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김영천 한국항공보안학회 법무이사] 2025년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될 제3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21개 회원국 정상 및 각료, 기업인, 언론인 등 약 2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국제 행사로서 국가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러한 행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항에서부터 시작되는 ‘전방위 종합 방어전’이 중요하다. 특히, 공항보안을 넘어 스마트 방역에 달려 있다.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장으로 쓰이는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HICO) 전경 [자료: 연합]
기존의 항공보안 방식이 위협을 감지하고, 차단하는 데 국한됐다면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술과 인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스마트 방역’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AI 기술은 이미 항공보안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를 탑재한 X-Ray 및 CT 검색장비는 위험물품을 자동으로 판독하고, 판독 속도와 정확도를 향상시켜 항공보안 검색요원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AI를 활용하여 잠재적 위협을 사전에 예측하고, 차단하는 ‘예측형 보안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공항 내 CCTV와 생체인식 출입통제 시스템의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 패턴이나 동선을 보이는 사람을 즉시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예측 시스템은 항공경비요원이 잠재적 위협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하며, 무고한 승객들의 대기시간을 줄여 항공보안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APEC 정상회의의 항공보안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기관 간의 실시간 정보 공유다. 국가정보원, 경찰, 군, 공항공사, 항공사 등이 참여하는 위협정보 공유 채널을 항시 가동하고, SNS와 다크웹 모니터링을 통해 잠재적 위협을 조기에 탐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추가해 최신 보안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드론과 같은 무단 비행체에 대응하는 안티드론 시스템을 구축하고, 모의 침투 및 위기대응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공항 현장 대응력을 점검해야 한다.

▲김영천 법무이사 [자료: 한국항공보안학회]
보안 강화는 때로 국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항공기 내 반입금지물품 및 불법방해행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공항 보안검색 절차를 사전에 안내해 공항 대기시간과 혼잡을 완화해야 한다.
또한, 보안 절차의 목적과 이유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단순히 규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행사의 성공에 국민이 함께 기여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항공보안을 ‘불편한 절차’가 아닌 ‘모두를 위한 안전한 환경’으로 인식하게 만들 것이다.
APEC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기회이다. 첨단기술과 체계적인 인적관리, 그리고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한 치의 빈틈도 없는’ 항공보안을 구축한다면 안전하고 성공적인 행사 개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글_ 김영천 한국항공보안학회 법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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