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우리나라는 서울 강남·북을 연결하는 한강다리가 주요 자살명소(?)가 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간혹 뉴스로 한강다리에서 자살소동을 벌였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아무런 말없이 한강으로 투신하는 사람들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강다리에서 투신한 사람이 166명, 한강변에서 물에 뛰어든 사람이 66명 등 총 232명으로 하루 평균 1.3명이 한강에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문제는 한강다리 및 한강변에서의 자살시도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망 구축사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심각성으로 인해 지난해 9월 서울시소방재난본부는 한강에서의 투신 사고를 사전예방하기 위해 130억원을 투입, 한강교량 안전 시스템을 올해 말까지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강대교 등 8개 교량에 96대의 CCTV 카메라와 감지기, 감시 및 관제 위한 비상방송시설, SOS 비상전화 16대 등을 설치하고 한강대교, 마포대교, 광진교 등엔 높이 2m의 투신방지벽을 시범 설치하는 것 등이 이 사업의 주요 골자였다. 본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추진상황을 지켜봐 왔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다.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사업의 첫 삽도 뜨지 못한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은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이제 더 이상 자살을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가 사회안전망 구축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그 첫 번째가 바로 자살명소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한강다리 및 한강변에서의 안전 시스템 구축인 것이다.
<글 : 권 준 취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