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10달러 위조 도구로 2000만파운드 피해 유발한 공격·방어 비대칭성
폐쇄망 기반 ‘인텔리전스’와 통찰력 갖춘 ‘휴먼 인 더 루프’ 결합한 거버넌스 제시
[보안뉴스 조재호 기자] 사이버보안 시장이 AI 무기화와 에이전트를 노린 공격으로 전환되며 거대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2003년 설립 이래 인터폴·유로폴 등 국제 법 집행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온 글로벌 보안 기업 그룹아이비(Group-IB)가 주목받고 있다.

▲(왼쪽부터) 그룹아이비의 셰카르 바가크 CSO와 레이몬 반 데르 벨데 CPO [출처: 보안뉴스]
그룹아이비의 레이몬 반 데르 벨데(Raymon van der Velde) 최고제품책임자(CPO)와 셰카르 바가트(Shekharr Bhagat) 아시아태평양·일본 지역 최고영업책임자(CSO)를 만나 2026년 하반기 보안 패러다임과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AI 해킹의 비대칭성과 ‘예측’ 중심의 방어
반 데르 벨데 CPO는 “현재 사이버 범죄 시장에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상품화 및 산업화 단계를 거치고 있다”며 “공격자는 10달러에서 50달러 수준의 저렴한 딥페이크 도구를 활용해 2000만파운드의 피해를 유발하는 등 공방의 비용 비대칭성이 극심해졌다”고 진단했다.
바가트 CSO 역시 “싱가포르 총리 사칭 딥페이크 라이브 콜 사기로 단일 거래에서 490만달러가 탈취되는 등 위협이 전례 없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비대칭성 속에서 기존 탐지 및 사후 반응 중심의 아키텍처는 한계에 봉착했다. 반 데르 벨데 CPO는 “공격자가 여유롭게 복잡한 작전을 구상하는 반면, 방어 조직은 부서 간 소통이 단절된 사일로(Silo) 환경에서 긴급하고 파편적인 대응에 매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어 자동화 속도를 무한정 높이더라도 이미 발생한 사건에 반응하는 것은 ‘더 빨리 패배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미세한 시그널을 공격의 카운트다운으로 인식해 선제 차단하는 예측 중심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라고 말했다.
독점적 인텔리전스 확보와 분석 메커니즘
그룹아이비의 경쟁력은 단순한 솔루션 벤더가 아닌 ‘사이버 수사’에 뿌리를 둔 기업이라는 점이다. 인터폴이나 유로폴, 아프리폴 등 세계 각국의 법 집행기관과 유기적으로 공조하며 범죄자 프로필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공개된 웹이 아닌 소수만 접근 가능한 명령 제어(C&C) 인프라나 폐쇄 채널에서 독점적인 첩보를 입수한다.
반 데르 벨데 CPO는 이를 ‘획득된 인텔리전스’(Earned Intelligence)라고 정의하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오픈소스 데이터로는 차별화된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폐쇄망에서 획득한 첩보를 고객 환경에 맞춘 실행 가능한 조치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분석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불가역적 결정 통제하는 ‘휴먼 인 더 루프’
보안 자동화가 고도화될수록 인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룹아이비는 완전 자율형 보안 모델의 위험성을 통제하기 위해 인간 분석가의 최종 판단이 개입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체계를 고수하고 있다.
반 데르 벨데 CPO는 “접근 권한 박탈이나 대규모 재정적 판단 등 불가역적 결과를 초래하는 결정적 순간엔 반드시 인간 분석가가 개입하는 휴먼 인 더 루프가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AI의 발달로 중간 계층 업무가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AI가 흉내 낼 수 없는 가치 있는 업무란 결국 실패와 성공을 겪어본 인간의 경험 기반 추론과 판단”이라며 “시니어 전문가의 역량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이므로, 기업은 구성원들이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용망 노리는 공급망 공격과 컴플라이언스 딜레마
최근 북한 해커가 원격 제어를 통해 위장 취업하는 등 신원 확인(KYC)을 우회하는 타깃형 침투가 늘고 있다. 반 데르 벨데 CPO는 “딥페이크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은 일시적 대안일 뿐”이라며 “채용 과정 자체를 새로운 공격 표면으로 상정하고, 채용 담당자 스스로가 방어의 최전선에 있음을 인식하도록 보안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복잡한 승인 절차와 컴플라이언스가 오히려 신속한 방어를 저해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해법을 제시했다. 바가트 CSO는 “사고 발생 후 복잡한 규정에 얽매여 대응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 인텔리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다크웹에서 정보 유통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전달함으로써 내부 결재를 거치기 전에 피해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 파트너 ‘YH’와 상생... 공동 책임 프레임워크 제언
글로벌 기업인 ‘그룹아이비’는 한국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치밀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60개국 이상에서 활동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솔루션 기업 와이에이치(YH)와 한국 지역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공공·민간 부문에서 폭넓은 경험을 지닌 경영진이 이끄는 YH를 필두로 28개 지역 파트너사 및 관리형 보안 서비스 제공업체(MSSP)와 연계해 중소규모 보안 수요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바가트 CSO는 “사이버 사기 피해를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 아니라, 은행과 통신사가 책임을 분담하는 공동 책임 프레임워크가 한국에도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 데르 벨데 CPO와 바가트 CSO는 “싸움은 인간의 몫이며 AI는 이를 더 빠르게 만들 뿐”이라며, 기술과 인적 전문성이 결합된 강력한 보안 거버넌스로 한국 경제의 안전한 디지털 혁신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조재호 기자(zephyr@boannews.com)]
폐쇄망 기반 ‘인텔리전스’와 통찰력 갖춘 ‘휴먼 인 더 루프’ 결합한 거버넌스 제시
[보안뉴스 조재호 기자] 사이버보안 시장이 AI 무기화와 에이전트를 노린 공격으로 전환되며 거대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2003년 설립 이래 인터폴·유로폴 등 국제 법 집행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온 글로벌 보안 기업 그룹아이비(Group-IB)가 주목받고 있다.

▲(왼쪽부터) 그룹아이비의 셰카르 바가크 CSO와 레이몬 반 데르 벨데 CPO [출처: 보안뉴스]
그룹아이비의 레이몬 반 데르 벨데(Raymon van der Velde) 최고제품책임자(CPO)와 셰카르 바가트(Shekharr Bhagat) 아시아태평양·일본 지역 최고영업책임자(CSO)를 만나 2026년 하반기 보안 패러다임과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AI 해킹의 비대칭성과 ‘예측’ 중심의 방어
반 데르 벨데 CPO는 “현재 사이버 범죄 시장에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상품화 및 산업화 단계를 거치고 있다”며 “공격자는 10달러에서 50달러 수준의 저렴한 딥페이크 도구를 활용해 2000만파운드의 피해를 유발하는 등 공방의 비용 비대칭성이 극심해졌다”고 진단했다.
바가트 CSO 역시 “싱가포르 총리 사칭 딥페이크 라이브 콜 사기로 단일 거래에서 490만달러가 탈취되는 등 위협이 전례 없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비대칭성 속에서 기존 탐지 및 사후 반응 중심의 아키텍처는 한계에 봉착했다. 반 데르 벨데 CPO는 “공격자가 여유롭게 복잡한 작전을 구상하는 반면, 방어 조직은 부서 간 소통이 단절된 사일로(Silo) 환경에서 긴급하고 파편적인 대응에 매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어 자동화 속도를 무한정 높이더라도 이미 발생한 사건에 반응하는 것은 ‘더 빨리 패배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미세한 시그널을 공격의 카운트다운으로 인식해 선제 차단하는 예측 중심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라고 말했다.
독점적 인텔리전스 확보와 분석 메커니즘
그룹아이비의 경쟁력은 단순한 솔루션 벤더가 아닌 ‘사이버 수사’에 뿌리를 둔 기업이라는 점이다. 인터폴이나 유로폴, 아프리폴 등 세계 각국의 법 집행기관과 유기적으로 공조하며 범죄자 프로필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공개된 웹이 아닌 소수만 접근 가능한 명령 제어(C&C) 인프라나 폐쇄 채널에서 독점적인 첩보를 입수한다.
반 데르 벨데 CPO는 이를 ‘획득된 인텔리전스’(Earned Intelligence)라고 정의하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오픈소스 데이터로는 차별화된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폐쇄망에서 획득한 첩보를 고객 환경에 맞춘 실행 가능한 조치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분석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불가역적 결정 통제하는 ‘휴먼 인 더 루프’
보안 자동화가 고도화될수록 인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룹아이비는 완전 자율형 보안 모델의 위험성을 통제하기 위해 인간 분석가의 최종 판단이 개입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체계를 고수하고 있다.
반 데르 벨데 CPO는 “접근 권한 박탈이나 대규모 재정적 판단 등 불가역적 결과를 초래하는 결정적 순간엔 반드시 인간 분석가가 개입하는 휴먼 인 더 루프가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AI의 발달로 중간 계층 업무가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AI가 흉내 낼 수 없는 가치 있는 업무란 결국 실패와 성공을 겪어본 인간의 경험 기반 추론과 판단”이라며 “시니어 전문가의 역량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이므로, 기업은 구성원들이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용망 노리는 공급망 공격과 컴플라이언스 딜레마
최근 북한 해커가 원격 제어를 통해 위장 취업하는 등 신원 확인(KYC)을 우회하는 타깃형 침투가 늘고 있다. 반 데르 벨데 CPO는 “딥페이크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은 일시적 대안일 뿐”이라며 “채용 과정 자체를 새로운 공격 표면으로 상정하고, 채용 담당자 스스로가 방어의 최전선에 있음을 인식하도록 보안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복잡한 승인 절차와 컴플라이언스가 오히려 신속한 방어를 저해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해법을 제시했다. 바가트 CSO는 “사고 발생 후 복잡한 규정에 얽매여 대응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 인텔리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다크웹에서 정보 유통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전달함으로써 내부 결재를 거치기 전에 피해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 파트너 ‘YH’와 상생... 공동 책임 프레임워크 제언
글로벌 기업인 ‘그룹아이비’는 한국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치밀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60개국 이상에서 활동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솔루션 기업 와이에이치(YH)와 한국 지역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공공·민간 부문에서 폭넓은 경험을 지닌 경영진이 이끄는 YH를 필두로 28개 지역 파트너사 및 관리형 보안 서비스 제공업체(MSSP)와 연계해 중소규모 보안 수요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바가트 CSO는 “사이버 사기 피해를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 아니라, 은행과 통신사가 책임을 분담하는 공동 책임 프레임워크가 한국에도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 데르 벨데 CPO와 바가트 CSO는 “싸움은 인간의 몫이며 AI는 이를 더 빠르게 만들 뿐”이라며, 기술과 인적 전문성이 결합된 강력한 보안 거버넌스로 한국 경제의 안전한 디지털 혁신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조재호 기자(zephy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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