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보험금 청구과정에서 보험사가 진료기록 열람 등 동의서에 동의 항목 등은 모두 공란으로 비워둔 채 서명만 하도록 한 후 과도하게 진료기록을 수집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고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쟁조정위’)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분쟁조정위는 개인정보 수집 동의요건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손해배상금 10만원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 B씨는 코로나19 수기명부에 연락처를 기재한 식당으로부터 광고성 문자를 받게 되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분쟁조정위는 동의 없이 광고성 문자를 발송하여 개인정보가 침해되었다고 판단하고, 손해배상금 10만원을 지급하도록 조정했다.
#. C씨는 배우자의 수술 이후 치료내용을 확인하고자 병원에 CCTV 열람을 요청했으나, 병원이 이를 거부하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분쟁조정위는 정보주체 이외의 자를 비식별화한 후 신청인의 개인영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 D씨는 회원 탈퇴한 업체로부터 홍보성 메일이 계속 오자 이에 대한 중단을 위해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분쟁조정위는 업체가 즉시 신청인의 개인정보를 삭제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취하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보안뉴스 원병철 기자] 비대면 온라인 활동의 증가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 등 피해가 빈번해지는 가운데, 개인정보 분쟁조정 제도가 침해 주체와 피해자 간 소송없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책’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위원장 윤종인, 이하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지난 한해 개인정보 분쟁조정제도 신청건수는 총 870건으로, 2020년의 신청건수 431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미지=utoimage]
단순히 신청 건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조정성립률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한해 조정이 진행된 214건 중 152건이 해결되어 당사자 간의 합의에 기초한 사건 해결 정도를 나타내는 조정성립률은 71%에 달했다. 이는 3년 전인 2018년 61%와 비교해 10%P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사건이 해결된 152건 중 77건은 손해배상이 결정됐으며, 사건당 평균 39만 원의 손해배상금이 지급되었다. 손해배상 최고액은 500만 원이다.
지난해 분쟁조정 대상사건의 침해주체는 민간부문 88.7%, 공공부문 11.3%로 민간부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침해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업종은 정보·통신 분야로 민간부문 전체의 35.4%에 달했다. 이어 금융·보험업과 제조판매·운송업이 각각 18.4%, 5.9%로 나타나 이들 3개 업종이 민간부문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침해유형은 동의 없는 수집, 목적 외 이용·제3자 제공, 열람 등 요구불응 순으로 나타났다.
동일 사건에 대한 신청자가 가장 많은 사건은 페이스북을 상대로 ‘친구’ 정보 제공과 관련해 총 181명이 분쟁조정을 신청한 사례였다. 특히, 이 사례에서 페이스북이 조정참여를 거부함으로써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기관은 현행법상 조정참여를 강제할 근거가 없는 등 분쟁조정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조정참여 의무대상을 공공기관에서 ‘모든 개인정보처리자’로 확대하고, 조사관의 조사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작년 9월 국회에 제출했다.
▲분쟁조정 주요사건 사례[자료=개인정보위]
한편, 개인정보위는 늘어나는 개인정보 침해사고 추세에 맞춰 신청인들이 온라인에서 조정결정 내용을 열람·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할 계획이다. 현재는 우편·이메일로만 결정 내용을 통지받고 있다. 분쟁조정 신청전 신청인이 개인정보 침해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사전 자가진단’ 기능도 제공한다.
또한, 데이터 산업의 성장 및 신기술 분야 급격한 발전 등으로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개인정보 침해양상을 고려해 올해 중 ‘손해배상 산정기준’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침해빈도가 높은 유형 중심으로 분쟁조정 사례 가운데 위법한 관행이나 제도개선 사항 등을 발굴하여 개인정보위 또는 관계 부처에 정책개선을 적극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사례발굴을 통한 정책환류]
- 제도의 불명확한 기준 등으로 발생되는 문제 → 법‧제도개선
- 법적용이 어려워 발생되는 문제 → 자율규제로 개선
- 관행 등 반복되는 유사 침해 문제 → 실태점검‧교육 등 개선
양청삼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장은 “디지털 대전환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일상화로 개인정보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개인정보 침해피해를 입은 국민이 언제든지 분쟁조정위를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신청 편의와 조정성립률을 높여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원병철 기자(boanone@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