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규칙 30일 공포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된 지 1년이나 지난 시점...늑장 제정 논란
[보안뉴스 권 준]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로 인해 대선을 엄정하게 관리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디도스 공격 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중앙선관위가 엄정한 대선 관리를 통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해킹 등의 보안위협에 맞서 유권자들의 개인정보를 완벽하게 보호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능환)는 선거관리위원회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규칙을 30일 공포했다.
이번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규칙은 개인정보의 수집·유출·오용·남용으로부터 사생활의 비밀 등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공포된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위임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번 규칙은 제2조 및 제3조에서 개인정보보호의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의 수립절차 등을 담았고, 제4조에서 개인정보의 목적외 이용 또는 제3자 제공의 관리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제4조에서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에는 이용하거나 제공하는 개인정보 또는 개인정보파일의 명칭 등을 ‘개인정보의 목적외 이용 및 제3자 제공 대장’에 기록하고 관리하도록 했으며, 30일 이내에 관보 또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날짜, 법적근거, 목적, 개인정보의 항목 등을 게재하도록 했다.
또한, 제5조에서는 민감정보 및 고유식별정보의 처리와 관련한 내용이 규정돼 있는데, 선거관련 사무, 정당관련 사무, 정치자금관련 사무, ‘전자정부법’에 따른 행정정보 공동이용, 위원 및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 임용 등의 인사관련 사무 등에 한해서 민감정보 및 고유식별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제6조에서는 중앙선관위 소속 3급 이상의 공무원 중에서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선관위 개인정보보호책임자를 임명토록 했으며, 각급선거관리위원회의 경우 사무처장 및 사무국·과장이 개인정보보호책임자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했다.
이 외에 제7조에서 개인정보파일의 등록·공개에 관한 업무를 전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운영해야 한다는 조항을 뒀으며, 제8조와 제9조에서는 5만명 이상의 민감정보 또는 고유식별정보의 처리가 수반되는 개인정보파일을 구축·운용 또는 변경하려는 경우, 50만명 이상 개인정보파일을 구축·운용하는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 내외의 개인정보파일과 연계·연동하려는 경우, 그리고 100만명 이상의 정보주체에 관한 개인정보 파일의 경우에는 개인정보 영향평가를 받도록 한 조항도 포함됐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중요한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개인정보보호규칙을 제정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된 지 1년이나 지난 시점이어서 규칙 제정이 상당히 늦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규칙제정이 늦어진 점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담당관실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의 디도스 논란과 올해 국회의원 선거, 국감 등의 빠듯한 일정과 함께 재외선거를 처음 도입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확정된 후, 규칙을 제정할 필요성으로 인해 준비가 늦어진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개인정보보호 규칙을 보다 철저하게 시행함으로써 유권자들의 개인정보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보안전문가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된 지 1년이나 지났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인정보보호 규칙이 이제야 제정됐다는 사실이 너무 놀랍다”면서도 “대선을 앞두고 있고, 수천만 명에 이르는 유권자들의 개인정보보호를 책임져야 하는 만큼 좀더 철저한 보호대책 마련과 시행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대선을 50여일 남긴 시점에서 수천만 명에 이르는 국내·해외 유권자들의 정보를 보관·관리하게 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게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개인정보보호 규칙 제정이 뒤늦게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지금부터 대선 때까지 유권자들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어떻게 관리하고, 보호하느냐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상과 신뢰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권 준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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