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필리핀 파견수사관 공조로 2조원대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검거

2024-12-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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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수익금 2,000억원 세탁 혐의...총책 및 보이스피싱 환전책 등 15명, 5명은 국내 송환

[보안뉴스 김영명 기자] 대검찰청은 필리핀 국가수사청(NBI), 이민청(BI)과의 긴밀한 공조수사를 통해 해외에서 2조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공범들을 통해 범죄수익금 2,000억원을 세탁한 조직의 총책을 검거했다.


▲범죄조직이 범죄수익금으로 구입한 수퍼카 부가티의 모습[사진=대검찰청]

대검 마약·조직범죄부(부장 노만석 검사장)는 이번 소탕 작전에 필리핀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수익금 환전조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환전책을 검거하고, 필리핀에서 우리나라로 필로폰을 발송한 마약사범은 범행일 이후 50일 만에 검거해 송환하는 등 2024년 필리핀 현지에서 총 15명(국내 송환 5명)의 도피사범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 범죄조직의 주요 범죄자 중 한 명인 A씨(남, 35세)는 2019년 5월에 필리핀으로 도피 후 2020년 2월에 베네수엘라 국적을 취득했다. 2014년 12월부터 2023년 3월 무렵까지 23개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도금 2조원을 송금받고, 그 수익금으로 약 470억원에 달하는 호화 부동산, 부가티 1대 및 페라리 2대 등 약 50억원어치의 수퍼카, 리차드밀 등 6억원 상당의 최고급 시계 등을 구입하고, 타이어 회사를 약 140억원에 인수하는 등 범죄수익 2,000억원을 은닉해 국민체육진흥법 및 범죄수익은닉법을 위반했다.

A씨는 2024년 12월 초, 부산지방검찰청에서 대상자와 연관된 여성의 필리핀 입국정보을 제공, 파견수사관이 해당 여성의 숙소를 파악하고, 세부시에서 대상자를 검거했다. 현재 A씨는 비쿠탄 외국인수용소(BDC)에 수감됐으며, 긴급 범죄인인도 절차를 진행 중이다. A씨의 검거는 5년 6개월간 도피하면서 범행을 계속하고, 막대한 범죄수익을 은닉한 도박사이트 운영조직 총책을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세부섬’에서까지 추적해 검거한 사례다.

B씨(남, 46세)는 올해 2월 무렵 보이스피싱 조직원들로부터 사기 피해금을 세탁하는 범죄조직의 조직원으로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범죄수익금을 필리핀 통화인 페소로 환전한 후 전달해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을 위반했다. 파견수사관은 올해 9월 중순 필리핀 앙헬레스시에서 B씨를 검서했으며, 현재 BDC 수감돼 추방절차를 진행 중이다. B씨 검거는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범죄를 인지하고 검거까지 한 사례다.

또한 마약 공급책 C(남, 23세)는 올해 8월 초, 필리핀에서 공범에게 건망고 제품으로 위장한 시가 4,800만원 상당 필로폰 480.85g을 건넸고, 우리나라로 밀수입하도록 해 특가법을 위반했다. 파견수사관은 올해 9월 중순 잠복수사로 마닐라시에서 대상자를 검거했으며, 부산지검은 12워 초에 대상자를 국내에 송환했다. C씨의 검거는 신속하고 유기적인 국제공조시스템을 활용해 범행일 이후 43일, 대상자 특정 이후 24일만에 검거한 사례다.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자금을 세탁해 마련한 압수된 현금들[사진=대검찰청]

보이스피싱, 마약,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등 범죄는 대부분 해외에 거점을 둔 범죄조직을 통해 범행이 이뤄지고 있어 범죄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가 필수다. 특히 보이스피싱 범죄는 투자리딩방 사기, 로맨스 스캠 등 ‘조직적 비대면 사기범죄’로 다변화되고 있고, 범죄의 분업화·전문화로 인해 작년 말부터 증가 추세에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액인 6,081억원은 전년 동기대비 약 77.4%가 증가한 금액이다. 또한 해외 당국과의 긴밀한 국제공조를 통해 증가하고 있는 국외 도피 자유형 미집행자(올해 9월 기준 1,074명)를 검거해 국가형벌권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대검은 2016년 3월. 필리핀 NBI와 초국가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 6월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파견해 국제공조, 해외 도피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제공조 시스템을 더욱 확고하게 정립, 운용해 해외에 거점을 둔 범죄조직을 원점 타격해 범죄의 원인을 차단할 것”이라며 “국외 도피자들에 대한 집중적인 검거 활동을 전개해 해외로 도피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국가형벌권이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앞으로도 국제공조 시스템을 활용, 해외에 거점을 둔 범죄조직을 대상으로 강력한 단속과 검거 활동을 전개하고, 해외로 도피한 범죄인을 끝까지 추적해 우리나라의 국가형벌권이 확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명 기자(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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