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박미영 기자] 정부출연연구원 최다 창업기업을 배출하고 있는 연구원이 창업한 기업 50여개가 참여하는 패밀리데이 행사를 개최해 기술창업의 붐 조성과 함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29일 ‘ETRI 연구원 창업기업 패밀리데이’ 행사를 개최, 전문가 특강 및 창업기업 간 네트워크 공유의 자리를 만들어 호응을 얻었다.
ETRI가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지난 2011년 이후 정부출연연구원 최초로 연구자 창업을 지원하는 ‘연구원 예비창업지원제도’를 통해 창업한 50여개 창업기업 대표 및 임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TRI 창업기업은 지난 2011년 이후 현재까지 82개사로, 본 실적은 정부출연연구원 창업기업의 약 34%를 차지하는 최다 수치다. 이들 기업가치는 작년 기준 약 4,115억원에 이른다. 또한, 기업생존율도 5년 내 85%, 현재까지 생존율이 74%를 차지할 정도로 지속 가능한 성장이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ETRI는 출연연 최다인 90개의 ETRI 연구소기업도 배출했다. 아울러 지난 2019년에 수젠텍·신테카바이오, 2021년에는 진시스템·마음에이아이(구 마인즈랩)를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이로써 명실상부한 출연연 벤처창업사관학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ETRI 연구원 창업기업 중 기업의 대표적인 질적 우수 사례도 눈에 띈다. 먼저, 호전에이블은 반도체 접합 소재 기업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첨단 소재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전극에서 접합 소재, 2차전지에 이르기까지 고도 성장을 이루고 있다. 스타트업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서 추진한 ‘K-선도 연구소기업 1호’로 선정된 기업이다.
루센트블록은 ‘소유’라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으로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기업 선정 및 혁신금융서비스 기관’으로 지정됐다. ‘소유’는 고가의 상업용 부동산을 증권화해 소액 단위로 투자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서비스다. 지난 2021년 5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 다시 한번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블루타일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민간이 조성한 ‘공공기술사업화 1호 펀드의 첫 투자 대상’으로 선정돼 AI 머신비전 및 펨토초 광원기술을 사업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머신비전 솔루션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 공정 혁신과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제조 분야 수요에 맞는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페블러스는 데이터 중심 AI 기업이다. 2022년도에는 총 5,420개 팀이 참가한 ‘도전 K-스타트업 왕중왕전에서 특허청장상을 수상했다. 데이터를 가공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기업으로, 인공지능을 위한 데이터를 주로 다룬다. ‘데이터 클리닉’ 솔루션은 데이터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 이미징으로 진단하고, 진단 리포트를 통해 처방을 내리고 합성데이터로 치료한다.
이처럼 ETRI 연구원 기술창업은 질적·양적 모든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고 출연연 기술창업의 선도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ETRI는 연구자 창업과 같은 기술창업 기업들이 회사 운영에서 어렵거나 놓치기 쉬운 투자·회계·법률·특허에 대해 △이노폴리스파트너스 이상진 대표 △회계법인 신승의 박형수 회계사 △법무법인 디라이트의 신재훈 변호사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의 박지연 변리사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초청해 맞춤형 특강도 진행했다.
대전시 한선희 전략사업추진실장은 “대전은 과학기술 도시이자 기술창업의 도시다. ETRI 연구원 창업기업과 같은 첨단 기술기업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대전시가 물심양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엔젤투자협회 김채광 부회장도 “ETRI는 출연연 기술창업의 벤처창업사관학교이고 앞으로 더 많은 연구자가 공격적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ETRI 방승찬 원장도 “ETRI의 혁신 성장 차원에서라도 연구원 기술창업 강화를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에트리홀딩스, 한국과학기술지주와의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을 통해 ETRI 창업기업이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본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국회의원이 참석, ETRI 창업기업들에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조승래 의원은 “ETRI 연구원 창업은 출연연 기술창업의 모범 사례이고 우리나라를 이끌고 갈 유니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보며 국회 차원에서도 출연연 기술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TRI는 1990년부터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 체계적으로 창업 활동을 장려했다. 1998년에는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창업보육공간·시험인프라 등을 제공했고 2010년에는 정부출연연구원 최초로 기술지주회사인 에트리홀딩스를 만들어 현재와 같은 기술창업 지원 기틀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제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을 접목해 대형·융합성과 창출을 도모하는 ‘기획 창업’ △R&D 단계부터 시장 수요-비즈니스모델 수립-창업까지 전 주기를 고려하는 ‘창업일체형 R&D 사업’ △기술사업화플랫폼·E-케어프로그램·내/외부 사업 연계를 통한 ‘법인 설립 후 사후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ETRI는 지난 30여년간 끊임없는 지원과 시행착오, 노하우를 바탕으로 단순히 창업기업 배출에 그치지 않고 기술창업 생태계를 선도하면서 발굴-보육-성장 지원-회수-재투자 등 기술창업 선순환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박미영 기자(mypark@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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