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ial Times-

[이미지 = utoimage]
- 왼쪽과 오른쪽을 뜻하는 단어를 단순히 결합해 놓은 표현인 left and right는 그 표현 그대로 “왼쪽과 오른쪽”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예문을 그렇게 읽으면 헷갈립니다. “UMG가 요청을 왼쪽과 오른쪽으로 보내고 있었다”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이 어설픈 해석만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미를 유추할 수 있을 겁니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요청을 보내고 있었다는 건 뭔가 분주하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강하게 줍니다.
- left and right는 이리 저리 바쁘게 움직인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뉘앙스도 품고 있습니다. 일단 몸은 막 움직이는데, 시간도 바삐 보내는데, 상황에 대한 통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위기 상황에서 일단 대응은 하고 보는 것, 그러나 해결책이 뭔지는 잘 모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가장 근접한 국어 표현은 동분서주가 아닐까 합니다. 동과 서가 left와 right를 대체할 수 있는데다가 ‘분주하다’는 단어까지도 딱 들어가 있어서이죠.
- 위의 문장은 UMG(유니서벌 뮤직 그룹)라는 초대형 음악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스트리밍 서비스들에 분주하게 연락해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음악을 내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 통제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살짝 내포되어 있기도 합니다.
- 사실 지금 너무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문제는 그 누구도 통제할 수가 없습니다. UMG만의 문제가 아니죠. 데이터를 학습하여 발전한다는 게 인공지능의 특성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그 데이터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수급하느냐’의 문제가 제대로 논의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 인공지능 전문가와 개발자들도 사실은 left and right로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닐까요?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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