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고요^^; 저도 당연히 프로그래밍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던 만큼 컴퓨터과학과 공학의 기초부터 잘 쌓아 올리며 공부하고, 다양한 워게임과 대회를 참여하면서 실력을 키워온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실무는 믈론 취미도 해킹과 보안에 관련된 것들을 하며 실용적인 기술들도 많이 익힐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화이트 해커는 꼭 타고 나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종종 그런 것 아닐까 생각이 들게 하는 뛰어난 친구들은 있어요.”

그가 타고 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뛰어난 친구들은 어떤 친구들일까?

“하지만 그런 친구들도 옆에서 잘 지켜보면 그 뒤에 엄청난 노력이 반드시 있더라고요. (방향이 잘못되면) 노력을 많이 해도 잘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잘하는 사람 중에는 노력을 안하는 사람을 못 본 것 같아요. 굳이 재능과 노력을 비율로 나눈다면 3:7 정도 같아요. 확실히 하고 싶은 점은, 여기서의 재능도 ‘아무 것도 안했는데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노력과 기회를 본인의 실력과 성과로 전환시키는 능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죠.”

OOO 화이트해커, 아이돌 vs. 엄친아
잠시 그의 찬란했던 리즈 시절을 떠올려 보자. (기자) “첫 해킹 대회 참여는 어땠나요?”

“2009년에 열렸던 Hackjam이라고 하는 대회였는데요. PPP팀을 만들고 처음으로 참여한 대회였어요.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다국적 팀이 참여하는 해킹대회였는데요. 아무래도 첫 대회다 보니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몇 명 되지 않았던 팀원들과 48시간 동안 함께 고생해가며 247개팀 중 최종 3위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죠. 그때 대회를 운영했던 팀 이름이 ‘Sapheads’였는데 해당 팀의 멤버 중에 한국인 해커가 두 분(김선우, 정구홍) 계셔서 당시에 많이 이야기하고 배웠는데,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011년 카네기멜론대학교(CMU) 컴퓨터과학 학사와 석사를 거친 그의 찬란한 리즈 시절, 그의 화려한 이력을 언급하면 끝이 없다. 국내외 해킹대회 70회 이상 우승(DEF CON 7회 우승, 5회 준우승, 최다 우승 기록 보유/ CODEGATE CTF 5회 우승 , 최다 우승 기록 보유), 국내외 벤더 및 오픈소스 대상 취약점 다수 제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다수), 2024년 대통령 표창, 2022년 외교부 장관상, 사이버작전사령부 자문위원, KITRI 주관 Best of the Best (BoB) 책임멘토 등이다. 그리고 그의 전성기는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엄친아’란 말이 절로 나온다. 마치 뭐든 완벽해 보이는 연예인 ‘차은우’처럼. 소위 이 바닥에선 잘 자란 남의 집 귀한 아들이다. 마치 기자가 키운 것 마냥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보안 새싹이 열매를 맺어 다시 씨앗을 뿌린다고 해도 되려나. 그는 보안 꿈나무들에게는 롤 모델이며, 보안 분야 아이돌 스타임에는 틀림없다.

잘 나가던 화이트해커, 이젠 어엿한 보안기업 CEO
그런 그가 스타트업을 세우고 2018년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당시 29세. 한창 피 끓는 뜨거운 청춘의 페이지가 또 한 번 넘겨지는 순간이었다. 다시 만난 그의 인터뷰에서는 여전히 사람과의 관계, 소통, 협업의 단어가 등장했다.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같이 팀을 이루고 싶어서였죠.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거든요. 창업 목표는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인데요. 팀워크가 좋고 실력이 좋으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2018년 1월 5일 인터뷰 중에서-

2024년 현재. 그가 창업한 보안 회사는 어떻게 됐을까?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사이버 보안 회사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런 그가 미국의 ‘Trail of Bits’이라는 기업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도 기술력으로 인정 받는 사이버 보안 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파운더(Co-Founder)들이 유명하기도 하지만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화이트해커가 많아 국가·정부과제, 기업 보안, 취약점 분석, 블록체인 등 다양한 영역과 분야의 여러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연구내용을 공개하며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화이트해커와 CEO는 상호 배타적인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미국의 ‘Trail of Bits’와 같은 뛰어난 보안기술 기업의 CEO도 화이트해커이기도 하고요. 다만 기술 전문가로서 뿐만 아니라 한 회사의 CEO로서도 좋은 인재를 모아 단단한 팀을 만들고 기업을 성장시키고 싶어요. 멋진 팀과 함께 좋은 기술로써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미션을 함께 이루어내는 게 목표에요. 아무래도 뼛속까지 ‘공돌이’였던 저는 아직도 사업 운영 측면에서 너무나 배울 게 많고 갈 길이 멀지만, 좌충우돌 하면서도 믿을 수 있는 팀원들과 함께 세상을 바꿔 나가는 것에 보람을 느끼거든요. 최근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 바로 창의성과 혁신의 해커 DNA를 유지하는 것이에요. 그러면서 체계를 다지며 더 큰 글로벌 무대를 위해 준비하고 성장해가는 것이죠.”

은밀한 그의 사생활... “털어 봐도 별거 읍따”
(기자) “쉬는 날은 있나요?”
“쉬는 날은... 조금 슬프지만 다른 사람들도 쉬는 날이기 때문에 그 때 밀린 일들을 많이 따라잡으려고 합니다 ㅎㅎ 여유가 좀 있을 때는 사이드 프로젝트 (취미 코딩·해킹)를 하거나 게임을 해요.”

(기자) “보통 잠은 언제 자요?”
“잠은 원래 새벽 3~4시 정도에 잤었는데, 요즘엔 나이도 있고, 결혼도 했고 해서 건강을 위해 1~2시에는 자려고 합니다 ㅎㅎ 평균 수면시간은 5~6시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 안 자면 힘들더라고요. 이제... 예전에는 하루에 3~4시간 자도 멀쩡했는데 ㅠㅠ)”

(기자) “영화는 보세요?”
“영화요? ㅎㅎ ‘Hackers’(1995년)를 좋아하고, ‘Swordfish’(2001년)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Die Hard 4’(2007년)도 좋아합니다.”

(기자) (영화도 해킹 영화만 좋아하시네 ㅋㅋ)

실력 있는 화이트해커 되려면, 기본에 충실하고 변화에는 유연해야

▲티오리 박세준 대표[사진=보안뉴스]
어릴 적 사진 찍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던 이 어린이는 국내외 해킹대회에서 상이란 상은 모조리 휩쓸며, 화이트해커 꿈나무들의 롤 모델로 자리잡았다. 2018년 스타트업을 설립해 올해는 대통령 표창까지 수상하며 현재도 리즈 시절 못지 않은 화려한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화이트해커 꿈나무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항상 이야기하는 내용이지만, 해킹·보안은 응용 학문에 가깝습니다. 즉, 컴퓨터 과학과 공학에 대한 확실한 기본 원리와 개념을 바탕으로 창의성과 날카로운 사고력, 기술 등을 더해 완성하는 영역입니다.

그리고 IT 기술 분야의 특성상 많은 것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생겨나는데요. 기본을 충실히 하되, 변화에 유연해야 실력 있는 화이트해커가 되는 데 유리합니다. 자신을 특정 분야나 주제에 가두지 마시고 더 원초적으로 ‘호기심 해결’, ‘배움의 즐거움’, ‘원리 이해’와 같은 측면에 흥미를 느끼고 동기부여를 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타협하지 않는 절대적 윤리의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어떠한 유혹에 빠지지 않았다며 자랑하는 것 보다 ‘그게 왜 유혹이야?’라고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교육과 성장의 기회들이 존재하고, 훌륭한 업계 선배들도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리소스를 잘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전략입니다. 화이트해커를 꿈꾸는 모든 분들을 항상 응원합니다!”

-2024년 5월 4일 티오리 박세준 대표-
[김경애 기자(boan3@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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