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 ‘AI Everywhere’ 흐름을 중심으로 기술 전략 재편 중
[보안뉴스 강초희 기자] 2025년, 보안은 기술을 넘어 국가 생존의 문제로 부상했다. 해커들은 국가 경제의 심장부를 겨냥했고, 통신 3사와 금융권을 무너뜨린 해킹과 일상화된 랜섬웨어는 디지털 재난의 실체였다. 보안기업조차 사이버 공격에 무너진 현실은 누구도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줬다. 동시에 강화되는 인증 제도와 공공 조달 시장의 변화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 더욱이 AI와 영상보안 기술이 결합해 맥락을 읽기 시작하면서 물리보안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자료: gettyimagesbank]
“쓰러진 사람 찾아줘.” AI 카메라에 이 같은 지시를 내리면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AI는 이 요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과 잠시 몸을 숙인 사람, 심지어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까지 모두 ‘쓰러짐’으로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한 형태 정보만으로 판단하는 초기 AI의 한계가 명확했다.
그러나 최근 AI 기술의 고도화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AI는 단편적인 장면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른 동작 변화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 △위험도를 판단하는 추가 신호 등을 종합적으로 해석해 ‘지금 일어난 상황이 실제 위험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
영상관제에 스며든 고도화된 AI, 관제 패러다임이 바뀐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들의 기술 전략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한화비전이 개발한 AI CCTV가 있다. 이 AI CCTV는 사람의 얼굴과 신체 부위를 자동으로 분리해 인상착의를 분석하고, 그 정보를 즉시 관제센터로 전송하는 것이 특징이다. ‘남성’, ‘안경’, ‘검은색 옷’과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해당 조건과 유사한 인물이 촬영된 영상이 연속적으로 호출돼 정렬된다. 이를 통해 과거처럼 방대한 CCTV 영상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며, 조건 기반 검색만으로 특정 인물을 신속하게 추출할 수 있다.
이노뎁의 지능형 선별 영상관제 시스템은 이상 상황에 대한 이벤트 알림 기능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파 관리 모니터링, 객체 및 행위 분석, 지능형 고속 검색 등 다양한 AI 기능을 제공한다. 자체 학습 운영 모델을 통해 데이터 처리와 분석을 자동화해 텍스트와 이미지를 기반으로 영상 데이터를 분석, 정교한 예측이 가능하다.
인텔리빅스의 Gen AMS도 관제 자동화의 실질적 모델로 평가받는다. CCTV와 각종 센서를 연동해 사람이 쓰러지거나 연기 또는 불꽃이 감지될 경우 즉시 알림을 제공하고, 필요 시 자동 보고서까지 생성한다. 올 11월 기준 전국 시·군·구의 약 68%가 이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며, 산업현장과 공공기관에서도 화재·폭발 등 사고 예방 수단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핀텔의 에이전틱(Agentic) AI 기반 스마트 스쿨존 시스템은 운전자 및 보행자의 행동 변화를 직접 유도하는 지능형 관제 모델이다. 어린이 무단횡단 시 ‘어린이 주의’ 문구를 즉시 전광판에 노출하고, 과속 차량에는 차량 번호와 속도를 실시간 표시해 감속을 유도하는 등 상황에 맞춘 반응을 스스로 결정한다. 이 시스템은 여러 지자체에서 제한속도 위반·정지선 위반·무단횡단을 평균 30% 이상 낮춘 것으로 보고됐으며, 어린이·학부모 만족도 역시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네트워크 장애 시에도 현장에서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엣지 구조로 설계돼 안정성을 확보했다.
하이크비전은 산업안전 분야에 집중해 작업자의 위험구역 진입, 보호장구 미착용, 비정상 행동을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중대재해 대응형 AI 분석 솔루션을 선보이며 산업현장 안전관제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
다화테크놀로지는 영상, 음성, 텍스트를 하나의 AI 모델이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대규모 모델을 공개했으며, 이 모델은 소형 객체 식별력과 복잡한 환경에서의 추적 정확도를 크게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Everywhere’ 영상보안 산업의 중심축을 완전히 바꾸다
AI 기술의 고도화는 결국 영상보안의 역할을 다시 규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 탐지와 저장에 머물렀던 CCTV가 이제 주변 환경과 사람의 행동을 해석하며, 위험 가능성을 스스로 판단하고 필요한 조치를 실시간으로 제시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도시관제, 산업안전, 교통관리처럼 복잡한 환경일수록 AI의 판단 능력이 관제 효율과 안전 수준을 직접 좌우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 이 흐름은 전 산업 분야로 확산 중인 ‘AI everywhere(AI 일상화)’ 트렌드가 영상보안 영역에도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관제센터, 카메라, 전광판, 엣지 장치 등 영상보안 인프라 전반에 고도화된 AI가 스며들면서 시스템은 더 이상 기록 장치가 아니라 상황을 해석하고 대응을 제안하는 지능형 관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AI가 모든 환경에서 기본 요소로 기능하는 지금, 영상보안은 그 중심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강초희 기자(sw@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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