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 주문과 결제 완료 후, 판매 거절 크게 증가
주문 취소후, 돈 돌려주면 그만이라는 식...소비자 불만 증대
인터넷쇼핑에서 소비자가 상품대금을 결제한 후 일방적으로 사업자로부터 거래 취소를 통보받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운영하는 서울특별시전자상거래센터(http://ecc.seoul.go.kr)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이 같은 계약불이행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187건 접수되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건에 비해 17배나 늘어난 것이다. 전자상거래로 인한 전체 소비자피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0.8%에서 6%로 크게 늘어났다.
전자상거래센터 관계자는 “소비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상품을 선택하고 구매하게 되는데 배송을 기다리다가 일방적으로 취소를 당하고 있어 사업자의 계약취소에 대하여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사업자는 거래 취소만을 주장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규모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계약취소는 더욱 늘어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의 경우, 소비자의 결제를 포함한 구매의사가 사업자인 인터넷쇼핑몰 운영자에게 전달되어야 하므로, 결제를 했다고 해서 계약 성립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가 결제가 된 거래에 대해 전자문서 등으로 주문 확인의 메일을 발송하면, 이는 승낙으로 보아 계약 성립이 된다. 그럼에도 이러한 확인서를 보낸 후, 사업자는 자신이 불리한 거래에 대하여 ‘가격을 잘 못 올렸다’, ‘제품이 없다’며 판매를 거절하거나, 심지어 장시간 연락조차 주지 않고 거래취소를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형 온라인쇼핑몰의 경우는 일종의 위약금으로 거래금액의 10%정도를 적립금 등으로 소비자에게 보상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자들은 이러한 경우 대개 환급이나 카드결제취소만 해주면 된다는 식의 태도를 보여, 더욱 불만의 소리를 높게 만들고 있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잘못 기재된 경우에는 착오에 의한 계약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판례이기는 하나 판매처에서 수신확인 메일을 보낸 후 재고가 없다거나 가격이 잘못되었다는 것으로는 판매자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센터 정지연 팀장은 “이런 인터넷쇼핑몰의 거래행위는 전자상거래 전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므로 정확한 가격기재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최대한의 주의도 필요하다. 또한 일방적인 취소처리에 더욱 불만이 생기고 있으므로, 소비자에게 구매에 대해 승낙을 한 후에도 소비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 취소에 대한 적절한 피해배상기준이 필요하다. 또한 일부 판매자들은 자신의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혹은 방문자수를 늘리기 위하는 등의 방법으로 악용하는 사례들도 있어 더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전자상거래센터에 신고접수된 피해사례들이다.
◆사례 1 = 3월 3일 인터넷 쇼핑몰에서 1만5천원 짜리 의류를 구매하다. 그러나 10일이 지나도 배송이 안 되어 업체에 직접 전화해보니, 내가 구매 한 후 며칠 안 돼 품절 표시했다고 한다. 주문과 결제를 한 나에게 연락도 없이 돈만 돌려주면 된다는 식의 태도에 화가 났다.
◆사례 2 = 3월 8일 유명 가격비교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입점판매자가 99만원 상당의 노트북이 즉시할인가로 5만원에 올려놓아 구입하였다. 그리고 1시간 뒤 104만원 상당의 노트북이 즉시할인가로 5만 4천원에, 그리고 3시간 뒤 124만원 상당의 노트북이 6만원에 판대한다고 올려놓았다. 이를 모두 구매했다. 다음날 휴대폰 SMS로 가격을 잘못 올렸다며 주문 취소하겠다고 통보해왔다. 3차례나 잘못 올린다는 것은 이해가 안가고 5시간 이상을 해당구매에 매달린 시간과 노력은 무엇인가? 실수가 아닌 관심을 끌기 위한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사례 3 = 2월 6일 570만원 상당의 PDP TV를 350만원에 판매한다고 올려놓았다. 24명이 주문하였다. 사업자는 다음날 가격을 정정하고, 가격을 잘못 올렸다며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30만원 상당의 상품권 지급을 제안하면서 계약 취소를 요구한다.
◆사례 4 = 볼링용품을 파는 인터넷쇼핑몰에서 로그인을 하면, 20원의 적립금을 주고 있다. 열심히 로그인하여, 9만3천원을 모았다. 4월 2일이 적립금을 포함해 20만원 짜리 필요한 볼링용품을 주문하였으나, 거래를 취소한다는 문자만 보내왔다. 그 이후로도 연락이 없다. 사이트에는 적립금 관련 약관에 표시된 내용이 없고, 적립금을 써서 제품을 사게는 되어 있다. 필요한 제품이라 주문한 건데, 앞으로도 계속 판매를 거절할 것 같다.
◆사례 5 = 3월 11일 경매사이트에서 천원경매에서 선글라스를 입찰, 2천5백원에 낙찰되었다. 그런데 다음날 가격이 맞지 않으니, 환급하겠다고 한다. 게시판을 보니, 불만이 많다. 3월 28일에 해당 판매자가 파는 제품을 1만2천원에 입찰했고, 낙찰되었으나, 또 지난번과 같은 사유로 판매거절을 한다. 좋은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서 일부러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얻은 결과인데, 낙찰된 가격이 맞지 않다며 판매 거절하여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되었다.
◆사례 6 = 3월 30일 오픈마켓에서 휴대폰을 14만2천460원에 구매하고 현금입금하다. 다음날 가격을 잘못 표기했다며, 휴대폰을 팔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환급해왔다.
[길민권 기자(boannews@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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