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제기 및 직무 집행 거부 권한 부여, 감찰실 신설
[보안뉴스 오다인 기자] 적어도 2009년 1월부터 군사보안과 무관한 사이버 정치 댓글 활동을 펼쳐온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가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9월 1일 폐지된다. 군사보안이라는 기무사 본연의 역할은 다음달 1일부터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이하 안보지원사)’가 맡게 된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바뀐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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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장관 송영무)는 지난 6일 기무사를 해체하고 안보지원사를 창설한다고 밝혔다. 6~9일 입법예고를 거쳐 14일 기무사령 폐지 및 안보지원사 창설을 규정한 법안을 각각 발표했다. 안보지원사는 앞서 3일 신임 기무사령관으로 임명된 남영신 육군 중장을 창설준비단장으로, 총 21명 4개 팀이 참여해 개편을 추진했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이 국군기무사령부령과 가장 다른 점은 제3조 ‘기본원칙’이 신설된 것이다. 제3조 1항은 사령부 소속 인력이 직무 수행 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의 신설로 사령부 소속 군인 및 군무원 등은 정당 또는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 등(2항)을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법률로 명시됐다.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3조 2항: 사령부 소속의 모든 군인 및 군무원 등은 직무를 수행할 때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
△1호: 정당 또는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모든 행위
△2호: 이 영에서 정하는 직무 범위를 벗어나서 하는 민간인에 대한 정보 수집 및 수사, 기관 출입 등의 모든 행위
△3호: 군인 및 군무원에 대해 직무 수행을 이유로 권한을 오용·남용하는 모든 행위
△4호: 이 영에 따른 권한을 부당하게 확대 해석·적용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국민(군인 및 군무원을 포함한다)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모든 행위
기존에 기무사가 사이버 정치 댓글 활동을 펼친 내막을 보면, ‘군 통수권 보필을 위해 사이버 공간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당시 정권을 지지하는 글을 확산시키거나 정부 정책과 대통령 홍보에 적극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 정치인 비방 댓글 작성을 비롯해 ‘극렬ID’라고 이름 붙인 ‘좌파 성향의 네티즌’ ID를 수집·관리하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이들 네티즌에 대해서는 불법 신원조회를 감행하기도 했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은 제5조에 ‘직무 수행 시 이의제기 등’을 신설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사령부 소속 군인 및 군무원이 제3조 2항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도록 지시 또는 요구받은 경우 국방부 장관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지시 또는 요구가 시정되지 않으면 해당 직무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기무사에 없던 ‘감찰실’도 신설됐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은 제6조 ‘조직’에 사령관 1명, 참모장 1명 등 기존 보직에다 감찰실장 1명을 더 뒀다. 감찰실장은 2급 이상 군무원, 검사 또는 고위감사공무원으로, 국방부 장관은 감찰실 업무를 수행하게 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 또는 감사원장에게 공무원 파견을 요청할 수 있게 규정됐다.
감찰실장은 사령부 소속 군인 및 군무원에 대해 △감사·검열 및 직무감찰 △비위사항의 조사·처리 △민원 및 진정사건의 처리 업무를 분장할 수 있다.
한편,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 제정으로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시행령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군사기밀 보호법 시행령 △군인사법 시행령 △대외무역법 시행령 △방위산업기술 보호법 시행령 △방첩업무 규정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통합방위법 시행령 등 9개 타 법령의 ‘기무부대’, ‘국군기무사령부’, ‘국군기무사령관’ 등은 ‘군사안보지원부대’,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군사안보지원사령관’ 등으로 바뀐다.
[오다인 기자(boan2@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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