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백봉원 ASIS International Korea Seoul 사무총장] 최근 부각되는 기업 리스크의 이슈는 당연 기업의 오너 리스크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에서 기업 오너들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고 큰 피해를 입은 사건은 수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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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오너들의 부적절한 행위들로 결국 기업들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예를 들면, D항공사는 땅콩회항 사건으로 법 개정까지 이루어졌으며 이 여파로 경복궁 옆 호텔 신축 계획이 무산되기도 했다. 또한, L그룹은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기업 이미지가 실추돼 시민단체들의 불매운동까지 감수해야 했다.
이러한 오너들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기업 이미지가 하락하는 것은 물론 제품의 이미지에 피해를 주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너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오너 리스크 발생 시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게 발생하게 된다. 총수 개인의 피해는 물론 기업의 이미지 훼손으로 인한 매출 급락 등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기업들은 수백 수천억 이상의 금액도 마케팅에 투자하는데, 이러한 이미지를 한 순간에 날려버리게 되는 손실을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부도덕한 행위들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해결이 안 되는 이유로 정부 관계자들의 해결 의지와 책임의식의 부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로비를 통해 악어와 악어새의 순환 고리로 각종 비리들을 암묵적으로 방치하여 뇌물, 세금포탈, 배임 등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으로 생각된다.
선진국의 경우를 본다면, 산업혁명 이후 오너와 전문경영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경영그룹을 형성해 상호 견제를 하는 방식으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왔다. 우리나라도 산업화시기를 겪으며 초고속 성장을 해왔지만, 가족 중심적인 상황에서 기업의 소유와 계승이라는 인식은 뿌리 깊게 박혀져 왔다.
1960년대 이후 창업한 대부분의 기업 오너들 세대에서 2대, 3대 경영으로 넘어가면서 국민들의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윤리의식도 높아지면서 기업의 가족 내 세습보다는 기업의 경영과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이념을 위한 시스템적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과도기적 의식의 혼재가 진행되면서 기업 경영자의 부도덕적인 측면에 대한 대중들의 질타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제품의 품질과 성능보다는 기업 이미지와 기업의 윤리적인 부분을 선호하는 추세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맞춰진 것이다.
최근 잡코리아가 남녀 대학생 95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그룹 대표의 이미지와 성향’이 1위(38.2%)로 꼽혔다고 한다. 사실 젊은 세대들은 3만달러 수준의 사회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대이다. 반면, 국민소득 1000달러 이하의 사회활동 무대를 기반으로 한 일부 기성세대가 답습해왔던 비상식적 경영방침과 거짓, 기만, 부도덕한 사고 등의 행동을 거침없이 자행하는 후진적 사고의 답습으로 인해 많은 젊은 구성원으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소위 ‘무식한 꼰대’라고 지칭하고 무시되는 사회적인 계층 간의 괴리감도 무시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이에 자본시장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을 강화할 법적인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강조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기업이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면서 이해 당사자들이 기업에 기대하고 요구하는 사회적 의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은 임무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서 기업은 사업 영역에서 지발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환경적 관심사들을 분석하고 수용해 환경경영, 윤리경영, 사회공헌과 노동자를 비롯한 지역사회 등 사회 전체에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의사결정 활동을 함으로써 이해 당사자들과 상호작용을 이루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아울러 모든 기업들은 투명한 경영과 성실 신의의 윤리경영, 성실한 세금납부 등을 통하여 사회적 책임을 이루게 되는 핵심 요소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신의 성실에 입각한 윤리적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오너 및 CEO의 의지이다. 오너 및 CEO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개발 활용하고 모든 임직원이 인지된 모든 부정행위(Wrongdoing)에 대해 보고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해야 하는 의무를 가져야 한다. 그럼에도 오너 및 CEO가 솔선수범(?)하여 부적절한 행위를 자행한다면 임직원들이 바라보는 의식은 물론 기업의 윤리경영 방침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업의 모든 결정권은 오너가 쥐고 있다. 만일 오너가 유치장에 갇힌다면 기업이 수장이 없어 투자, 계약, 신규 수주 등 모든 사업에 대한 결정이 지연되거나 동결되어 그만큼 기업에도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사실 주주가 발전된 자본주의 선진국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시스템이며 재벌 위주의 한국 경제에서는 현실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오너의 결정은 곧 법이고 그 실패는 정부나 임직원들에게 고스란히 책임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는 구조이다.
따라서 오너의 인식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며, 현재와 같이 제왕적 군림형태의 경영방식은 현 사회 분위기 속에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에 오너는 경영진을 견제하고 관리하도록 하는 구조적인 통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추진해야 한다.
이제는 재벌기업을 오너 일가와 주주들의 소유로만 한정하기에는 국민적 의식과 사회통념상 다른 인식의 형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재벌기업을 사회적인 소유로 인식하고 책임을 가지고 기업이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기업의 생존이 상당한 사회적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강화할 법적인 접근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GE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 회장은 평소 “성과는 좋지만 성품이 나쁜 직원은 과감히 포기하겠다”라고 말했다. 일 보다는 인품이 우선으로 중요하다는 뜻이다.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의 저자 캐럴 드웩(Caro Dweck) 스탠퍼드 대학 교수도 “조직에서 재능보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도덕성에 가산점을 주는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 그 이유는 재능 있는 사람은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에 주변의 상황이나 팀워크를 배려하기 보다는 본인 혼자서 튀기를 좋아 하기 때문에 혁신이 힘들기 때문이다. 결과를 내야하는 조직에서 ‘인품, 성품이 뭐 그리 중요하겠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인간적 소통을 중요 시 하는 조직이라는 틀 안에서는 능력 보다는 인품과 성품이 훨씬 중요하다. 사회생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기본 요소는 바로 ┖인간성┖이다”라고 인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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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돈을 벌겠다는 사람, 국가관과 사회관이 없는 사람은 기업인이 아니다”와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이 “가장 큰 회사보다 가장 깨끗한 회사를 만들겠다”라는 어록에서 왜 그 분들이 국민들에게 진정한 길로 살아간 기업인들로 존경을 받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글_ 백봉원 ASIS International Korea Seoul 사무총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메일:jhpaik100@daum.net/카페 :http://cafe.naver.com/securitycso)]
필자 소개_ 백봉원 ASIS International Korea Seoul 사무총장은 오랜 기간 자동차업체에서 시큐리티팀 팀장을 역임하면서 보안실무 경험을 쌓았으며, 현재는 미국 최대 산업보안 전문협회인 ASIS International의 한국지부 사무총장과 함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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