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김성미] 지난 5월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제일모직 물류창고에서 불이나 280억원대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물류창고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인하고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 SK플래닛 11번가 파주 물류창고
CCTV 화면에 화재 발생 신고 약 1시간 전에 5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부탄가스가 담긴 상자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과 7층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던 것. 10여 차례에 걸쳐 자신의 차량과 물류창고를 오가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칫하면 인근 소재한 유통업체들로 번져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이로 인해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있는 다른 유통업체들의 안전 경각심이 높아졌다.
이 가운데 최근 SK플래닛이 이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오픈마켓 11번가의 물류창고에 화재에 대비한 지능형 CCTV 시스템을 도입했다. SK텔레콤의 보안자회사인 NSOK(네오에스네트웍스)는 그룹사인 SK플래닛에서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의 파주 물류창고(이하, 파주물류창고)에 지능형 CCTV를 적용한 S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SK플래닛 남은경 매니저와 NSOK 공석열 파트장
경기도 파주에 소재한 이 물류창고는 지상 3층 규모로 각 층별로 3,306㎡(1,000평) 규모다. 1층은 출고 존, 2층은 보관 존, 3층은 직매입 상품을 위한 공간으로 쓰인다. 총 연면적은 약 9,917㎡(3,000평)으로, 대지면적도 이와 동일한 약 9,917㎡ 규모다.
그동안 SK플래닛은 대지 면적만 3,000평이 넘는 파주물류창고 보안을 위해 아날로그 방식의 52만 화소급 SD 보급형 CCTV 38대를 설치해 사용해 오다 2015년 5월 발생한 제일모직 물류창고 화재사고를 계기로 고화질의 화재에 대비한 지능형 CCTV 시스템의 필요를 느껴 도입을 결정, 지난해 10월 구축을 완료했다.
불꽃·연기 감지하는 CCTV
11번가 파주물류창고에 도입된 지능형 CCTV 시스템은 특히 화재와 외부 침입감지에 탁월한 제품이다. 파주물류창고에 적용된 이 시스템은 화재 위험 노출 구역의 불꽃과 연기를 탐지해 알람으로 관리자에게 통보해주고, 영역안의 지정된 시간을 초과하여 머무른 사람을 감지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 2층 내부 모습 비교, 기존(왼쪽)과 변경된 현재(오른쪽) 모습. 현재 모습을 보면 화재감시용 CCTV가 보인다.
화재 경보는 NVR 녹화기가 불꽃과 연기의 색을 감지해 종합 상황실에 알려주는 것으로, 자연 발생하는 화재는 물론, 방화범이 침입했을 경우를 대비한 지능형 침입 탐지 기능도 제공한다. 분석 알고리즘이 내장된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영상을 분석하기 때문에 사람의 시각에만 의존한 CCTV 모니터링보다 효율적인 방재와 방범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SK플래닛은 이번 지능형 CCTV 시스템 도입을 통해 화재를 예방하고 화재 발생 시 대응을 민첩하게 하는 것은 물론 외부침입도 보다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SOK 법인사업팀 공석열 팀장은 “물류창고에는 가연성·인화성 물품이 집합해 있을 위험이 있다”면서 “불길을 확인한 후에는 화재가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기나 불길이 시작되는 시점에 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능형 CCTV 도입한 까닭
SK플래닛이 파주물류창고에 CCTV를 도입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직원 출입관리, 둘째, 물품 유통에 따른 고객과의 분쟁 방지, 셋째, 방화범 등 외부인에 의한 침입 방지 등 3가지다. 파주물류창고에 근무하는 SK플래닛 남은경 매니저는 “지능형 CCTV의 설치로 고객에게 배송할 물류가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보다 안전해져 고객으로부터 더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류창고 소재지가 외곽지역이라서 보안설정을 해도 퇴근한 뒤나, 특히 난방기구 사용이 많은 겨울철에 늘 불안했다”면서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근무환경 안전도 담보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11번가 파주물류창고 근무인원은 90%가 여성으로, 여직원만 근무하는 저녁이나 주말 등에 외부인 침입에 대비할 수 있어 심리적으로도 든든하다는 설명이다.
일반 CCTV vs 지능형 CCTV
기존에 파주물류창고는 52만화소급 CCTV와 무인출동 서비스를 연계하는 보안 시스템을 사용했다. 기존 설비는 52만 화소급 카메라로 해상도가 낮아 화면 식별이 어려워 외부인의 인상착의나 차량번호 식별은 물론 택배 물품 확인도 불가능했다는 게 남 매니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에 변경한 시스템은 풀HD 200만화소급의 고해상도 제품이어서 화면이 더욱 또렷하게 보인다. 카메라 수도 기존 38대에서 22개를 추가한 60대를 설치해 관제 범위를 넓혔다. 외곽지역 보안을 위해서다.
물류창고가 산과 나무로 둘러 쌓여있는 데 이 지역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아 늘 보안의 허점이 있다고 느꼈던 것을 개선한 것이다. 보안 시스템을 변경하면서는 카메라는 화재 초기 진단용과 침입자 감지용 두 종류를 도입했다.
먼저, 1층 출입구 침입 예상로에는 외부침입자 감지 알람을 탑재한 카메라를 설치해 방화범 등 외부 침입을 사무실에서 알 수 있도록 했다. 또 각 층별 입고장과 출고장, 해외 상품 라인 및 고가 상품 라인, 화재 위험 지역에 화재 사전 감지 및 알림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설치했다. 해외로 출고되는 해외 직구(해외 직접 구매) 배송 포장 라인에는 200만 화소급 NSOK 클라우드 풀HD 카메라를 적용해 포장 출고 영상을 SKT 클라우드에 저장했다가 추후 소비자 분쟁 발생시 자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남 매니저는 “새로 도입한 카메라는 해상도가 높아 택배 박스에 어떤 물품이 들어갔는지나 포장전 파손이 됐는지도 80%이상 식별할 수 있어 고객만족도 제고는 물론 분쟁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에 도입한 지능형 CCTV 시스템에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출입통제시스템도 새로 정비
SK플래닛은 파주물류창고의 직원 근태관리 및 출입통제 시스템도 새로 정비했다. 물류창고는 상품 도난과 분실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다른 사무공간에 보다 더욱 보안이 철저하게 요구되기 때문에 기존 제품보다 업그레이드된 최신 설비를 새로 도입한 것이다.
▲ 좌측 상단 모니터를 보면 화재감시 카메라가 작업자의 빨간 앞치를 감지하고 있다.
남 매니저는 “물류창고는 다른 사무실보다 출입통제를 철저히 한다”면서 “건물 출입과 사무실 출입은 물론 사무실내 마련된 회의실 출입에도 각각 다른 출입통제 관리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사무실에 들어가는데만 2~3번, 사무실내의 회의실에 들어가려해도 다시 출입통제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실 11번가 파주물류창고의 지능형 CCTV 적용 사례는 드문 케이스다. 그동안 지능형 CCTV는 높은 비용 때문에 물류창고 적용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NSOK는 이번 11번가 물류창고의 지능형 CCTV 도입으로 향후 물류업계의 지능형 CCTV 구축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번가 사례는 NSOK의 첫 번째 물류창고 지능형 CCTV 시스템 구축 사례로 향후 NSOK는 이를 래퍼런스로 물류업계를 대상으로 지능형 CCTV 마케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김성미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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