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으로 이해하는 AI 보안-16] 신이라 불린 인간: 폰 노이만과 앨런 튜링

2020-10-0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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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폰 노이만과 앨런 튜링으로 인해 시작된 컴퓨터와 인공지능 이야기
인공지능과 사이버보안은 도저히 뗄 수 없는 관계, 함께 갈 수 있는 정책 마련해야


[보안뉴스= 김주원 사이버보안 분야 칼럼리스트] 트로이 전쟁이 끝나자 인간세계에는 많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로, 그리스에서 트로이까지 항해하면서 경험을 쌓은 인간들이 그리스의 앞바다인 에게 해에서 사람과 곡식을 운송하던 작은 배는 물론, 거대한 지중해를 항해하며 다양한 물건들을 잔뜩 싣고 무역하는 큰 배도 몰기 시작한 것이다. 트로이 전쟁에서 패한 트로이 왕족 중 일부는 그러한 큰 배에 수많은 유민들을 태우고 대양을 건너 이탈리아 반도의 팔라티노 언덕으로 이주해 로마를 건국하기까지 했다.


[이미지=utoimage]

항해할 때 해안선을 맨눈으로 식별하면서 이동하는 경우에는 위치 파악에 기계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보이는 건 하늘과 물뿐인 망망대해를 항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위치 파악 수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태양의 위치, 별의 움직임, 바람의 세기, 파도의 방향 등을 이용한다. 그리고 이 같은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연필과 종이 같은 계산 수단만 갖추면 된다. 선장은 자기 배가 이동한 만큼 선으로 그려나가면 된다. 어떤 때는 길게, 어떤 때는 짧게 종이에 표시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길이만 잴 수 있다.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잃는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선장은 늘 정확한 방향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태양의 움직임, 별자리, 바람의 방향, 파도의 세기 등도 정리해야 한다. 선장은 이 작업을 손으로 직접 했다. 하지만 더 멀리 더 빨리 이동하려면 이 과정에서 복잡한 계산도 해야 했다. 이러한 계산 과정에서 생겨난 작은 오차는 결국 배를 목적지와는 아주 먼 곳으로 가게 만든다. 결국 누군가가 헤파이스토스가 로봇을 만든 것처럼 보조수단을 개발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천문학과 수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활용해 ‘스스로 계산할 수 있는 기계’인 아날로그 컴퓨터를 설계했다. 이는 톱니바퀴와 다이얼․저울 등을 조합한 것으로서, 1900년에 그리스의 안티키테라 섬 근해에서 발견된 뒤 ‘안티키테라 기계(Antikythera Mechanism)’라 불리고 있다. 기원전 10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기계는 천문학적 정확성을 갖추고 있음이 드러나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러한 기계를 이용해 지중해를 항해했던 것이다. 안티키테라 기계는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잠들어 있어야 했지만, 다른 기계들은 수많은 개량 과정을 거치면서 인류의 산업을 발전시켰다. 마침내 18세기에 산업혁명과 시민혁명까지 일으키게 되는, 현대 지식 문명의 방아쇠들인 시계·증기기관·방직기·인쇄기들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사실 인간이 지금과 같은 지식 문명을 누릴 수 있게 해준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인쇄기다. 인쇄기가 생기기 이전에는 지식과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려면 자기 입으로 말해주거나 빈 노트에 일일이 적는 필사 과정이 필요했다. 이러한 전파 방식은 속도가 매우 느리거니와 중간에서 왜곡되기도 한다. 또한, 필사 방식으로 만들어진 서적들은 생산량이 너무 적어 일반인들은 구입할 엄두도 못 내며, 잉크가 번지는 등의 파손의 위험도 커서 다른 이에게 공개하는 걸 금기시하기도 했다. 그러니 인쇄 기술은 ‘전환점’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물인 ‘구텐베르크의 《성경》’은 대량으로 보급되면서 그 전에는 《성경》의 내용에 대해 사제에게 일일이 물어봐야 하던 대중의 답답함을 해소시켜준 것은 물론, 그들 스스로 《성경》의 말씀을 깨우치고 재해석할 수 있게 하면서 사상의 자유에 대한 열망도 일어나게 했다. 그 덕분에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성경』을 대량생산하려고 개발한 인쇄 기술도 계속 발전했지만, 책의 대량생산․보급에는 역시 자동화된 장치가 필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인간이 바로 찰스 배비지다.

배비지는 로그함수와 삼각함수 등을 계산할 수 있는 최초의 기계식 컴퓨터를 설계했고, 이를 토대로 1822년에 차분기관(差分機關, Difference Engine)이라는 인쇄기도 제작했다. 물론 차분기관이 ‘진짜 컴퓨터’는 아니지만, 배비지가 고안한 방식은 오늘날 컴퓨터의 기반이 되었다. 이렇듯 배비지의 자동화 기술은 새로운 인류 문명이 탄생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문명 속에서 신 또는 영웅처럼 추앙받는 인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실 이집트의 파라오나 중국의 황제처럼 제국을 다스렸던 군주들을 제외하고, ‘신’이라 불린 인간의 수는 역사적으로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물론 종교계로 가면 ‘성인’이야 많지만, 과학계로 한정해보면 아르키메데스, 피타고라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앨버트 아인슈타인, 아이작 뉴턴, 카를 가우스, 레온하르트 오일러 정도뿐이다. 그리고 그중에서 인공지능과 사이버보안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당연 두 명의 천재 과학자만 남는다. 바로 존 폰 노이만과 앨런 튜링이다.

신기술이 태어나는 시점마다 사회적 혼란과 그에 따른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전쟁에서 시작되었다. 물론 최근의 코로나19 같은 질병이나 자연재해도 해당되는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이들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변화를 주도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전쟁은 인간의 욕심과 그에 따른 행동 때문에 일어나다 보니 사회적 변화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전쟁의 당사자들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온갖 수단을 취하기 마련이다. 특히, 인류 역사상 최대·최악의 전쟁이라는 제2차 세계대전은 신기술의 각축장이었다. 원자폭탄·항공모함·항공기·잠수함·전차·탄도미사일과 유도탄 등 이때 주역이었던 무기들 또한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교함이 요구됐다. 정교함은 수학적으로 정밀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며, 시의성도 필요하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준 과학자가 나타났다. 바로 존 폰 노이만이었다. 폰 노이만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구조를 고안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폰 노이만은 나열된 명령을 순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주기억장치, 중앙처리장치, 입출력 장치 등 3단계를 거치는 구조를 제안했다. 폰 노이만이 개발한 컴퓨터는 핵무기 설계 등 다른 과학자들이 필요로 하는 계산에도 도움을 주었다. 즉, 대용량 정보와 계산식을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폰 노이만의 기계가 연합군의 승리를 가져다준 것이다.

하지만 폰 노이만은 자신이 개발한 컴퓨터에 취약점이 있을 수 있음을 발견했다. 1949년 그의 논문 <첨단 고등장치의 이론과 구조(Theory and Organization of Complicated Automata)>에는 프로그램이 자기 자신을 복제함으로써 스스로 증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소개됐다. 바로 컴퓨터 바이러스가 자기 복제 프로그램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린 것이다. 폰 노이만은 가까운 미래에 컴퓨터에서 이러한 일들이 벌어져 사용자들을 골치 아프게 하리라는 것도 예측했다. 그런데 폰 노이만은 “그러니 컴퓨터를 없애자”고 생각하는 대신 “컴퓨터가 자기 증식을 할 수 있기에 인간과 같은 뇌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폰 노이만은 인간 두뇌와 같은 기계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인간인 폰 노이만의 수명은 영원하지 않았기에 그가 평생을 바쳐 연구한 인공지능은 그의 생애에는 완성되지 못했다. 만일 폰 노이만에게 조금 더 시간이 주어졌다면 세상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한편, 폰 노이만에게는 아끼는 수제자가 한 명 있었다. 폰 노이만이 재직하고 있던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에 유학을 온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이다. 튜링 역시 컴퓨터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바, 이진법으로 동작하는 컴퓨터도 개발했다. 튜링이 설계한 컴퓨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군이 사용한 암호장치 에니그마(Enigma)의 암호문을 해독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애니그마의 구조는 간단하지만, 애니그마가 만들어내는 암호문은 너무 난해했다. 애니그마가 나오기 이전까지는 암호문을 만들 때 난수표가 필요했다. 즉, 종이에 난수 열을 써놓고 일일이 대조하면서 암호문을 복호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암호를 해독할 때 동일한 난수표가 필요했는데, 이 난수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적에게 난수표를 탈취당하면 적도 아군의 암호통신문을 파악해 동태를 훤히 알 수 있으므로 역공격을 당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난수표는 암호문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복잡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경우의 수가 작아서 통계학 전문가가 난수 특성을 파악해 버리면 되면 암호문이 없더라도 해독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난수표를 대신할 방법으로 애니그마가 고안된 것이다.

애니그마는 실린더 방식의 기계를 사용하는 장치였다. 그러니까 실린더에 알파벳과 숫자를 적어놓고 회전을 시키는 방식인데, 번호가 새겨진 자전거 자물쇠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 3개의 숫자를 일치시키면 자전거 자물쇠가 열리듯이, 실린더의 열을 암호키로 맞춘 뒤 특정 열에 있는 값들과 평문을 조합하면 된다. 실린더가 하나라면 경우의 수를 많이 만들어낼 수 없지만, 여러 개의 실린더가 장착된 장치라면 천문학적 숫자에 달하는 경우의 수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애니그마를 사용하면 쉽게 해독되지 않는 암호문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영화 에서처럼 연합군이 애니그마를 탈취하려는 작전도 여러 번 있었다. 암호 해독은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앨런 튜링은 애니그마가 만들어내는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역사상 최초의 컴퓨터인 봄브(Bombe)를 개발해내어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었다. 전후에 튜링은 동성연애자임이 발각되어 말년에 비참한 인생을 살았지만, 그가 보여 준 능력은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빛을 발휘했다.

튜링은 1950년 <컴퓨터 기계와 지능>이라는 논문에서 ‘튜링 테스트’라는 재미있는 게임이론(이미테이션 게임)을 제시한다. 튜링 테스트는 간단하다. 먼저 인간이 벽 앞에 서고, 벽 너머의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상대방과 스무고개 하는 것처럼 질문한다. 질문을 던지는 인간은 질문에 대한 상대방의 대답을 들으면서 상대방이 컴퓨터인지 아니면 인간인지를 맞힌다.

지금은 인공지능이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으므로, 아마 대부분의 인간은 상대방이 인공지능임을 깨닫지 못하리라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도 인공지능이 모든 문제를 쉽게 맞히기는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개 그림과 고양이 그림을 보여주면서 “어느 것이 개냐?”고 물어본다면 5살짜리 아이도 쉽게 대답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이러한 질문에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한다. 특히, 그 개의 꼬리와 같은 일부분만 보여주거나 배경화면이 비슷한 상황에서 호랑이와 같이 있다면 인공지능은 혼란에 빠진다. 아직도 인공지능은 다양한 패턴에 대한 학습이 덜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을 CAPTCHA(Completely Automated Public Turing test to tell Computers and Humans Apart)라고 하는데, 변형된 글자나 숨은그림 찾기 등 인지된 그림에서 특징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감정․억양․표정 등을 보여주었을 때 인공지능이 이를 구분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사실 인간도 태어나면서부터 천성적으로 모든 사물을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인식도 태어날 때부터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계속 학습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한 인간이 태어났을 때부터 평생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왔다가 수술로 시력을 찾은 경우를 보자. 그는 영화에서처럼 눈을 뜨자마자 부모님을 부둥켜안고 기뻐했을까? 하지만 그에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추상적인 그림과 같은 형태였다. 뇌가 학습하지 못했기에 형태·거리·색깔 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그는 형태·거리·색깔 등을 학습할 동안 다시 눈을 가리고 생활하는 것이 더 익숙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렇듯 인간도 태어날 때부터 자기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식별·파악·저장·회상하면서 자기 것으로 만든다. 어린아이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가? 하지만 누운 채 끊임없이 사물을 학습하고, 기억을 저장하는 중이다.

폰 노이만과 앨런 튜링, 이 두 인간을 바라보노라면 “결국 인공지능과 사이버보안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들은 IT 전문가이면서 인공지능·사이버보안 전문가였다. 인공지능의 수준을 높이려면 사이버보안 관련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하며, 사이버보안 문제를 해결하면 자연스레 인공지능 관련 기술의 과제도 쉽게 풀 수 있다. 결국, 인공지능과 사이버보안은 도저히 뗄 수 없는 관계, 즉 물과 물고기의 관계를 맺고 있다. 물고기는 물이 없으면 죽을 것이고, 물에 물고기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는 수어지교(水魚之交)의 교훈에 따라 인공지능 분야와 사이버보안 분야가 함께 갈 수 있도록 정책과 인식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글_ 김주원 사이버보안 분야 칼럼리스트]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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