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부천원미경찰서 민동욱 수사관 “사이버 범죄자, 10명중 6명은 재범”

2024-06-24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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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이버범죄 동향, 보이스피싱·금융사기 조직 유입되며 가상화폐·투자 사기 기승
사이버 범죄자, 쉽고 편하게 돈 마련하기 위해 사이버 범죄 선택하는 경우 많아
도박, 마약 등에 중독된 어린 친구들이 온라인 사기 등 사이버 범죄의 길로 들어서


[보안뉴스 김경애 기자] 이메일 무역사기는 스피어피싱 범죄로, 국제 무역거래가 있는 기업을 물색해 공격 대상을 선정한다. 임직원들의 이메일을 해킹해 국내와 해외 거래처 임직원들이 사용하는 이메일을 오랜 기간동안 모니터링 한 뒤, 중요 거래가 발생하는 경우 대금 지급 계좌를 변경하는 이메일을 발송해 대금을 가로챈다. 이러한 이메일 무역사기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269건이 발생했다.


▲KISA ‘2024년 상반기 침해사고 정보 공유 세미나’에서 민동욱 수사관이 발표한 이메일 무역사기 흐름도[자료= 민동욱 수사관]

기자가 최근 꼭 만나고 싶었던 인터뷰이가 KISA ‘2024년 상반기 침해사고 정보 공유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그는 각종 인터넷 사기, 보이스피싱, 무역사기 등 사이버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소위 이 바닥에서 검거율 최고 경찰로 정평이 나 있다. 2014년 8월 경찰에 임용된 그는 사이버범죄 수사팀에서만 8년을 근무한 베테랑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초·중·고등학교 등에서의 사이버범죄 예방교육 강의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범인 검거로 특별승진까지 했다. 거두절미하고 지금 바로 부천원미경찰서 수사 5팀 민동욱 수사관을 만나보자.

Q. 부천원미경찰서와 소속돼 있는 수사5팀 조직 및 업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부천원미경찰서는 경기남부경찰청을 넘어 전국에서도 사건 발생률뿐만 아니라 처리율 또한 상위권에 들 정도로 바쁜 경찰서입니다. 수사5팀의 경우 팀장님과 팀원 4명 총 5명이 마치 한 명의 수사관인 것처럼 사건 처리를 하고 있으며, 사이버 상에서 발생하는 범죄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경제범죄까지 함께 맡고 있습니다.

Q. 사이버범죄 수사 분야 최고수라고 들었습니다. 수사관님이 처리했던 주요 수사 사건과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사이버범죄 수사 최고수까지는 아니고요. 그저 사이버범죄 수사를 오래 했을 뿐입니다. 지난 5월 9일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요. 가상화폐 투자사기 일당들을 검거한 유니콘 사건뿐만 아니라 유명 브랜드의 짝퉁을 판매하는 금융사기 조직의 일당들을 검거한 사건, 부산시장 테러 예고 사건 등을 맡고 처리한 적이 있는데, 해당 사건들로 특별진급을 하기는 했습니다.

Q. 사이버범죄자들의 주요 범죄 수법과 이들의 공통점이 궁금합니다.
사이버범죄자들의 주요 범죄 수법은 투자사기, 조건만남, 중고나라 사기, 사이버 성폭력(딥페이크), 사이버 도박, 사이버 명예훼손, 해킹 등이 있습니다. 장소와 시간, 피해대상의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시시각각 발생하는 게 사이버범죄의 공통적인 특성입니다.

Q. 수사관님께서 최근 주목하고 있는 사이버범죄 이슈는 무엇이며,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투자 사기와 불법도박 사이트입니다. 불법도박 사이트의 경우 일부 성인 중심에서 이제는 초등학생에서부터 80대 노인까지 연령대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불법도박 사이트의 경우 중독성이 강해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어 피해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Q. 최근 사이버범죄가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는데요. 주요 특징은 무엇인가요?
지식이 축적되듯이, 사이버 범죄 또한 범죄자들 사이에서도 유튜브, 다크웹 등을 통한 그들만의 정보 공유로 인해 점점 더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사이버범죄 하면 인터넷 중고거래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보이스피싱, 금융사기 조직이 유입되면서 인터넷 물품사기 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투자 사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Q. 사이버범죄에 텔레그램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 추적이 쉽지 않아보입니다.
초창기에는 추적이 쉽지 않았으나, 텔레그램 추적 기법이 개발되면서 이전보단 나아졌습니다. 참고로 n번방 사건의 경우도 텔레그램 추적으로 검거할 수 있었던 사례입니다.

Q. 사이버 범죄자들이 보통 사이버 범죄에 빠져드는 계기는?
사이버 범죄자들은 정상적인 근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고 편하게 돈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사기 등 사이버 범죄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도박, 마약, 흡연 등은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은 만큼 젊은 친구들이 더 쉽게 빠지는데요. 이에 따라 성인에 비해 경제력이 떨어지는 어린 친구들이 사이버 범죄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사이버 범죄자들의 특성(나이, 직업, 전공 등)과 재범율은 어떤가요?

▲부천원미경찰서 수사 5팀 민동욱 수사관[사진=부천원미경찰서]
대부분 20대에서 30대가 주를 이루지만, 10대뿐만 아니라 40, 50대까지 연령층이 골고루 분포해 있어요. 재범율 또한 상당합니다. 제 경험으로 추정하면 10명이 사이버 범죄를 저지른다면 6명은 재범인 경우입니다.

가장 많은 재범률을 보인 사이버 범죄자는 검거 당시 18살이었는데, 인터넷 사기에 발을 내딘 이유가 사채빚 때문이었습니다. 사채를 끌어다 게임 아이템을 사거나 게임머니, 유흥비 등으로 탕진하고 사기 범죄를 반복하게 됐는데요. 그만큼 한 번 사이버 범죄에 발을 내딛으면 쉽고 빠르게 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됩니다.

Q. 사이버 범죄의 경우 수사에 있어 어려움과 애로사항도 많을 것 같은데요.
피해자들의 경우 자신의 피해금을 돌려받기 위해 경찰서에 사건을 접수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수사 과정에서 수사를 계속 독촉하거나 피해금을 변제 받게 해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공무원 복무규정 제10조에 보면 민사 분쟁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민사 절차에 대해 안내드리고 있지만, 오히려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월급받으면서 이런 것도 못해 주냐”고 말씀하실 때는 안타깝고 서운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원론적인 말씀만 반복적으로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Q. 수사관님만의 수사 철학이 있으시다면?
사건을 배당받을 때 내 가족이 피해를 당했다 생각하고, 내 가족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한 범인을 꼭 찾아내 형사처벌을 받게 하겠다는 각오로 수사에 임하고 있습니다. 보통 제가 조사하는 자리의 반대편에 범인을 앉힌 뒤 조사하는데, 그 범인이 하는 말보다 제가 수사한 내용을 더 믿는 편입니다.

Q.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비롯한 다른 기관 및 기업의 보안전문가들과는 어떤 협력을 하고 계신가요?
KISA의 경우 사이버 범죄 수사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매우 중요한 협업 기관입니다. IP와 도메인 주소의 출처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사에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안전문가들의 경우 보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자문을 구할 때 제가 알지 못하는 단서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Q. 무엇보다 피해예방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일반 이용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더치트(The Cheat) 사이트를 통해 전화번호와 계좌번호가 범죄에 이용된 것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좋습니다.

Q. 요즘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시나요?
예전에는 헬스장을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는데, 요새는 셀프세차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세차하고, 깨끗해지는 차를 보면 어느 순간 스트레스가 풀려 있습니다(웃음).

Q. 사이버 범죄 수사와 관련해 수사관님의 향후 목표가 궁금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사이버 범죄자들을 최대한 많이 검거하고, 형사처벌을 받게 함으로써 그 범죄자들로 인해 피눈물을 흘린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김경애 기자(boan3@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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