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관통하는 보안 소식] 2024년 6월 4주차, ‘Extreme’

2024-06-2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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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의 의무 하즈에서부터 카스퍼스키에 튄 불똥까지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2024년 6월 4주차 <보안뉴스>가 선정한 키워드는 ‘Extreme’이다. 뜨거운 기온으로 인해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러시아 연방의 한 공화국에서는 극단주의자들로 보이는 듯한 세력이 테러 사건을 일으켜 여러 명이 사망했다. 프랑스 대통령은 양극단으로 몰려가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내전’까지 운운하며 경고했고, 미국과 러시아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 관계 회복을 꿈꾸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인다.

1. 극단적 기후
무슬림들에게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의식 중 하나인 하즈가 최근에 있었다. 올해에는 6월 14일부터 시작해 6월 19일에 끝났다. 이 기간 동안 많은 무슬림들이 순례 길에 올랐다. 무슬림이라면 하즈 기간 동안 세계 어디에 있든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성지를 방문하여 종교 의식을 치러야 하는데, 이는 무슬림들에게 있어 5대 의무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과 재정이 허락하는 한 일생에 한 번은 하즈 의식을 치러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기간 동안 수많은 인파들이 사우디 메카로 몰린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문제는 기간과 장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매우 더운 것으로 유명한 사막의 나라이고, 6월은 한창 여름이 진행되고 있을 시기다. 게다가 요즘은 기후 변화 때문에 난리인 때다. 악조건이 겹쳤다. 사우디 측에서도 매년 수많은 순례자들이 메카를 방문하는 것을 알고 있고, 악조건이 겹친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원 봉사자들을 모집하고 시원한 물과 양산을 준비해 순례자들에게 나눠주었다. 하지만 50도를 넘나드는 기후 속에서 이는 역부족이었다. 더위를 피할 시설을 마련하고, 순례자들이 타고 다닐 차량도 준비했다.

사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위험을 익히 알고 있었고, 그래서 미리 순례자들의 신청을 받았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방문이 가능한 사람들을 골라냈다. 더위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만한 인파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절차였다.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과 교육을 통해 혹서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렸다. 하지만 ‘코란에 명시된 의무’라는 게 너무나 강력하게 작용했고, 수많은 무슬림들이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았어도 메카를 향해 떠났다. 등록되지 않았기에 사우디가 제공하는 차량을 이용할 수도 없었고, 물이나 양산도 받을 수 없었으며, 더위를 피할 만한 시설을 누리지도 못했다.

이런 모든 상황이 겹쳐 결국 대참사가 일어났다. 무려 1301명이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다. 그 중 이집트인들이 658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인이 그 다음으로, 577명이 사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1301명 중 83%가 정식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신청했지만 떨어진 사람들이었다고 발표했다. 나라가 제공하는 안전 장치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태양열에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었다.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안전히 하즈를 마무리 할 수 있었기에 사우디 보건부는 이번 하즈 행사를 성공적으로 관리했다고 자축하고 있다.

2. 다게스탄 테러 사건
러시아의 다게스탄 공화국에서 주초부터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다게스탄은 러시아 남부에 있는 자치 공화국으로, 러시아 연방에 속해 있다. 인구는 약 300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다수가 무슬림이다. 테러 공격은 데르벤트와 마하치칼라라는 도시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정교회의 사원들에 무장 괴한들이 쳐들어가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한 것인데, 이 때문에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정교회에서 강림절 혹은 오순절이라고 하는 절기를 맞이하여 중요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경찰이 곧 현장에 도착했고 공격자들과 총격전을 벌였다. 그러면서 인명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경찰관들만 17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범인으로 보이는 이들 중 일부가 당하기도 했는데, 6명이 죽고 숫자가 불분명한 나머지가 도주했다. 이 때문에 도시가 일시적으로 봉쇄되기도 했었지만 아직까지 도주한 범인들을 체포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교회 행사 기간 동안 정교회 시설들을 겨냥해 실시된 공격이었고, 다게스탄은 무슬림들이 대부분인 도시이며, 과거에도 다게스탄에서는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이 테러 사건을 여러 번 일으킨 바 있다는 것만 봐도 무슬림과 관련된 테러 행위로 의심되는 사건이다.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이 타종교인들을 공격하는 건 여러 무슬림 지역에서 심심찮게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게다가 러시아어 기반 무슬림 매체인 알아자임(Al Azaim)의 경우 ISIS와 관련이 있다는 기사를 보도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아직 러시아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 사건의 배후나 피해 규모에 대해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와 NATO에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에 외부 세력이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NATO를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을 뒷받침 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부의 실패’를 덮으려 한 것인데, 이 전략이 얼마나 통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내부의 실패’란 결국 푸틴의 내정 실패를 의미한다. 푸틴의 러시아 연방은 오래 전부터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으로부터 러시아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22일에도 모스크바의 콘서트 홀에서 벌어진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행위로 인해 145명이 사망하는 등 최근에만 연달아 그의 약속은 깨지고 있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적들을 견제하고,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면서 내부의 안전을 꾀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 프랑스 분위기
유럽연합 선고의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프랑스가 난리다. 유럽연합 의회 선거를 통해 프랑스 국민들이 극우로 분류되는 정당과 지도자들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현 마크롱 대통령과 행정부의 발등에 급한 불이 떨어졌다. 프랑스 정권을 바꾼다는 내용의 선거는 아니었지만, 다음 선거에서는 마크롱을 갈아치우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선거 결과였다. 그래서 마크롱은 ‘정말로 극우를 선택할 것이냐?’고 국민들에게 직접 묻겠다며 긴급 총선을 제안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그리고 이번 주말 동안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르펜이 이끄는 극우 정당인 RN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음이 드러났다. 참고로 마크롱의 연합 정부는 중도에서 살짝 왼쪽으로 꺾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말의 결과에 따르면 RN이 35~36%의 지지율을, 그 반대편에 있는 좌파 연합이 27~29.5%의 지지율을, 마크롱의 중도파가 19.5~22%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마크롱이 대패했다고 요약할 수 있다.

여론 조사에서 대차게 밀린 마크롱은 이번 주 극단적인 왼쪽이나 극단적인 오른쪽 모두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한 팟캐스트에 나와서 한 발언으로, 1차 여론 조사 결과에서 자신보다 앞선 두 단체들을 모두 비판한 것이다. 그의 정확한 발언은 이랬다. “극우는 나라를 분열시켜 사실상 내전으로 내몰고, 극좌는 일종의 공산주의로 향해 나아간다.” 제2의 마크롱이라고 불리며 프랑스 정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현 총리 아탈은 RN의 경제 계획은 재앙 그 자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여론 조사를 통해 드러난 건 마크롱의 패색이 짙다는 것 외에, 프랑스라는 나라가 양극으로 갈렸다는 것이기도 하다. 좌우 양쪽에서 서서 서로를 비난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점점 프랑스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즉 ‘증오’를 기반으로 한 지지의 분위기가 나라 전체를 휩쓸고 있고, 그런 와중에 패배에 내몰린 마크롱마저 극우와 극좌를 비판하면서 선거 결과를 반전시키고자 하니 국민들은 더더욱 비난과 증오를 바탕으로 지지할 세력을 선택하게 된다. 한 마디로 증오의 굴레에 모두가 빠져간다는 것으로, 이렇게 될 경우 유권자들의 표는 극단을 향해 갈 수밖에 없다.

마크롱의 제안으로 치러질 긴급 총선은 6월 30일과 7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4. 극한을 달리는 미-러 관계
러우 전쟁으로 인해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 전쟁이 속전속결로 금방 끝났다면 모르겠는데, 벌써 2년 넘게 이어지고 있어 러시아와 미국 사이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유명 보안 업체 카스퍼스키에 불똥이 튀었다. 가벼운 불똥이 아니었다. 카스퍼스키가 화상을 입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이번 주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보안 업체 카스퍼스키가 개발한 백신 소프트웨어들이 미국 내에서 판매되지 못하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스퍼스키가 러시아 정부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카스퍼스키가 러시아 정부와 내통하고 있었다는 게 아니라, 러시아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기업이라면 러시아 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가 카스퍼스키를 압박하여 소프트웨어에 백도어나 각종 위협들을 심으라고 지시한다면, 카스퍼스키로서는 거부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9월 29일부터 카스퍼스키는 미국 내에서 자사 제품의 판매나 재판매, 라이선싱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심지어 기존 제품의 업데이트도 불가하다. 카스퍼스키의 제품을 다루던 판매 대행 업체들까지도 사업을 접어야 하는 수준의 조치다. 미국 정부는 이미 트럼프 정부 때부터 카스퍼스키와 러시아 정부의 연관성을 의심하며 카스퍼스키를 견제하긴 했지만,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시장에서 이처럼 광범위한 금지 조치를 결정한 적은 없었다. 연방 정부 기관에서만 금지됐던 게 전부였다.

미국은 비슷한 이유로 중국의 제품과 서비스들도 견제하는 중이다. 화웨이가 가장 처음 거론되고, 가장 세게 맞았다. 그 다음은 틱톡이었다. 미국이 중국 기업들을 겨냥하여 제한적인 조치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나온 이유는 “중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와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상의 독재 국가나 다름 없는 러시아와 중국이기에 자국 기업들을 정부가 통제하려 하는 건 사실이고, 국내법도 그런 식으로 제정되어 있어 미국의 이런 주장들에 반박할 여지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카스퍼스키는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미국 정부의 판매 금지 처분을 취소시킬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할 만한 행동은 그 어떤 것도 해본 적이 없으며, 미국을 위험하게 할 그 어떤 계략이나 음모에도 가담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카스퍼스키 제품 금지 처분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사업자 기업의 규모는 영업 비밀에 속해 공개되지 않고 있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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