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자, 입대 대신 병역지정업체 취업해 보안기술 연구...단, 퇴사하면 재입대해야
[보안뉴스 원병철 기자] 국방부가 지난해 2023년 병역특례제도 폐지계획을 발표한 후, 카이스트(KAIST) 등 이공계 학생들의 폐지 철회 운동이 벌어지는 등 반발이 이어져 왔다. 다만 해당 계획은 이전 정부 때 정해졌고, 시행도 아직 6년이나 남은 터라 확정됐다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지=iclickart]
병역특례제도는 군에서 필요한 인원보다 복무 대기자가 더 많아지자,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와 전문인력의 기술 연속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제도로 지금은 ‘보충역 대체복무’ 중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으로 불린다.
전문연구요원은 연구기관에서 과학기술 연구·학문분야에 종사하며, 산업기능요원은 산업체에서 제조·생산 분야에 종사하는데, 보안전문기업 중 많은 수가 이 산업기능요원을 지원받고 있다. 전문연구요원은 현역과 보충역 판정에 상관없이 36개월을 근무해야 하며, 산업기능요원은 현역은 34개월, 보충역은 26개월을 각각 근무해야 한다.
산업기능요원 입사는 단 1번, 퇴사하면 근무일 4일=병역 1일 산정해 입대
산업기능요원은 병역을 앞둔 보안인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제도지만 생각보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현역의 경우 주로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등 해당 산업에서 계속 일을 할 인재나 관련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선발하며, 보충역은 그런 조건은 없지만 역시나 전문분야인 만큼 보안관련 기술이나 자격증이 있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산업기능요원은 해당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 선택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병무청 관계자에 따르면, 병역지정업체를 선정하는 것은 병무청이 하지만 실제 근무나 업무환경 등은 업체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병무청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쉽게 말해서 병무청은 단순히 기업에 대체복무가 가능한 기업인지 판단만 해주고, 인원을 배정만 할 뿐 산업기능요원을 채용하고 업무를 시키는 것은 업체의 소관이며, 근무조건 역시 ‘근로기준법’에 따라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부 기업은 일반직원과 산업기능요원을 모집할 때 근무시간과 월급에 차등을 줘 모집하거나,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도, 퇴사하면 다시 산업기능요원으로는 재입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산업기능요원들이 참고 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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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보안 분야 병역지정업체[자료=산업지원 병역일터, 본지 종합]
보안기업들, 우수 석박사급 인재 영입할 수 있어 환영
그렇다면 보안업계의 반응은 어떨까? 보안업계에서는 산업기능요원 제도가 우수인재를 영입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반기고 있다. 실제 산업기능요원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한 보안기업은 “KAIST 등 석박사급의 우수 인재들이 병역문제를 해결하고,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산업기능요원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반겼다. 해당 기업은 이러한 인재유치를 위해 일반 채용과 똑같은 조건으로 산업기능요원을 선발하고 있으며, 제대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본지가 ‘산업지원 병역일터’ 홈페이지에서 조사한 결과, 14일 현재 산업기능요원 ‘정보처리’ 업종에서 28개의 보안업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분야 역시 네트워크 보안부터 침투진단 서비스 등 다양했다. 단, 병역지정업체에 대한 심사와 평가는 매년 이뤄지며, 결과에 따라 분야별 정원이 바뀌거나 아예 지정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참고로 보안기업이 병역지정업체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청 등 해당 기관에 먼저 신청을 해야 하며, 해당 기관은 조사를 거친 후 병무청에 추천한다. 병무청은 추천된 보안기업을 심사한 후 지정 유무를 판단하고, 합격한 기업에 인원을 배정한다. 병역지정업체가 된 기업은 이후 채용공고를 거쳐 산업기능요원을 선발하고, 해당 사실을 병무청에 신고하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처음 설명한 것처럼 국방부에서 병역특례제도 폐지 계획을 발표하긴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다시 변화될 여지는 있으며, 계획대로 진행된다 할지라도 아직 6년이나 시간이 남은 만큼 산업기능요원이나 병역지정업체에 관심이 있다면 병무청을 통해 자세하게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원병철 기자(boanon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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