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김형근 기자] 미국 사이버보안및인프라보안국(CISA) 국장 대행이 일급 기밀 접근을 위해 실시한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에서 탈락하는 일이 발생, 기관 내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흔들리고 있는 CISA에 악재가 겹쳤다.

[자료: CISA]
사건은 7월 마두 고투무칼라 CISA 국장 대행이 사이버 침해 관련 기밀 프로그램인 ‘제어 액세스 프로그램’에 접근하려 시도하면서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을 열람하려면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실무진은 고투무칼라 대행의 직무 수행에 문제의 기밀 열람이 필수적이지 않다고 두 차례나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테스트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정보 공동체에서 관리하는 특정 ‘일급 기밀’ 프로그램의 경우 아무리 높은 직급이라도 그냥 접근할 수 없다. 정보 유출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 통과를 요구한다. 고투무칼라 대행은 테스트에서 최종 탈락했다.
CISA의 상급기관 국토안보부는 테스트를 준비한 실무 직원들이 국장 대행을 기만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CISA 최고보안책임자(CSO) 등 최소 6명의 전문 경력직 직원들이 ‘국장 대행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정직 처분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토부는 이번 테스트가 ‘승인되지 않은’(Unsanctioned)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 관계자들은 국장 대행 본인이 직접 서명해 진행된 테스트가 승인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직 CISA 관계자들은 국장 대행이 자신의 실수와 결격을 인정하는 대신 하급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해 그들의 경력을 망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 CISA를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 비유하며, 정치적으로 임명된 고투무칼라의 리더십 부재와 판단력 결여가 국가 안보 기관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CISA가 예산 삭감과 인력 유출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시기에 발생, 기관의 존립 기반을 더욱 흔들고 있다. CISA는 1월 젠 이스터리 전 국장이 사임한 이후 상원 인준을 받은 정식 수장이 없는 상태다.
고투무칼라가 대행 체제를 이어가고 있어 내부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국가 핵심 인프라를 보호해야 할 기관의 수장이 거짓말 탐지기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가 안보에 심각한 결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조사가 언론에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한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CISA 내부 사기는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급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적 충성도와 전문적 안보 역량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 국가 정보 기관의 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김형근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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