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AI(인공지능) 무한 경쟁 시대다. 이 싸움, 한꺼풀만 벗겨보면 결국 ‘반도체’ 승부다. AI반도체 경쟁을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어떤 업체는 차의 ‘엔진’을 만드는데, 또 어떤 기업은 그 차가 다닐 ‘길’을 닦는데 각각 주력한다. 차가 먼저냐, 길이 먼저냐. ‘IP맞수한판’ 첫 회 주인공, ‘엔비디아’ vs. ‘브로드컴’이다.
특허에 올인,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자타공인 AI시대 총아다. 2025년 11월 기준, 이 회사는 미국 7813건을 비롯해 중국 2060건, 한국 239건 등 전세계 총 1만4354건 특허 보유중이다. 체급 대비 절대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153만여건에 달한다. 하지만, 출원 추이를 보면, 그 위세에 걸맞게 지난 2016년 이후 해마다 드라마틱한 증가세다.

▲엔비디아 특허출원 추이 [자료: IP인사이트·IP전략연구소]
결이 다른 IP포트폴리오, 브로드컴
브로드컴은 2025년 11월 현재 전세계에 총 4만579건의 특허를 보유중이다. 절대량에선 엔비디아 보다 3배 가량 많다. 역시 미국 특허가 2만5641건으로 가장 비중 높다. 한국에도 913건의 특허를 갖고 있다.
주목할 건 ‘출원 추이’다. 그래프를 보면 2013년 역대 최다 출원(3364건) 직후, 급격한 하락세다. 2020년대 들어 다소 늘긴 했지만, 1000건 내외의 박스권 내서 소강 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출원 지역도 미국에만 거의 국한돼 있는 상태다. 글로벌 시총 10위권 업체답잖다. 왜일까?

▲브로드컴 특허출원 추이 [자료: IP인사이트·IP전략연구소]
車냐 道냐, 틀림 아닌 ‘다름’
‘엔비디아’가 고출력 터보엔진 탑재 F1급 슈퍼카라면, 이 슈퍼카가 시원하게 달릴 수 있게 길을 터주고 그 도로를 매끄럽게 포장까지 해주는 건 ‘브로드컴’이다.
엔비디아는 원래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 반도체 기업였다. 하지만, 최근엔 AI·데이터센터·엣지컴퓨팅·자동차용 SoC 등으로 기술 영역이 확장세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신규 특허 출원이 폭증세란 분석이다.
반면, 브로드컴은 과거엔 통신·네트워크 칩 분야에서 활발한 특허 활동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기술적 안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으로 인해 신규 특허 출원이 급감세다.
스위치칩과 네트워크 컨트롤러, RF 프론트엔드 등은 이미 기술적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 이는 추가 혁신보다, 성능·원가 최적화 중심의 개선 연구 위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브로드컴은 기보유 특허 포트폴리오(통신 프로토콜, PHY, ASIC 설계)를 라이센싱 등으로 재사용하는 이른바 ‘IP 수익화’에 집중한다. 신규 특허 창출보단, 기존 IP 자산의 효율적 운용에 초점을 맞춘 포석이다.
이 회사 주력 제품 ‘ASIC’(주문형 맞춤 반도체)은 애플이나 구글 등 고객사 간 공동개발과 라이센싱 협력으로 탄생한다. 개발 완료 후, 해당 기술 관련 특허나 라이센스 소유권은 주로 고객사에 돌아간다. 최근 브로드컴 특허가 감소세를 보이는 또다른 이유다.
IP인사이트 분석 결과, ‘엔비디아’ 승
IP NEWS는 이번 특허 분석을 위해 IP인사이트의 ‘PQE 지표’를 도입했다. PQE(Patent Quality Evaluation)는 해당 특허가 갖는 △기술적 우수성 △명세서 논리성 △청구항 구성 적정성 △시장 확장 가능성 등을 전수 분석, 이를 수치화한 평가 모형이다.

▲PQE 종합평가 결과 [자료: IP인사이트(이암허브)]
그 결과, 엔비디아가 가중 평균 9.3점(10점 만점)으로 브로드컴(8.75점)을 앞섰다. 특히 엔비디아 특허는 AI시장 성장과 직결되는 ‘컴퓨팅’ 분야에 주력 포진돼, ‘기술 트렌드 부합도’면에서 브로드컴을 압도했다.
이번 IP인사이트 작업을 총괄한 구교영 이암허브 대표는 “엔비디아 특허는 AI 붐 시기에 초집중 성장세를 보이며 기술 선도력을 확보중”이라며 “구글과 메타(페이스북), 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의한 ‘특허 피인용’ 건수 역시 브로드컴 대비 월등히 많았다”고 분석했다.
*상세 내역은 ‘IP인사이트 분석 보고서’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IP전략연구소 (kdong@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