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스캠 생태계는 여전... 새로운 허브로 이동 중
[보안뉴스 여이레] 캄보디아 대규모 스캠(온라인 사기) 범죄단지의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 회장 천즈가 결국 체포돼 중국으로 넘겨졌다.

[자료: 프린스그룹]
캄보디아 내무부는 7일(현지시간) 천즈와 중국인 2명을 전격 체포해 즉시 중국으로 추방·송환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천즈를 대규모 온라인 사기와 자금세탁, 인신매매에 관여한 초국가 범죄조직 책임자로 지목한 바 있다.
중국 푸젠성 출신 천즈는 2010년대 초 캄보디아 부동산 호황에 올라탄 전형적 ‘신흥 재벌’ 스토리의 주인공이었다.
2014년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한 그는 프린스그룹를 기반으로 은행과 항공사, 프놈펜 쇼핑몰 개발에 뛰어들며 현지 재계 전면에 등장했다.
2020년 캄보디아 정부에 거액을 기부해 캄보디아 왕으로부터 ‘네악 옥냐’(Neak Oknha)라는 귀족 칭호까지 받았다.
그러나 부동산·금융·엔터테인먼트 재벌 천즈에겐 이면이 존재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당국은 프린스그룹이 불법 온라인 도박과 암호화폐 투자 사기, 성적 착취, 자금세탁 등 산업 규모의 인신매매와 고문, 갈취로 운영되는 스캠 회사의 지주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권력 엘리트와 긴밀히 얽힌 성역으로 여겨져 왔다. 정부 고위 인사와 치안·군부 라인이 프린스 계열 부동산과 카지노, 사기 단지를 묵인하거나 이득을 공유했다는 의혹은 여러 해 동안 반복 제기됐다.
미 법무부 공소장과 제재 문건에 따르면, 천즈와 연계 조직은 캄보디아 전역에 최소 10여개 사기 범죄 단지를 운영했다.
이곳에 잡혀 온 인신매매 피해자들은 여권을 빼앗기고 감금된 채 상시 감시와 폭력, 전기고문 위협 속에서 글로벌 투자 사기와 러브 스캠 메시지를 보내는 ‘디지털 노예’로 동원됐다.
이에 캄보디아 정부는 천즈의 국적 박탈과 체포·송환을 통해 국제사회 비판을 잠재우는 한편, 자국 법정에서 프린스그룹와 권력층의 연결고리를 정면으로 다루는 부담은 피하는 길을 택했다.
중국 정부는 천즈 신병 확보를 계기로 온라인 도박과 해외 전신 사기 단속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강조함과 동시에 서방 법정에서 중국 자본이나 관계자 네트워크가 노출될 위험을 최소화하게 됐다.
천즈 체포는 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필리핀 등지에 뿌리내린 이른바 ‘돼지도살’(pig-butchering) 암호화폐 투자 사기와 감금형 콜센터 산업을 정면 타격한 첫 성과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또 미국·영국·중국이 동시에 제재와 형사 기소, 암호화폐 대규모 몰수를 병행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동남아 스캠 네트워크를 겨냥한 새로운 국제 공조 모델의 탄생을 알렸다.
미 당국은 천즈 명의와 연계 지갑 25개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약 150억달러(약 21조원) 상당 비트코인을 찾아내 몰수 절차에 들어갔다. 영국과 대만·싱가포르·홍콩 등은 런던 초고가 오피스와 저택을 포함해 프린스그룹 연계 자산을 잇따라 동결·압수했다.
하지만 스캠 인력과 자금은 이미 다른 범죄 허브로 이동 중이며, 현지 권력 결탁형 스캠 단지 생태계는 여전히 건재해 실질적 억제 효과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여이레 기자(gor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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