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애플, 확대해석으로 소란 만들고 있다”

2016-03-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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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원한 건 ‘딱 한 대’의 복호화 장치
애플, “딱 한 대에만 적용하는 것 불가능하고 기술적 소요 커”


[보안뉴스 문가용] FBI와 애플의 다툼이 대법원으로까지 이어진다. 미국 연방정부 변호사가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서 35 페이지에 달하는 발의서를 제출하며 애플은 FBI와 협조해 이전 명령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한 것. 또한 정부는 애플이 오직 마케팅만을 위해 정당한 영장을 기술적으로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의 수사를 도울 수 있는 건 오직 애플뿐이라며, 애플이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 측이 애초에 요구한 건 모든 아이폰에 적용될 수 있는 복호화 도구를 원하는 게 아니라 샌버너디노 총기사건의 범인이 보유한 아이폰 기기 딱 한 대만 조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며, 애플이 사건을 너무 부풀려서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애플의 주장은 오류 투성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근간인 법정, 기본권의 대사 인적 효력, 오랫동안 이 나라를 지탱해온 법치주의, 민주주의의 원리 아래 정당하게 선거로 뽑힌 정부 모두를 좀먹는 것이기도 합니다.”

애초에 이번 FBI 대 애플의 사건은 지난 12월에 있었던 샌버너디노의 총격으로부터 비롯된다. 당시 14명의 사망자를 총으로 쏜 용의자인 사이드 파룩(Syed Farook)의 아이폰 5C의 내부를 FBI가 점검해보려다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FBI는 해당 사건을 더 파헤쳐볼 수 있는 중요한 정보가 전화기 안에 저장되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이폰 5C에는 기본적으로 암호입력이 10번 이상 틀렸을 경우 저장된 데이터를 모두 삭제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또한 한 번 틀릴 때마다 다음 시도까지의 대기시간이 늘어난다. FBI의 수사는 현재 여기서 막혀 있는 상황이며 애플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한 것이 FBI와 애플의 법정싸움으로 이어진 것이다. 암호를 풀어달라는 께 아니었으며 FBI가 브루트포스 방식으로 암호를 풀 수 있게 시간 지연 및 데이터 삭제 기능만 비활성화 시켜달라는 게 전부였다는 것.

그러나 애플은 이것이 모든 아이폰의 암호화 장치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도구를 달라는 것과 똑같은 얘기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주장대로 딱 한 대의 아이폰에만 해당하는 복호화 기술을 개발해 제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버전의 iOS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수준으로 작업에 들어가야 하며, 또한 각 기기별로 적용되는 암호화 기기가 전부 다른 게 아닌데, 한 대만 풀어버리면 사실상 모든 아이폰 기기가 무력화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

주요 IT 기업들, 시민단체, 변호사 및 조직들은 대부분 애플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애플에 요구한 건 사실상 정부가 아무 때나 애플 기기 사용자들을 감시할 수 있는 백도어를 만들라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애플이 이 요청을 받아들이면, 정부는 앞으로 더 많은 제조사들과 기기들에 손을 뻗칠 거라는 우려도 여기에 섞여 있다.

그러면서 애플 지지자 측은 이번 영장 발부의 근원이 된 모든영장법(All Writs Act)이 낡았고 이미 사용이 안 되고 있는 박제된 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FBI가 선임한 변호사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물론 1789년에 통과된 법이긴 하지만 오늘날에도 효력은 남아있으며 이 전에도 기술 기업들에게 애플에게와 비슷한 요청을 하는 데에 사용된 예가 있다는 것.

그 예는 바로 35년 전, 특정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모두 저장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정부가 한 기술회사에 영장명령을 내린 사건이다. 당시에도 그 회사는 애플처럼 저항했다. 기술개발 자체도 힘들지만 전혀 타당하지 않은 명령이라는, 저항이유도 판박이다. 하지만 당시 법원은 모든영장법에 근거하여 해당 기업이 반드시 명령을 수행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현재, 미국 정부는 애플이 가진 10만여 명의 인력과 엄청난 예산을 고려했을 때 애플이 주장하는 것만큼 해당 기술을 개발하는 게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라고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것을 ‘프라이버시에 대한 정부의 침해’라는 주장도 대중들에게 불필요한 패닉을 가져다준다고 설명한다. “마케팅을 이유로 사건의 본질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고 있다”는 게 이번 발의서에 나온 정부의 주장을 잘 설명하고 있다.
Copyrighted 2015. UBM-Tech. 117153:0515BC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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