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어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로 인해 ‘보안’이 이제 전 산업에서 꼭 필요한 기반 인프라가 되고 있고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보안뉴스>는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김정덕 명예교수의 연재를 통해 일상과의 비유를 바탕으로 보안의 여러 이슈를 짚어보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보안 패러다임과 지속가능한 보안을 위한 거버넌스와 리더십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연재목차 Part 1. 보안 다반사- 보안, 일상과 비유에서 길을 묻다]
1. 골프 지혜로 배우는 사이버 레질리언스
2. 케데헌 현상에서 배우는 사이버 보안문화
3. 트럼프발 ‘각자도생’ 시대, 한국의 디지털 안보 전략은?
4. 자전거 라이딩과 사이버 보안
5. 불꽃야구로 본 사이버 보안
6.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7. 나무의 전략에서 배우는 보안의 지혜
8. 기술중독, 사이버 보안의 새로운 위협
9. 워렌 버핏에게 배우는 사이버 복원력 원칙
10. 내면의 방패, 마음챙김
11. 가장 따뜻한 보안 교과서, 육아
12. 손흥민의 리더십에서 배우는 보안의 성공 조건
13. 의학 3.0시대, 보안의 새로운 지평
[보안뉴스= 김정덕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지난 여름 손흥민 선수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토트넘을 떠나 미국 MLS의 LAFC팀으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토트넘 주장으로서 보여준 리더십과 유럽 무대에서의 우승 경험, 그리고 LAFC에서의 빠른 적응과 활약은 한 선수의 커리어를 넘어, 어떻게 한 사람이 팀과 조직을 변화시키는지 잘 보여줍니다. 손흥민 선수의 성장과 리더십, 그리고 구단의 체계적인 지원이 주는 교훈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보안 리더와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자료: AI Generated by Kim, Jungduk]
손흥민의 성장과 기본의 힘: 보안에서도 답은 ‘기본’
손흥민 선수가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에는 “기본에 충실하라”는 아버지 손웅정 씨의 철학이 자리합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볼 컨트롤, 패스, 슈팅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기술을 끝없이 반복하는 훈련을 통해 어떤 경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기초를 쌓았습니다. 화려한 기술보다 경기 내내 일관되게 발휘되는 기본기가 결국 그를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만든 토대였습니다.
사이버 보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보안의 본질은 여전히 조직에 맞는 보안관리 체계를 세우고, 이를 꾸준히 운영·점검하는 데 있습니다. 자산 식별, 접근통제, 패치 관리, 로그 모니터링, 백업 및 복구, 교육과 인식 제고 등 기본적인 관리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최신 솔루션을 도입해도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주요 통신사 및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침해사고들은 고도화된 공격도 문제였지만, 상당수가 기초적인 설정 미흡과 관리 소홀에서 출발했습니다.
팀워크와 서번트 리더십: 관계 중심의 소통과 협력
손흥민 선수의 리더십은 동료와의 신뢰, 협력, 그리고 관계 중심의 소통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는 동료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질책하기보다 감싸안고, 스스로 더 많이 뛰며 책임을 나누는 모습을 통해 팀 사기를 끌어올립니다.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움직이는 동료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그를 따르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은 구성원의 성장을 돕고 뒷받침하는 서번트 리더십의 전형입니다. 보안 리더 역시 기술적 전문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과 신뢰 구축, 실수에 대한 과도한 비난 대신 학습과 개선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드는 소프트 스킬이 중요합니다. 보안 이슈를 숨기지 않고 제기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 문제를 공유했을 때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경험이 반복될수록 조직은 점점 더 강한 보안 팀워크를 갖추게 됩니다. 리더는 “지시하는 사람”을 넘어서 구성원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방어선을 함께 구축하는 조력자여야 합니다.
구단의 지원과 열정적 팬덤: 조직 보안 성공의 구조적 조건
손흥민 선수의 성공은 결코 개인의 노력만으로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토트넘과 LAFC는 모두 구단 차원의 전략적 투자, 코칭 스태프·분석·의무팀 등 전문 조직의 체계적인 지원, 그리고 열정적인 팬덤이 결합된 구조 위에서 성과를 만들어 왔습니다. 특히 LAFC는 손흥민이라는 스타를 중심에 둔 장기적 비전과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경기력과 상업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구단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한 명의 스타가 팀을 바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스타가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성과를 가능하게 합니다.
사이버 보안도 보안팀만의 노력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사회와 CEO를 포함한 최고경영층의 분명한 의지, 적절한 권한과 예산의 부여, 위험과 통제에 대한 명확한 원칙, 그리고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수적입니다. 여기에 더해 열정적인 팬덤에 해당하는 것은 바로 전 직원의 자발적인 보안 참여 문화입니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안을 “IT나 보안부서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로 인식하고, 메일을 열 때, 비밀번호를 설정할 때, 새 시스템을 도입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보안을 떠올릴 때, 조직의 보안 수준은 비로소 한 단계 도약합니다.
변화와 문화 구축의 선도자

▲김정덕 중앙대 명예교수 [자료: 김정덕 교수]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 주장 시절 보여준 리더십과 LAFC에서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과정에는 공통된 키워드가 있습니다. 기본기, 꾸준한 실천, 신뢰, 겸손, 책임, 그리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입니다. 이 키워드는 오늘날 사이버 보안 리더에게도 그대로 요구됩니다.
보안은 단기간에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에 스며들어야 하는 장기 과제입니다. 보안 리더는 기술과 규정을 앞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구성원의 언어로 소통하며 보안이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합니다. 작은 성공 경험을 쌓아 “보안은 불편하다”는 인식을 “보안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신념으로 바꿔 가는 과정이 곧 문화 구축입니다. 손흥민 선수의 사례가 보여주는 것처럼, 결국 보안의 성패를 가르는 것도 기술보다 사람, 그리고 그 사람들을 묶어 주는 리더십과 문화입니다.
[글_ 김정덕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필자 소개_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 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한국정보보호학회 부회장, 금융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위원, 전 JTC1 SC27 정보보안 국제표준화 전문위 의장 및 의원, 전 ISO 27014(정보보안 거버넌스) 에디터 등 역임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