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중 1명은 금융사기 경험...평균 피해금액 피싱사기 954만원, 투자사기 약 2,111만원
[보안뉴스 김영명 기자] 최근 2년 내 금융사기에 노출됐거나 실제로 금융사기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전체 2,573명 중 49.9%로 2명 중 1명이 금융사기 관련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실제 금전적 피해를 봤거나 대포통장 개설 등 비금전적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전체 조사 대상자의 13.3%에 해당한다. 이들의 평균 피해 금액은 피싱사기는 약 954만원, 투자사기 약 2,111만원으로 피싱사기에 비해 투자사기 피해액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미지=gettyimagesbank]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은 서울, 수도권,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5~79세 남녀 2,573명을 대상으로 금융사기 현황 조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투자상품 유형별 사기 행태를 알고자 보이스피싱, 스미싱, 취업빙자 등 피싱사기, 주식, 가상자산 등 투자사기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에서 피싱사기의 경우 ‘허위 결제가 됐다’와 ‘허위 환급금 및 지원금을 수령해야 한다’는 식의 수법으로 사기 노출·피해가 발생했다. 투자사기의 경우에는 상품별로 주식과 가상자산, 부동산 순으로 사기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사기 경로를 살펴보면 피싱사기는 문자와 전화를 통한 피해가 컸으나, 투자사기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 피싱사기와 달리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발생했다. 피싱사기는 49.4%가 사기 피해를 입은 즉시 피해를 인지했지만, 투자사기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기 피해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사기 대응 방법을 조사했을 때 금융사기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들은 신고 및 주변 공유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사기 일부 피해자들은 ‘신고해도 해결 못할 것’이라는 이유로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가 확인됐다. 금융사기 피해자는 금융 태도와 인식에서 무비판적이거나 과도한 투자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재단 측은 조사 결과에서 소비자들은 금융사기 피해예방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금융사기 예방과 관련해 영상을 통한 자료 접근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금융교육에서 다양해지는 금융사기 행태를 반영하고, 피해 발생 시 피해 구제 방법에 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사기 피해 경험...2,573명 중 49.9%
금융사기 피해 비율을 살펴봤을 때 전체 응답자 2,573명 중 금융사기 노출 또는 피해를 경험한 비율이 총 49.9%로 2명 중 1명이 금융사기 관련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기 노출을 당한 경우(이하 피해 입지 않은 소비자)가 942명으로 전체의 36.6%를 차지했으며, 실제 피해로 연결된 경우는(이하 실제 피해자) 341명으로 13.3%를 차지했다.
피싱사기의 경우 사기 노출을 당한 이후 실제 피해로 연결되는 비율이 낮은 반면, 투자사기의 경우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피싱사기 실제 피해자는 금전 송금, 무단 인출 등 금전적 피해와 정보 도용으로 인한 대포통장 개설과 같은 비금전적 피해가 함께 나타났다. 비금전적 피해도 이번 조사에서 금융사기 피해로 분류했다.
▲금융사기 유형별 피해 비율 및 구간별 피해 금액 비율(위부터)[자료=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피싱사기로 인한 최대 피해액의 경우 500만원 미만 피해 투자자가 54.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5,000만원 이상의 피해자는 3.9%로 조사됐다. 반면 투자사기로 인한 최대 피해액은 5,000만원 이상이 9.8%로 고액 구간의 비율이 금융사기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피싱사기의 경우 평균 피해 금액은 약 954만원이었으며, 투자사기의 경우 평균 피해 금액은 약 2,111만원으로 피싱사기에 비해 투자사기 피해액이 고액에 해당했다. 피해 금액 회수 여부에서는 피해 금액 회수를 회수하지 못했다는 비율이 피싱사기 피해자의 36.6%, 투자사기 피해자의 44.6%로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투자사기의 경우 60~70대 피해자의 60% 이상이 전혀 회수하지 못했다고 응답하며 고령층에서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기 유형별 피해 금액 회수 비율[자료=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최근 2년 내 피싱사기와 관련해 대출빙자 사기, 카드발급 사칭, 허위 결제 연락 등으로 구분 조사한 결과, 지난 2년간 피싱사기에 노출된 횟수는 개인별 평균 4.2회, 피해를 당한 사람의 평균 피해 횟수는 2.5회로, 같은 유형의 피해를 겪는 경우가 확인됐다.
세부적으로는 허위 결제가 됐다는 연락으로 환불 문의 등 피싱사기 노출을 경험한 횟수가 5.7회로 가장 높았으며, 실제 피해로 연결된 횟수도 4.3회로 가장 높았다. 그 외에도 허위 환급금 및 지원금을 수령해야 한다는 연락으로 피싱사기 노출을 경험한 횟수가 4.98회로 2순위를 차지했으나 실제 사기 피해로 연결된 횟수 2.57회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피싱사기 및 투자사기 경험 비율 및 횟수(복수응답)[자료=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최근 2년 내 투자사기 노출을 당한 비율은 평균 9.29%였으며, 투자사기로 피해를 본 비율은 평균 2.43%로 나타났다. 투자사기 노출 및 피해를 본 상품 유형은 주식과 가상자산, 부동산 순으로 많았다. 다만 실제 피해 횟수와 관련해서는 ‘상품 소개 없이 투자금을 모집한 경우’가 노출 1.83회에 실제 피해 2.04회로 피해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았음이 확인됐다. 이는 주식이나 가상자산, 부동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낯선 상품이 실제 피해로 이어지기 쉽다고 볼 수 있다. 주식은 투자사기 노출은 가장 많았으나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높지 않았다.
피싱사기의 경우 문자로 인한 사기 피해가 45.2%로 가장 높았으나 투자사기의 경우 피싱사기와는 다르게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 확인됐다. 피싱사기는 문자 45.2%, 전화 33.5%, 메신저 27.5% 순으로 나타났지만, 투자사기의 경우 소셜미디어 플랫폼 27.8%, 온라인 커뮤니티 27.0%, 메신저 25.0%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기 유형별 사기 경로 및 사기 상대(위부터)(복수응답)[자료=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금융사기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벌인 상대에 대해 조사한 결과, 피싱사기는 ‘사칭 사기범’ 43.8%, 투자사기는 ‘미등록 투자자문업자 및 미신고 유사투자자문업자’ 34.0%가 가장 많았다. 사칭 사기범의 구체적인 사칭 대상으로는 금융사기의 경우 ‘금융회사’ 43.6%, 정부기관·공공기관 30.7% 순으로 높았다. 투자사기의 경우에는 ‘투자 전문가’ 48.3%, ‘정부기관·공공기관’ 42.4%, ‘금융회사’ 42.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금융사기 피해자 중 투자사기의 경우 피해를 본 뒤 시일이 지나 인지하는 비율이 51.7%로 높게 나타났으며,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피해 사실을 인지하는 경우가 20.4%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투자사기의 경우 사기 여부를 즉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융사기 피해자의 사기 인지 시점[자료=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금융사기 피해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기에 대응했는데, 피싱사기 피해자의 경우 ‘사기범 연락 차단’ 31.8%, ‘금융감독원·경찰청 신고’ 29.3%로 나타났다. 투자사기 피해자의 경우 ‘금융감독원·경찰청 신고’ 26.1%, ‘주변 사람에게 공유’ 23.9%를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를 입고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는데, 투자사기의 경우 13.5%로 피싱사기에 비해 전반적으로 소극적인 대응이 관찰됐다. 피싱사기와 투자사기 모두 조치를 취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신고해도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서’가 50% 이상을 차지했다.
▲금융사기 유형별 사기 대응 방법(복수응답)[자료=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사기 피해자의 특성 살펴보니...가장 큰 원인은 ‘금융 리터러시 부족’
사기 피해자의 주요 특성을 살펴보면 첫 번째로 ‘금융 리터러시 부족’가 주요 원인이었다. 금융사기 피해자들은 금융상품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금융상품을 잘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가입’하거나 금융 의사결정에 자신감이 없는 등 금융에 취약한 태도를 보였다.
▲금융 리터러시 관련 주요 5가지 문항[자료=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두 번째로 ‘투자 기회에 대한 무비판적인 태도’를 꼽았다. 고수익·무위험 투자 기회가 있을 경우 투자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 금융사기 피해자의 경우 58.4%가 긍정적으로 검토해 피해 입지 않은 소비자 28.9%보다 29.5%p 높게 나타났다.
세 번째는 ‘투자 결정에 대한 의존적인 태도’가 있다. 투자사기 피해자들은 투자 관련 의사결정 때 전문가에게 이를 맡기는 비율이 30.0%로, 피해 입지 않은 소비자 10.7%보다 높았다.
네 번째는 ‘무계획적인 금전 태도’가 있다. 금전 태도에 관한 문항(①현재를 위해 살며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음 ②저축보다 현재 소비하는 것이 더 만족스러움 ③돈은 쓰라고 있는 것임)에 대해 동의하는 비율이 금융사기 피해자는 평균 55.6%로 피해 입지 않은 소비자가 38.8%를 보인 것보다 16.8%p 높아 비교적 금전에 대해 성급한 태도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섯 번째는 ‘과도한 투자 수익 추구’다. 일반 사람들의 연간 평균 투자 수익률이 어느 정도일 것 같은지 묻는 문항에 대해 피해 입지 않은 소비자는 7.2%라고 응답한 것에 비해 금융사기 피해자는 21.9%로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기 당하지 않는다’...이유없는 자신감 53.7%
금융사기 인식에서 응답자들은 사기가 자신에게도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65.3%였으나 사기 피해가 없을 거라고 과신하는 경향도 53.7%였다. 응답자 대부분은 금융사기 피해 시 즉시 신고 비율이 89.9%, 주변에 알리는 비율이 71.2%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했다. 전체 응답자의 85.8%는 피해 예방을 위해 사기 사례나 수법을 미리 알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사기에 관한 인식[자료=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사기 예방 교육·정보 경험 및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 2년간 금융사기 예방 정보나 교육을 1회 이상 경험한 비율은 67.78%였으며, 다양한 매체에서 예방 교육·정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웹툰, 게임 형태의 정보 제공보다 영상을 통한 자료 접근을 더 선호했다.
사기 예방 교육·정보 인식에서는 금융사기 예방 교육·정보가 필요하다는 비율이 94.1%였다. 다만 예방 교육을 받거나 정보를 접한 뒤 사기 예방 행동을 했다는 비율은 77.4%로 교육이나 정보 제공이 금융소비자들에게 금융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예방 교육·정보 유형별 경험률 및 선호율(복수응답)[자료=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재단 측은 “금융사기 노출 및 피해 등 관련 노출이 2명 중 1명꼴로 높게 나타나면서 관련 기관의 예방을 위한 노력 및 금융소비자 스스로 피해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소비자들은 금융사기에 대해 자신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사기를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사기 수법이 더욱 고도화되면서 예방 교육 및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사기 예방 교육 및 정보의 형태도 금융 소비자들에게 핵심 정보 위주의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자료 제작이 필요하다. 대면 강의보다는 언제든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영상을 선호하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개발 노력이 요구된다. 사기 수법이 계속 발전하고 새로운 수법이 꾸준히 등장하는 만큼 이를 파악하고 제때 관련 교육이나 정보를 배포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영명 기자(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