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고 있는 아동 대상 온라인 그루밍,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2024-11-0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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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그루밍 범죄가 89%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좀 더 엄중한 대처와 처벌이 요구되고 있다. 그와 관련하여 보고서가 나왔는데, 여기에는 영국이 아닌 나라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그루밍 범죄가 6년 동안 89% 증가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영국에서 나왔다. 흥미로운 건 그루밍 범죄의 상당 수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과, 그 중에서도 스냅챗(SnapChat)이 절반 가까운 비율인 48%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루밍 범죄 대상의 81%는 여아였는데, 초등학생까지도 포함되어 있다는 경악스러운 사실도 이번에 드러났다. 영국의 상황이긴 한데 범죄 건수가 7천을 처음으로 넘겼기에 사회적 파장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그루밍에 활용되는 소셜미디어별 현황은 다음과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1) 스냅챗 48%
2) 왓츠앱(메타) 12%
3) 페이스북 메신저(메타) 10%
4) 인스타그램(메타) 6%
5) 킥 5%

보고서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일반적으로 ‘메이저’라고 분류되는 오픈 웹 플랫폼을 통해 아동과의 접촉을 시도한다고 한다. 오픈 웹 플랫폼이란, 소셜미디어 채팅 앱, 비디오 게임 및 콘솔 내 메신저 기능, 데이팅 사이트, 각종 채팅방 등을 아우르는 말이다. 이렇게 ‘열린 공간’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친해지면, 가해자들은 아동들을 비공개 채팅방이나 플랫폼으로 유도하는 패턴을 보였으며, 그러한 은밀한 곳에서는 본격적인 성적 학대를 시작했다.

한 청소년은 14세 때 처음 가해자를 알게 됐다고 말하며 “처음에는 그냥 일반적인 채팅으로부터 관계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당시 “나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는 사람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한 달 정도가 지나자 그 남자는 제가 사실 게이임을 인정하게 만들려고 여러 가지로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외설적인 사진들을 보내고, 제 자신을 촬영한 사진도 보내라고 협박했습니다. 한두 번 저도 거기에 응했습니다만 기분이 나빴고, 다시는 하기 싫었습니다.”

그러면서 그와의 채팅을 거부하자 가해자는 사진을 모든 사람에게 퍼트리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더 많은 사진을 보내라고 하더군요. 저는 늘 불안하고 불편한 마음을 안고 살아야 했습니다. 공포에 더 가까운 마음인 것도 같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결국 그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루밍?
그루밍(grooming)은 누군가 아동이나 청소년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한 뒤, 그 관계를 통해 아동이나 청소년을 조종하고 착취하고 학대하는 것을 말한다. 처음의 그 ‘긍정적 관계’에 대한 기억 때문에 아동과 청소년들은 뒤에 올 조종, 착취, 학대로부터 벗어나기가 힘들다. 심지어 인신매매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한다. “가해 기간은 몇 주에서 몇 년까지 다양합니다. 또한 가해자들은 피해자와의 관계를 길게 끌고 가기 위해 피해자의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관계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그루밍은 온라인에서도 이뤄지고 오프라인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 가족의 친구, 학교 선생님, 종교 지도자, 스포츠 코치 등 의외로 가까운 인물이 가해자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온라인 그루밍의 경우, 가해자는 전혀 모르는 타인일 때가 많은데, 이런 경우 가해자는 다른 사람의 사진이나 영상을 활용해 스스로를 숨기려고 하는 편입니다. 피해 아동과 동년배로 가장할 때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어른이 접근하면 그것 자체로 수상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피해자와 보통 다음과 같은 관계를 가지려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 사랑을 기반으로 한 로맨틱한 관계
2) 멘토와 멘티 관계
3) 높은 권위를 발휘할 수 있는 관계
4) 지배하고 피지배하는 관계

하지만 어떤 관계가 됐든 처음에는 친근하게, 익숙한 주제를 가지고 접근한다. 이러한 최초 접근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이뤄지는 편이다.
1) 소셜미디어 네트워크
2) 문자 메시지 및 메신저 앱
3) 이메일
4) 게임이나 커뮤니티 포럼 내 채팅 기능

주로 나타나는 접근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나이를 속이고 어린 척하기
2) 조언을 하거나 공감하는 척하기
3) 선물 제공하기
4) 관심 보여주기
5) 여행, 나들이, 휴가에 데려가기

가해자들은 피해 아동을 친구나 가족으로부터 고립시키려고 했으며, 이를 통해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들어 통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제를 위해서는 아동들이 먼저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게 만들었고, 이를 빌미로 협박하는 수단이 주로 사용됐다. “흥미로운 건 피해 아동이나 청소년이 이 과정에서 자신이 그루밍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걸 모를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이들은 가해자에 대한 충성심, 애정, 사랑을 느끼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죄책감으로부터 비롯된 공포와 혼란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루밍의 징후
그렇기에 가까운 가족이나 보호자가 그루밍에 대해 미리 알아채는 게 중요한데,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보고서는 강조한다. “의외로 아동과 청소년들이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려고 하는데, 그것에 속기가 쉽습니다.”

그럼에도 나타나는 징후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고 한다.
1) 자신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특히 온라인에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매우 비밀스러움
2) 나이 많은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생김
3) 설명할 수 없거나 설명을 피하는 돈이나 새 옷, 휴대폰 같은 물건을 소지함
4) 미성년 음주나 약물 사용
5) 온라인 활동 시간이 증가하거나 감소함
6) 불안해하거나 위축되거나 괴로워함
7) 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 행동이나 언어, 성에 대한 이해를 보임
8) 집을 자주 비우거나 일정 시간 동안 실종됨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1) 불안 및 우울증
2) 섭식 장애
3)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4) 스트레스 대처 어려움
5) 자해
6) 자살 충동
7) 성병(STI)
8) 임신
9) 수치심과 죄책감
10) 약물 및 알코올 문제
11) 가족, 친구와의 관계 문제

아동이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
아동들 중 용기를 내어 자신의 상황을 알리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 그럴 때 다음 사항을 기억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한다.
1) 주의 깊게 들어준다.
2) 솔직히 털어놓은 것이 잘한 것임을 알려준다.
3) 그들의 잘못이 아님을 설명한다.
4) 지금 이 상황을 진지하게 해결할 것임을 고지한다.
5) 가해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
6) 다음에 할 일을 설명해준다.
7) 가능한 한 빨리 아동의 말을 관련 기관에 알린다.

이미 외설적인 사진, 혹은 수치스러운 사진/영상을 가해자에게 제공했을 때, 그 자체만으로도 피해자들은 심각한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영국에서는 이런 경우를 위해 차일드라인(Childline)이라는 걸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공개 신고를 진행하여 이미지 삭제가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다. 그 외 삭제와 관련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3줄 요약
1. 온라인 아동 그루밍 범죄,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활성화 되고 있음.
2. 스냅챗과 메타의 서비스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함.
3. 그루밍에 대해 피해자가 모를 수 있으니 주변인들이 징조 파악을 잘 해야 함.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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