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을 넘어 컬러로, 야간 영상의 새로운 기준
[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시야를 가리는 짙은 안개, 눈에 띄지 않는 어두운 골목. 과거에는 CCTV도 포기할 수밖에 없던 환경이었다. 하지만 이제 기술은 어둠을 꿰뚫고 진화하고 있다. ‘저시정(低視程)’은 목표물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최대 거리가 짧은 상태를, ‘저조도(低照度)’는 단위 면적이 받는 빛의 양이 적은 상태를 뜻한다. 1942년 로켓 발사를 감시하기 위해 최초로 개발된 CCTV는 1949년 미국 Vericon사의 상업용 제품을 계기로 빠르게 발전해 왔다. 그리고 오늘날, AI 접목 기술과 함께 어둠 속에서도 컬러 영상까지 구현하는 저시정·저조도 기술의 진보가 주목받고 있다. 현장의 눈이 더욱 똑똑해지고 선명해지는 지금, 저시정·저조도 CCTV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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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시정·저조도, 잘 보이지 않는 곳을 보는 기술
CCTV 기업을 비롯한 대부분이 ‘저시정’은 비와 안개, 눈, 먼지 등으로 인해 시정(시야 거리)이 나쁜 환경을, ‘저조도’는 빛이 매우 적은 어두운 환경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보통 2룩스 미만의 조도 환경에서 사물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2룩스는 달빛 정도의 밝기로, 일반 CCTV로는 식별이 어렵다.
그렇다면 저시정 카메라와 저조도 카메라는 기술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업계는 저시정은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기술이고, 저조도는 빛을 증폭하거나 대체하는 기술이 핵심이라고 전한다.
“저시정 카메라는 비와 안개 등 시야를 방해하는 입자를 제거하거나 통화시키기 위해 영상 개선 알고리즘이나 열화상 센서 혹은 편광 기술 등을 사용합니다. 반면 저조도 카메라는 낮은 광량에서도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초고감도 이미지 센서나 IR(적외선) 조명, 저노이즈 신호처리 기술을 적용합니다.”
“저시정 카메라는 안개나 연무 등으로 시야가 흐려지는 환경에 대응하며 렌즈 히팅과 디포깅 기능으로 시야를 개선하고, 저조도 카메라는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구경 렌즈와 고감도 센서를 사용해 밝고 선명한 영상을 제공합니다.”
“저조도 카메라는 광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광학적 기술(광량을 최대한 받아들이는 렌즈)과 센서 기술(감광도가 극대화된 센서 사용), 시스템 온 칩 기술(디지털 이미지 처리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기술(게인 값, 노이즈 제거)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해 일반 영상 카메라가 야간 모드와 흑백 영상으로 전환될 수 있는 매우 낮은 조도 환경에서도 유의미한 식별이 가능한 영상 정보(색상 등)를 제공합니다. 감시 상황에서 색상은 사람이나 객체, 차량, 사건 등을 효과적으로 식별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카메라 뒷단에 설치돼 저시정과 저조도 환경에서 흐려진 영상을 개선하는 영상개선 기기도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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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성장 이끈 기술의 진화
IMARC그룹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저조도 영상(Low-Light) 시장 규모는 153억 2,000만달러로 평가했다. 또한 연평균 8.7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3년에는 353억 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저조도 CCTV는 조명이 잘 들어오지 않는 지역의 가시성을 높여 범죄 예방과 교통 모니터링 및 응급 대응을 개선하고 있으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에 야간 투시 카메라와 저조도 영상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IMARC그룹은 저조도 영상 시장에 대해 2024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35%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고 밝히며, 소비자 가전제품 제조업의 호조와 감시 시스템에 대한 수요 증가, 방위에 대한 정부 투자,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기술의 발전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역시 저시정보다는 저조도 시장의 확산이 더 활발할 것으로 전망한다.
“저조도 CCTV는 공공과 민간 분야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인공지능(AI)과 엣지 컴퓨팅, 클라우드, 연동 등의 기술 융합이 확산하며 고화질·나이트 비전·자동 분석 등 지능형 CCTV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시정 CCTV는 안개·연무 대응, 열화상·편광 기술과 AI 기반 영상 복원 기술이 주요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성능 센서 및 AI 탑재 제품의 높은 가격과 개인정보·프라이버시 규제 강화, 스마트폰 나이트 모드 경쟁은 업계 과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저조도 CCTV는 기술적으로 영상 결과의 개선이 가능하고 필요와 수요가 높기 때문에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시정·저조도 CCTV 시장은 보안 산업의 핵심 성장 분야이며, 이미 상용화가 가능한 레벨로 기존 해상도를 올리고 AI 기능을 핵심 성장 원동력으로 사용했다면, 현재는 AI ISP를 사용한 저조도를 극복하는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저조도 CCTV 시장은 기술 고도화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야간 컬러 영상과 AI 분석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흑백 영상 대신 컬러 영상 확보가 AI 식별 정확도 향상에 필수로 인식되면서, WizColor와 같은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을 공공 방범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 농축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확대·적용되고 있으며 단순한 보안 시정을 넘어 지능형 산업 통합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흑백을 넘어 컬러로, 야간 영상의 새로운 기준
그렇다면 저시정·저조도 CCTV 기술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발전은 어떤 것이 있을까? 업계는 △노이즈 저감 △야간 컬러 영상 △AI 영상 분석의 결합 등을 꼽았다.
저조도 CCTV는 Starvis와 Starlight 등 초고감도 이미지 센서와 컬러 나이트 비전, AI 기반 노이즈 제거 기술이 상용화하면서 과거에는 흑백이었던 야간 영상을 선명한 컬러로 제공한다.
저시정 분야도 단순한 De-hazing 알고리즘을 넘어 AI 기반의 영상 복원, 열화상 및 광학필터의 복합 적용 등으로 악천후 환경에서도 식별력 있는 영상 확보가 가능해졌다. 또한 엣지 AI 및 영상 분석 기술과 결합해 상황인지 기반 자동 대응이 가능한 수준까지 진화하고 있어, 기술적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단계에 도달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인공지능(AI) 기반 노이즈 저감(Noise Reduction) 기술의 발전입니다. 기존 노이즈 저감 기술은 주로 주변 픽셀을 흐리게 처리하거나 연속된 프레임들의 평균값을 사용해 노이즈를 줄이기 때문에 디테일 손실이라는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AI 기반 노이즈 저감 기술은 AI가 노이즈의 특성을 정교하게 학습해 노이즈와 실제 이미지 정보를 픽셀 단위로 구분하고, 원하지 않는 부분을 정확하게 제거합니다. 이러한 노이즈 제거 기술은 이미지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불필요한 데이터 절감으로 효율성을 끌어 올립니다.”
“최근 저시정·저조도 CCTV는 대구경(F1.0) 렌즈와 고감도 센서, 3D NVR, WDR 등으로 빛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도 풀컬러 영상을 제공하고, 렌즈 히팅과 디지털 디포깅 기술로 안개와 결로 제거까지 지원할 정도로 고도화했습니다.”
“‘컬러 야간 영상 기술’과 ‘AI 영상 분석의 결합’을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흑백 야간 영상에서 벗어나 0룩스(Lux) 환경에서도 컬러 촬영이 가능한 풀 컬러 나이트 비전(Full-Color Night Vision)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AI 기반 객체 감지 및 추적 기능이 저조도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최적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시정·저조도 CCTV 기술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발전은 AI 기반 영상 개선 기술과 초고감도 컬러 나이트 비전 기술의 상용화입니다. AI 영상 복원 기술은 안개와 비, 연기 등으로 뿌연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보정해 선명한 영상을 구현하며, 기존 알고리즘보다 정확도와 처리 속도가 크게 좋아졌습니다. 컬러 나이트 비전 기술은 극저조도 환경에서도 IR 없이 컬러 영상 촬영이 가능하게 해, 어두운 장소에서도 자연스러운 감시를 가능케 합니다. 여기에 엣지 컴퓨팅을 통한 현장 내 실시간 분석과 멀티 스펙트럼 센서 적용 등도 기술 고도화를 이끌고 있어, 단순 감시를 넘어 지능형 상황 인식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초저조도 환경에서 보조광 없이 풀컬러 영상을 구현하는 ColorPro 기술과 자동 렌즈 히팅·Deforgging을 통한 저시정 대응이 가장 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AI 기반 영상 처리로 안개와 연무 상황에서도 선명도는 높이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저시정·저조도 카메라(CCTV) 제품 & 솔루션 [자료: 각 사 제공, 시큐리티월드 정리]
기술이 시야를 확장하다, 연결성과 분석이 고도화할 저시정·저조도
인공지능(AI)과 IoT 기술은 △AI 영상 분석의 정확도 향상 △IoT 기반의 실시간 연결성 강화 △엣지 AI 기술 적용 확대 △개체 식별 등을 통해 저시정·저조도 CCTV의 성능과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기술의 고도화 및 신기술 개발을 위해 △이미지 센서 및 반도체 △영상처리 및 AI 알고리즘 △통신 및 IoT △자동차와 국방, 스마트시티 등의 분야 및 산업과 협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다양한 센서의 연동을 통한 복합 모니터링 기술 △선명한 컬러 영상 구현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대응 등이 가능한 지능형 보안 플랫폼으로 고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저조도 CCTV는 극소량의 빛을 감지할 수 있는 단일 광자 포토다이오드(SPAD: Single-Photon Avalanche Diode) 센서 등 이미지 센서 기술의 고도화로 카메라와 다양한 센서의 연동을 통한 복합 모니터링 기술도 고도화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저시정·저조도 CCTV는 AI와 센서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더 지능적이고 융합된 형태로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AI 기반의 실시간 영상 복원과 상황 인식 기능 강화로 악천후나 극저조도 환경에서도 자동으로 최적화한 영상을 제공하며, 멀티 스펙트럼 센서와 열화상, 라이다(LiDAR) 등 다양한 센서가 융합해 더 정밀하고 다층적인 감시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초대형 센서와 AI 기반 이미지 프로세싱으로 더 선명한 컬러 영상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IoT 및 엣지 컴퓨팅 기술과 결합해 CCTV 자체가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대응까지 처리하는 지능형 보안 허브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시정·저조도 CCTV는 전문 보안 영역을 넘어 일상형 감지 솔루션으로 확산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AI 기반 자동 최적화와 컬러+AI 분석, IoT와 모바일 연동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되며, 저비용·저전력으로 가정과 소형 매장 그리고 농가까지 활용 범위는 더 확대할 것입니다.”
“엣지 컴퓨팅과 클라우드의 연동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원격 제어 및 분석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사물인터넷과의 결합으로 스마트도시와 자율주행,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 긴밀하게 연계된 통합 솔루션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저시정·저조도 CCTV 제품 및 솔루션에 대한 보안인들의 생각은?
보안산업 종사자 및 사용자들은 저시정·저조도 CCTV 제품과 솔루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번 설문은 ‘시큐리티월드’와 ‘보안뉴스’ 온라인 회원을 대상으로 했으며, 총 337명이 참여했다.

▲저시정·저조도 카메라(CCTV) 제품 & 솔루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 보안뉴스]
먼저 저시정 CCTV 설치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물음에 51.9%가 ‘기능’이라고 답했다. 이어 ‘내구성 및 보호기능’이 14.1%, ‘비용’이 13.3%, ‘유지보수 및 모니터링 시스템’이 7.4%로 뒤를 이었다.
저시정 CCTV가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장소는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항만 및 해안 지역’이 37.8%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으며, ‘물류창고 및 야외 공장’이 20.0%, ‘산악지역 및 고지대 도로’가 14.1%, ‘고속도로 및 터널 입구’가 13.3%로 나타났다.
저시정 CCTV의 성능을 어느 정도 신뢰하느냐는 물음에는 23.7%가 ‘50% 이상 60% 미만’이라고 답했다. 이어 ‘70% 이상 80% 미만’이 14.8%, ‘60% 이상 70% 미만’이 14.1%로 성능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저시정·저조도 카메라(CCTV) 제품 & 솔루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 보안뉴스]
저조도 CCTV 설치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47.4%가 ‘기능’이라고 답했으며, ‘비용’이 11.9%, ‘인증 획득 여부’와 ‘내구성 및 보호 기능’이 각각 10.4%의 선택을 받았다.
저조도 CCTV가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장소는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아파트 단지 및 주택가 골목길’이 30.4%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 ‘공원 및 산책로’가 22.8%, ‘실내외 주차장’이 22.2%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저조도 CCTV의 성능을 어느 정도 신뢰하느냐는 물음에는 ‘70% 이상 80% 미만’이 17.8%, ‘50% 이상 60% 미만’이 17.0%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이어 ‘60% 이상 70% 미만’이 13.3%, ‘40% 이상 50% 미만’이 11.9%의 선택을 받았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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