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무인경비 시스템, 대책 있나? 없나?

2009-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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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라 발생한 무인경비업체와 관련된 사건이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무인경비업체 직원이 자신의 회사 보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집에 침입해 절도행각을 벌이다 발각됐는가 하면, 자동현금지급기의 기계오류나 고장을 수리했던 무인경비업체 직원이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빼돌린 사건도 발생했다. 또 DVR의 위치와 특성을 모두 파악해 고의적으로 DVR을 파손시킨 뒤 자신이 촬영된 CCTV 영상을 지우고 은행의 돈을 털어가는 사건도 있었다. 덧붙여 온 국민을 경악에 빠뜨린 숭례문 화재사건의 중심에도 무인경비업체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갈수록 성장하는 무인경비시장, 그러나…

문제는 무인경비업체의 이런 사고(?)가 향후 더욱 빈번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최근 경찰은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전·의경 제도를 폐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렇게 된다면 현재 유지되고 있는 공권력의 상당부분을 무인경비업계가 대체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무인경비업계는 경쟁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에스원, 캡스, KT텔레캅 등은 고객유치를 위해 제살 깍아먹기 식의 가격경쟁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으며, 또 신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소비자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방법도 병행하고 있다. 가령 CCTV 사업자들이 주도해왔던 영상전송기술을 기반으로 한 영상보안 시스템의 한 영역에 이들 무인경비업계가 뛰어들며 도전장을 던진 것이 그것이다.

물론 무인경비업계의 시장 확대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이들이 갖고 있는 보안체계의 문제점과 오류를 해결하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 확장에만 전념하고 있는 모습은 문제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한 무인경비업체의 관계자는 “국내 무인경비업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3대 메이저 업체들이 시장의 크기만을 키우는데 노력을 쏟을 뿐 방대하게 확대된 고객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무인경비업체 출동요원 자질 하락 원인

“현행법상 무인경비업체 직원들이 용의자를 체포할 수 없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 원인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첫 번째로 나온 무인경비업체 담당자의 답변이었다. 현재 무인경비업체의 출동요원들은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소극적인 보안 서비스를 펼칠 수밖에 없고,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 대처하는 시간이 지체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 기자가 만나본 한 출동요원은 “경고 시스템이 작동해 현장에 도착한 뒤 실내에 용의자가 있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마음대로 진입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은 뒤 “우리는 그저 용의자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입구를 막고 경찰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즉, 구조적으로 소극적인 출동을 할 수밖에 없는 한계로 인해 소비자들이 무인경비업계에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것. TV CF에서 보는 멋들어지게 도둑을 퇴치하는 출동요원의 모습은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출동요원들의 범죄행위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무인경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를 ‘인력난’에서 찾는다. 그는 “출동요원의 특성상 젊은 인력들을 필요로 하는데, 24시간 3교대의 고된 업무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출동요원의 이직은 다른 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잦은 편이며, 이런 악순환이 거듭되다 보면 충분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력들이 유입되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 놓았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도 이런 의견에 동조를 나타내며 “무인경비업체가 인력난에 시달리면서 학력이나 기타 자격요건의 문턱을 낮추게 된 게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출동요원들은 현금수송이나 값비싼 물품들이 있는 상점 등 비교적 액수가 큰 의뢰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면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자신들이 출입통제 시스템을 좌지우지하는 만큼 완전범죄를 꿈꾸는 확률이 일반인들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0분의 비밀

‘10분’ 보통 감지 시스템이 작동되고 난 뒤 출동요원이 현장에 출동하기까지의 걸리는 시간이다. 물론 각 업체마다 어느 정도 편차는 있지만 대부분이 10분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이 10분 안에 마음만 먹으면 대부분의 범죄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데 있다. 적지 않은 금은방들은 실제로 이 10분 안에 매장이 털리는 경우가 많으며, 이번에 발생한 숭례문 화재도 이와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무인경비업체의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대한민국 도로 사정을 감안한다면 10분도 빠른 편에 속한다”고 전제한 뒤 “우리도 이를 알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히 출동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사실상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 업체의 관계자는 최근 출동도중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자사 출동요원의 예를 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분명 한계는 있을 수 있다. 아무리 최첨단 보안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마음먹고 뚫으려고 한다면 막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중적인 보안체계로 거듭나고 있는 무인경비업계가 이런 탓만을 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건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취재 도중 출동요원들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거나, 내부적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해 대처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이 한시적인 모습에 그치지 않도록 업계는 물론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다.

글 김 용 석 기자 사진 장 성 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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