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NSA와 손잡았나 의혹 제기 되고 있어... 행시 발표자도 유출로 미리 발표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아침마다 진행하는 편집회의는 매일 그 분위기와 테마가 다르다. 요즘 같으면 국감에서 나온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고, 굵직한 사건들에 대해 와글와글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며, 가끔은 가십 비슷한 이야기가 쑥덕쑥덕 오고가기도 한다. 오늘 아침 편집실은 온통 유출 얘기였다. 우리나라의 5급 행시 합격자에서부터 미국 NSA까지, 자고 일어났다니 각종 정보가 각종 이유로 각종 파장을 일으키며 돌아다니고 있었기에 정리해본다.

▲ 모닝 커피 대신 모닝 유출
1. 구글의 차기작, 픽셀폰 유출과 발표
문 기자 : 새벽에 뉴스위크 디도스 소식이 있어서 잠도 안 자고 부랴부랴 올리고 뿌듯했는데, 다른 매체에 이미 3일전에 나온 거더라고요. 아, 그래서 뻘쭘.
권 국장 : 아, 한심. 지난 새벽엔 픽셀폰이 난리였지. 그거 한 번 알아봐.
문 : 그게 뭔가요?
권 : 구글에서 모바일 새로 만들었대. 근데 그거 정보가 미리 유출됐대나 어쨌대나.
문 : (찾아보고)아, 구글에서 넥서스라는 레퍼런스 브랜드를 픽셀로 개명하면서 고급화시켰네요. 하드웨어까지 구글이 직접 설계한 거고. 그런데 발표 이틀 전에 이미지랑 사양이 이미 유출되었군요. 게다가 유출된 정보들이 거의 일치했고요.
권 : 아, 그냥 늘상 있는 일이었구먼. 정말 유출인지, 홍보를 위한 유출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그래서 뭐가 특징이래?
문 : ‘구글’이라고 하면 ‘검색’의 상징 아니었습니까? 이제 AI의 상징이 되고자 한답니다. 시리나 아마존 에코와 경쟁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권 : 하지만 이미 시리와 에코 반응이 꽤 좋잖아.
문 : 뭐, 구글 인터뷰 보면 “구글 웹 검색엔진도 선발주자라 성공한 게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냅니다.
2. NSA와 야후의 비밀 결탁?
권 : 그럼, 다른 소식 없나?
유 사원 : 야후가 NSA랑 비밀리에 이메일 검열을 했다고 합니다.
권 : 해외 소식 담당 문 기자, 들은 거 있어?
문 : 아니, 저, 그게...어버버버...
권 : 2연속 한심. 알아봐.
문 : 유 사원, 이따 잠깐 나 좀 봐. (알아보고) 로이터에서 지금은 퇴사한 야후 전 직원 2명과 인터뷰를 해서 “야후가 NSA 혹은 FBI와 손 잡고 몰래 특정 단어 및 문장으로 사용자들의 이메일함으로 들어오는 모든 메시지를 검색했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권 : 야후는 지난 달에도 5억건 계정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었나?
문 : 맞습니다. 그것과 맞물려서 미국 IT 업계는 더 시끄러운 모양입니다. 야후는 아직 긍정도 부정도 하고 있지 않았지만, “법을 어기진 않았다”고는 말했다고 합니다.
권 : 사실상 늘 있는 의혹이잖아?
문 : 그렇습니다만, 여태까지는 저장된 메시지를 스캔하거나 일부 계정만 집중적으로 검열하는 것이 의혹의 전부였습니다. 메일함으로 들어오는 모든 메시지 중에서 특정 단어나 문장을 검색했다는 건 처음입니다.
권 : 버라이즌은 고민이 많겠네. 아니면 M&A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어서 호재인가?
문 : 미국 정부도 만만치 않게 골치겠죠. 이미 인권단체 및 시민단체는 도대체 NSA와 정부의 검열 본능은 어디까지인거냐, 스노우든이 밝힌 내용도 그저 빙산의 일각이었던 거냐, 이번엔 어떤 기상천외한 법 해석을 들고 나와 변명할꺼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2015년 6월, 야후의 CISO였던 알렉스 스타모스(Alex Stamos)가 NSA의 이메일 검색 요청에 응한다는 회사의 방침 때문에 그만두고 페이스북의 CSO로 옮겨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스타모스는 아직 정식 코멘트를 하지 않았고요.
권 : 계속 주시해야할 사건 같군. 물론 유 사원 말고 문 기자가 직접.
3. 행정고시 합격자도 미리 발표
권 : 그러고 보니 아침에 행정고시 발표자 유출 사건도 있었다고 본 거 같은데?
원 기자 : 네. 인사혁신처 설명자료가 벌써 나왔는데요, 올해 행정고시 2차 합격자가 원래 오늘 9시에 발표되기로 했는데, 명단이 알 수 없는 경로로 유출되어서 인사혁신처가 어쩔 수 없이 일정을 앞당겨 미리 발표했다는 내용입니다.
권 : 정확히 어떻게 된 일이야?
원 : 게시판에 인사혁신처 직원이 미리 합격자 명단을 올려놨어요. 대신 9시에 공개되도록 시간 설정을 해 놓았죠. 그런데 그게 업로드한지 10분 만에 유출된 겁니다.
권 : 10분? 내부자 아니야?
원 : 아직은 수사 중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기사화하겠습니다.
문 : 어차피 공개될 명단, 몇 시간 미리 유출된 게 큰 문제일까요?
권 : 문, 오늘 3연속 한심. 그 게시판에 누군가 마음대로 드나들었다는 거 자체가 문제지. 게다가 요즘 정보를 조작하는 사이버 범죄가 확산되고 있는데, 공개된 명단이 조작된 건지 아닌지 확신할 수도 없잖아. 인사처는 물론 행정고시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아무튼, 원 기자는 더 조사해보고 기사화해. 문, 너는... 후...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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