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에 사용되는 공유기는 말 그대로 한 회선을 한대의 PC에만 사용하는 게 아니고, 여러 대의 PC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기특한(?) 제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만 본다면 무척 환영할만한 제품이라 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WAN 포트 1개, LAN 포트 4개로 구성된 유선공유기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UTP 케이블 없이도 쓰는 무선랜 300Mbps(이론상)의 N제품(IEEE 802.11N / Draft))의 홍수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유기도 다양하게 발전해가고 있다.

가정에 인터넷을 쓰는 방식이 이젠 통신사의 회선-모뎀-공유기-PC의 순서로 거의 굳어진 상황에서, 공유기의 역할은 단순히 여러 대의 컴퓨터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만이 아닌 컴퓨터를 지켜줘야 하는 매개체의 역할까지 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자, 그렇다면 지금부터 현재 널리 사용되는 유·무선 공유기에 지원되는 보안 시스템을 쉽고 간단한 용어로 살펴보고, 유·무선공유기를 사용하면 보안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보도록 하겠다.

유무선 공유기의 보안기술

유선보안과 무선보안 2가지로 구분해 보겠다.

1) 유선 보안

공유기에는 일반적으로 PoD(Ping of Death) 및 서비스 거부(DoS) 공격 등 다양한 외부 공격으로부터 내부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방화벽이 포함되어 있다.

▲ NAT

공유기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보안기능이다. NAT(Network Address Translation)이라 함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로부터 제공받는 공인 IP 주소를 1개 이상의 사설 IP로 변환해줘 여러 사용자들이 IP를 공유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즉, 다수의 사용이 가능하면서 외부 공격자(해커)가 공유기 내부의 사설 네트워크로 침입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 WAN Ping 차단

인터넷 외부의 공격은 Ping을 이용해 대상을 찾는다. 특정 IP 주소로 접속 시도하고, 해당 IP 주소로부터 응답을 수신하여 공격대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외부 인터넷 제어 메시지 프로토콜(ICMP) Ping(공유기의 WAN 포트에 Ping)에 응답하지 않도록 공유기를 설정할 수 있다.

▲ MAC 주소 필터링

MAC 주소 필터링은 네트워크상에서 허용되는 컴퓨터를 지정할 수 있는 강력한 보안기능이다. 클라이언트의 MAC 주소를 필터 목록에 등록하여 네트워크에 클라이언트가 접근을 시도하는 경우 등록된 해당 컴퓨터의 접근만 허용할 수도 있고, 등록된 컴퓨터라 할지라도 접근을 거부할 수도 있는 기능이다.

2) 무선보안

▲ WEP 암호화

WEP(Wired Equivalent Privacy)은 무선랜 데이터의 보안성을 제공하기 위해 1997년 IEEE802.11 표준에서 정의된 암호화 방식으로 데이터의 암호화, 복호화에 동일키와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대칭형 구조다. WEP의 암호화 길이는 일반적으로 64/128비트(bit)를 시용하며, WEP 키는 무선단말을 인증하고, 데이터를 보호하는데 사용된다.

▲ WPA-PSK/WPA2-PSK(Wi-Fi Protected Access)

WEP 키의 보안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와이파이 협회(Wi-Fi Alliance)에서는 마스터키를 사용해 시용자 인증 및 전송데이터를 암호화하는 WPA(Wi-Fi Protected Access) 프로토콜을 내놓게 된다. WPA 보안은 SOHO(Small Office & Home Office) 환경에서 주로 사용되는 WPA-PSK 방식과 기업 환경에서 사용되는 WPA 방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WPA2 보안은 802.11i로 알려져 있는 보안성을 강화한 무선랜 표준에서 채택되어 기존 WPA 보안을 대체하며, AES(Advanced Encryption Standard)라는 강화된 암호화 기술을 제공한다. WPA-PSK 방식은 서로 다른 코드 또는 키를 사용하여 각 정보 패킷을 암호화하는 방식이며, 키가 지속적으로 생성·변경되므로 정적인 WEP 암호화에 비해 우수한 보안기술이라 할 수 있다. 대중적인 유·무선 공유기는 WEP 암호화와 함께 지원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 무선 MAC 주소 필터링

유선에서 언급한 기능과 동일하게 무선 역시 각 무선 클라이언트의 목록을 설정하는 기능이다.

지금까지 간단하게 유·무선 공유기에 접목돼 있는 보안기능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하지만 개인 PC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계적인 보안기능에 의존하기보다는 불필요한 사이트에 접속을 줄이고, 모르는 메일을 열어보지 않으며, 가끔씩은 데이터 정리를 하는 등 스스로 보안과 관련된 행동습관을 기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 POS 단말기의 PSK 보안을 깨는 툴(Tool)을 사용해 신용카드 결제정보를 갈취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그만큼 보안 성능이 향상되면 반대 기술도 덩달아 발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우리 생활에 필수품으로 인지되고 있는 공유기의 보안기능을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조차 잊고 있지는 않은지, 내 PC 옆에서 반짝거리는 초록색 빛의 주인공을 이번 기회를 통해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용어 쉽게 이해하기

IEEE 802.11의 무선랜 규격(이론상)

802.11b : 2.4GHz대에서 초당 11Mbps의 전송속도 제공

802.11g : 2.4GHz대에서 초당 54Mbps의 전송속도 제공(b/g는 상호 호환)

802.11a : 5GHz대에서 초당 54Mbps의 전송속도 제공

802.11n : 초당 300Mbps의 전송속도 제공(b/g와 상호 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