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본사 지정학적 문제로 억울한 측면 있어”
[보안뉴스 조재호 기자] “SK텔레콤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심각한 침해 사고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감지하는 바이러스나 악성코드도 작년 40만건에서 2024년엔 47만건으로 20% 늘었습니다.”
아드리안 히야 카스퍼스키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카스퍼스키 2025 비즈니스 전략’을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사이버 보안에서 선제적 예방의 효과를 강조했다.

▲아드리안 히야 카스퍼스키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자료: 보안뉴스]
히야 사장은 “막는 데만 급급하지 말고, 왼쪽으로 가라”고 말했다.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심각한 사태 이전에 전조 증상이 있는데, 이를 포착하면 피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해커 그룹이 본격적 행동에 앞서 다크웹에서 새로운 공격 방식을 논의하거나 제안하는 등의 노이즈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카스퍼스키는 5개 전문 센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위협 탐지를 고도화하고 있다. 시큐리티 서비스와 인공지능(AI) 기술 연구, 글로벌 리서치 및 분석팀(GReAT). 위협 리서치, 산업 제어 시스템 침해 대응(ICS CERT) 등 5개 전문 센터는 각자의 전문성을 융합해 실시간 위협 탐지와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아드리안 사장은 2025년 목표로 △위협 대응력 강화 △맞춤형 서비스 제공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보안 인재 육성 △지속 가능한 경영 등을 제시했다. 특히 파트너십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전략적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준 33개 국가 3000여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총 3억9000만명에게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파트너 기업들은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효은 카스퍼스키 한국지사장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자료: 보안뉴스]
이효은 카스퍼스키 한국지사장은 “회사는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이 직면한 다양한 보안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화된 전략과 고객 중심 서비스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보다 올해, 내년에 더 큰 규모의 투자가 집행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카스퍼스키는 사이버 보안 분야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투명성 이니셔티브(Global Transparency Initiative)’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과 도쿄, 로마, 취리히, 쿠알라룸푸르 등 세계 13개 도시에서 투명성 센터를 운영한다. 카스퍼스키의 소스코드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돼 있다. 이렇게 개방적인 보안 회사는 카스퍼스키 외엔 없다는 설명이다.
이 지사장은 “본사가 러시아에 있다는 지정학적 문제로 오해를 사서 억울한 측면이 있는데, 세계 모든 지역에서 활동하는 보안 기업은 카스퍼스키뿐”이라며 “B2B와 B2C를 아우르고 보안 커뮤니티부터 인터폴 및 각국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카스퍼스키는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 8억22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작년 6월 미국 정부가 제품의 투명성과 보안이 의심된다며 카스퍼스키 신규 제품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카스퍼스키는 이로 인해 미국 내 사업을 중단하고 지사를 철수했다.
[조재호 기자(sw@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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