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IT와 OT의 융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때다.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공급망 관련 문제들을 보라. 칩셋이 모자라는 것 때문에 자동차 산업이 곤경에 처한 것을 생각해 보라. 지난 2년 동안 얼마나 많은 부품과 제품들이 공급되지 않아 여러 지역과 기업들에 어려움을 가져다 주었는지도 떠올려 보라. 이 때문에 기업들은 생산량을 강제로 낮춰야만 했고, 소비자들은 돈을 들고도 물건을 구매하지 못했다. 공장에는 만들다 만 물건들이 줄을 섰고, 이는 기업과 경제에 커다란 부담을 안겼다. 지금도 이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되는 중이다.

[이미지 = utoimage]
IT와 OT를 융합한다는 건 꽤나 높은 가치를 가진 행위다. 하지만 그 진정한 가치를 최대치로 끌어 올리려면 네트워크 전반의 현대화 작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항공사라면 ‘스마트 공항’ 없이 제대로 된 네트워크 기술의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 역시 제조업은 보다 똑똑한 조립 라인이나 처리 공장을 갖춰야 IT와 OT의 융합을 진정으로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IT와 OT의 융합을 “IT + OT”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한두 끝 정도가 부족하게 된다. 새로운 융합의 공식은 “IT + OT + NT(네트워크 기술)”이다. 세 가지 기능이 전부 제 기능을 발휘하고 적절하게 맞물려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다음 몇 가지다.
스마트 테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비행 동안 비행기의 상태와 성능을 모니터링 하고 싶다면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그러려면 스마트 기술을 구축해 공항에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총합하고 분석하여 그 안에서 패턴을 찾아내야 한다. 일부 부품들에서 기능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일부 프로세스가 평소보다 느리게 작동할 수 있다. 그러면 그에 대한 대응책이 빨리 나와야 하고, 조치까지 이어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문제가 되고 있는 부품이나 소프트웨어의 공급망을 거슬러 올라가 필요한 통신도 자동으로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 기술이 있으므로 이 과정 중 어떠한 인간의 개입도 필요 없게 된다.
이런 식의 현대화와 데이터 분석은 모두 클라우드와 에지 시스템에서 일어난다. 클라우드라는 IT 인프라와 에지의 물리 장비들이 합쳐져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3G 네트워크를 통해 구현된다면 어떨까? 그 모든 시나리오가 공상과학으로 전락한다. 5G의 속도가 뒷받침이 되어야 방대한 데이터가 오가고, 빠른 분석에 대한 결과 역시 전달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유의미한 조치가 취해진다.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으로 드디어 현실성을 갖추게 된 스마트 테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네트워크 현대화 작업실의 문을 항상 열어두라
IT 기술에 집중한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네트워크 자체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관심이 있어 봐야 5G로 된 사설 네트워크의 구성 정도에서 그치지 대부분은 무선 인터넷만 잘 되고 와이파이만 잘 터지면 아무런 불만을 갖지 않는 게 보통이다. 로보틱스 시스템과 드론, 자동화 기술이 강력한 네트워크 기술과 접목되었을 때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발휘하게 되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IT와 OT의 융합이 이야기 되더라도 네트워크의 현대화는 좀처럼 도입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위와 같은 기술들이 가진 잠재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을 모아 네트워크와 IT 기술의 현대화를 실질적으로 기획하고, 관련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단순한 과정이 아니며, 네트워크와 현대 기술과 관련된 높은 전문성 또한 요구되기에 별도의 팀이 마련되어 회사의 나머지 사업이나 부서들과는 전혀 연결되지 않은 채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게 보통이다.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이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까? 회사의 현재 상황이나 미래 비전과는 전혀 상관 없는 방향의 현대화가 시작된다. 분명히 뭔가 강력해지고 뭔가 빨라지고 뭔가 더 효율적으로 됐는데 회사 전체적으로는 아무런 ‘플러스’가 이뤄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네트워크 현대화를 진행할 땐 IT와 OT 및 사업과 관련된 전문가들도 같이 참여해야 한다. 문을 열어두는 게 중요하다.
디지털 전환을 고려하라
네트워크 현대화로 완성되는 IT와 OT 융합의 핵심은 조직의 전체 가치 사슬을 끝에서부터 끝까지 아우르도록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즉 설계와 조사, 실제 엔지니어링 작업과 운영, 기술 지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들과 절차들이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최적화 된 공급망을 통해 물건과 서비스를 배달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회사 내에 5G망을 빠르게 도입한 것만으로는 네트워크 현대화를 진정으로 이뤘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뜻이 된다.
이는 실상 통합적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역시 뒷받침 되어 주어야 한다는 뜻으로도 확대 해석할 수 있다. 그것도 지속적이며 사업과의 연관성, 각 기능과의 연계성이 있는 디지털 전환이어야 한다. IT와 OT를 융합시킨다는 것 자체가 이미 디지털 전환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다. NT의 현대화는 보다 넓은 틀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생각했을 때 더더욱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흐름을 파악해 가장 이득이 될 만한 길을 선택할 가능성은 높일 수 있다. 다행히 네트워크의 현대화는 미래를 걸고 선택해야 하는 도박수는 아니다. 그저 미래로 가는 흐름 중 하나다. 이 흐름을 인지하고 미리부터 필요한 인재들과 기술을 부지런히 모으고, 사업에 걸맞는 용례를 찾거나 개발하면서 알 수 없는 미래를 도모한 조직이라면 아마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글 : 벤 피에트라벨라(Ben Pietrabella), 부회장, Capgemini Engineering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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