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시행 ‘스마트 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보안에 대한 언급 없어
스마트 팜 보안, 농작물 보호와 함께 농부와 소비자 피해 막는 안전장치...관련 법률에 내용 담아야
[보안뉴스 박은주 기자] 11월 11일 오늘은 ‘농업인의 날’이다. 우리 농민의 긍지와 자부심을 끌어올리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도시화·디지털화로 전통적인 농업은 쇠퇴하고 있지만, 농업인의 날은 새 시대에 맞게 농업의 발전을 모색하고자 하는 뜻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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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농업은 정보통신·바이오 기술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농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각종 센서와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작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온도, 습도, 산소 등을 조절하는 스마트 팜(Smart Farm)에서 농작물을 키우게 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자연의 한계를 일정 부분 극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쿠웨이트의 스마트 팜 도입을 예로 들 수 있다. 쿠웨이트는 고온 건조한 사막 기후에 속하며 농사를 지을 토지 및 담수가 부족해 농업이 발달하기 어려운 환경을 가졌다. 따라서 식품의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그동안 글로벌 생산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든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며 쿠웨이트 내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자국 내 농산물 생산량을 늘리고, 공급과 유통망 안정을 위해 스마트 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됐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6W Research가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 ‘쿠웨이트 스마트팜 시장 2023-2029(Kuwait Smart Plantation Market 2023-2029)’에 따르면 수입 농산물 의존도를 줄이려는 정부 노력에 힘입어 2022년 농업 부문 생산량이 7.9% 증가했고, 2023~2029년 연평균 성장률은 약 9.4%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경작지가 부족한 현지 환경을 고려해 건물과 비슷한 형태로 각 층을 농경지 삼아 수경 재배할 수 있는 농작물을 재배하는 수직 농업이 성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 농업 육성과 지원을 돕는 ‘스마트 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법률)’이 지난 7월 제정돼 오는 2024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농업인의 소득을 증대하고, 농업·농촌의 성장과 농업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 농업 육성에 보안 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허점이 있다. 법률 어디에도 보안에 대한 언급은 없다.
무방비한 스마트 팜에 사이버 위협은 장마·가뭄·태풍과 같이 치명적일 수 있다. 2020년 협업 컴퓨팅에 관한 국제 콘퍼런스 ‘2020 IEEE 6차 국제대회’에서 ‘스마트 농업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Cyber Attacks on Smart Farming Infrastructure)’이라는 논문이 발표됐다. 논문에서는 스마트 농업 생태계의 보안 취약점을 지적하며, 사이버 위협이 농장 생태계를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에서는 WIFI DOS Attack 상황을 가정해 스마트 팜 내 기기와 와이파이 공유기의 통신을 끊는 ‘Wi-Fi Deauthentication’공격을 시도한 실험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공격을 실행하자 스마트팜의 기기와 와이파이 공유기의 네트워크가 분리됐고, 농장의 센서 테이터가 원격 클라우드로 전송되지 않았다. 센서 데이터를 업데이트할 수 없는 경우, 당장 라이브 모니터링이 필요한 농부에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스마트 드론을 해킹해 농약을 과다하게 뿌리는 등 해킹을 통한 위협으로 작물이 망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스마트 팜에서 보안은 농작물을 보호하고 농부와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필수 안전장치다. 최근 사업 분야를 막론하고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을 요구하는 ‘보안 내재화’가 중요시되고 있다. 점차 스마트화되는 농업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자연재해는 인력으로 막을 수 없지만, 사이버 위협은 선제적 보안조치만으로 사이버 공격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은 먼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식량생산, 경제활동, 환경보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삶의 기반을 형성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농업인의 날을 맞아 디지털화 시대에 맞게 발전하는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안전한 농업 발전을 위한 보안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박은주 기자(boan5@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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