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성기노 객원기자] 17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고 5.9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각 정당 주자들의 정책공약 대결도 뜨거워지고 있다. 보안업계에서도 개인정보보호 등의 민감한 주제에 대해 주자들의 정책이 어떤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늘어나고 피해액도 막대해지면서,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책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19대 대선 소비자정책연대(소비자정책연대)는 ‘주요 대선후보 방송·통신·소비자정책 답변 내용’을 공개했다. 소비자정책연대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서울YMCA 등 시민사회단체 19곳이 함께 만든 정책 연대체다.
소비자정책연대는 지난달 23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상대로 방송·통신·소비자정책 질의서를 발송했다. 이 가운데, 특히 개인정보보호에 관해서는 후보 별로 견해차가 두드러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먼저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민간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위헌적으로 구축된 본인확인정보를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통신정보에 관한 수사는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통신자료 수집을 위한 영장주의 도입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분석됐다. 문 후보의 경우 개인정보의 상업적 이용도 엄격하게 제한하는 등 정보 ‘인권’과 개인정보보호 그 자체에 상당히 방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개인정보보호 규제를 완화해야 하고, 익명화된 비식별정보라면 동의 없이도 개인정보를 일정부분 매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개인정보보호라는 측면과 개인정보의 상업적 이용을 이원화해서 접근하자는 관점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핵심공약으로서 제4차 산업혁명 활성화에 대해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개인정보 활용 등의 지식기반 산업도 그가 추진해야 할 중요한 정책 중 하나다. 개인정보보호에만 매달리다 보면 빅데이터 산업 등으로 활로를 뚫어야 하는 4차 산업혁명 접근도 힘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정책구상인 것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통신비밀보호에 관해서는 원칙적인 수준에서는 지켜져야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테러 위협 등이 늘어나면서 통신비밀보호를 최대화하는 선에서 일정정도의 자료 이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소비자 개인정보보호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이는 안 후보, 유 후보와 배치되는 입장이다. 심 후보는 개인정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개인정보보호 규범을 명백하게 재정립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또 개인정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을 폐지하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관한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나온 개인정보보호 정책 가운데 가장 보수적이고 인권 친화적인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사실 개인정보 보호 영역이 상업적인 활용 가능성 때문에 일정 부분 침해되어도 그것을 감수해야 하지 않느냐는 일각의 분위기가 있지만, 심 후보의 경우 법적으로 개인정보보호 범위를 확실하게 정해 모호한 보호장치를 엄격하게 바로 세우자는 입장인 것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경우에는 계속된 요구에도 정책이 없다면서 모든 답변을 거부했다고 소비자정책연대는 전했다.
개인정보보호에 관해 진보진영 주자들의 경우 정보인권 차원에서 엄격하게 관리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 반면, 중도보수 진영 주자들의 경우 상업적 이용 가능성을 열어놓고 개인정보 보호와 상업 이용을 이분화해 접근하자는 견해를 피력했다. 누가 집권하느냐에 따라 개인정보 보호 분야도 앞으로 많은 정책적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성기노 객원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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