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드3색 가상 인터뷰] 좋은 드론, 무서운 드론, 이상한 드론

2023-03-26 22:07
  • 카카오톡
  • 네이버 블로그
  • url
사람을 구하는 좋은 드론, 생명 위협하는 무서운 드론, 해킹 당한 이상한 드론
보안 취약성이 드론의 가장 큰 약점... 드론 제작 단계부터 보안 지침사항 필요


[보안뉴스 박은주 기자] 사람이 타지 않고 무선 전파나 자율 항법 장치에 의해 조종되는 비행 물체를 ‘드론’이라 한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드론이 국경인 38선을 넘는 사건이 벌어졌다. 무인기는 보안상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된 용산 대통령실 인근까지 침범했다. 이는 9.19 군사 합의를 위반한 주요 안보 위협으로 다가왔다. 반면, 생명을 구하고 재난에 대응하는 드론도 있다. 실종자를 수색하고 산불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드론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쓰이는 목적에 따라 사람을 구조하는 좋은 드론,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드론, 해킹을 당해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사용되는 이상한 드론도 존재한다. 위 세 가지 드론을 가상 인터뷰이로 모셔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미지=utoimage]

각자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좋은 드론 : 사고나 재난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돕습니다. 구조대원이 직접 수색하기 위험한 현장에서 사람의 눈과 귀가 됩니다. 높은 하늘에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니 산림, 해변 같은 광범위한 면적의 정보를 수집하고 실종자를 찾아냅니다. 화재 현장에서는 주불의 위치를 파악해 화재진압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 외 교통관리, 농약살포, 건설 현장 측량 업무를 하는 드론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이 안전하고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무서운 드론 : 국가의 군대 소속으로 대개 전쟁에 가담합니다. 적진을 정찰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공격을 진행하는데요. 특히, 우리 중에서도 자폭 드론은 전장에서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폭탄, 수류탄 같은 살상 무기를 달고 날아가 공격 지점을 불바다로 만들죠. 드론은 비행 고도가 낮아 레이더로 탐지가 어렵습니다. 조종을 통해 날아가기 때문에 값비싼 추적 시스템도 필요 없죠. 이런 장점으로 현대 전쟁에서 우리 드론의 가치가 높아졌습니다. 은밀하게 적진에 다가가 적군의 요충지를 파괴해 전쟁의 흐름을 뒤바꿔 놓는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죠.

이상한 드론 : 저는 좋은 드론이기도 하고 무서운 드론이기도 했습니다. 분명한 건 해킹되고 나서 계획대로 움직여지질 않았습니다. 분명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려 날아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낯선 곳으로 떨어지거나 움직임이 먹통이 되곤 합니다. 혹은 가짜 신호에 속아 통제력을 잃게 되죠.

일하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였나요?
좋은 드론 : 사람을 구하는 모든 순간이 다 보람찹니다. 2022년도 가을에 치매 걸린 노인이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노인이 수풀속으로 들어가 소방대원이 찾기엔 어려움이 있었죠. 상공에서 우거진 수풀을 바라보니 작지만 사람 형상이 보였습니다. 실종자를 발견했을 때 쾌감을 잊을 수 없어요. 2020년엔 장마 비가 억수로 내려서 마을에 고립된 심장질환자에게 약을 전달하기도 했죠.

또한, 열화상 카메라를 달고 야간 진화 작전에 투입됐을 때, 거센 화마가 산을 집어삼키는 상황에서 주불을 잡아 서서히 불길이 잦아드는 걸 보고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2022년에만 1월부터 9월까지 화재출동 753회, 구조·수색 현장에는 1,290회 등 총 2,043회 출동했습니다. 2,043회 모두가 보람찼어요.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시민의 재산을 지키는 일은 늘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무서운 드론 : 역할마다 다르지만 정찰할 땐, 침입에 성공했을 때죠. 지난해 12월 북한에서 넘어온 드론도 그랬을 겁니다. 한국의 대통령실 경호 상공까지 진입했으니까요. 얼마나 뿌듯하겠습니까. 공격용 드론은 목표물에 정확히 도착해 폭탄이 터지는 순간이겠죠. 최고의 순간 생을 마감하는 겁니다. 명예로운 죽음이죠. 요즘 러시아, 우크라이나에서 자폭 드론이 많이 사용된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은 전쟁이 있는 곳에 언제나 공격용 드론이 있으니까요. 자폭 드론에는 명예로운 칭호가 따라붙습니다. ‘킬러 드론’, ‘가미카제 드론’입니다.

이상한 드론 :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제 목적과 용도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까요. 대표적인 사례로 2011년 이란이 미 공군 소속의 드론을 강제로 착륙시킨 적 있습니다. 미국 드론의 GPS 연결을 차단하고 암호화되지 않은 GPS 주파수를 찾도록 조작했죠. 그다음 아프가니스탄 기지에 접근하는 것처럼 가짜 신호를 보내 이란 영토로 착륙을 유도했습니다. 사찰 대상의 손에 사찰 무기가 들어가게 된 거죠.

군사 강국으로 유명한 미국의 드론이 해킹됐다니 다들 놀랐습니다. 저도 해킹당하지 않을까 두려웠습니다. 소임을 다했을 때 가장 보람차겠지만 해킹을 당한 후에는 기지로 돌아가거나 비상 착륙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보안 취약성이 드론의 가장 큰 약점입니다. 어떤 드론이나 조심해야 하죠.

앞으로 어떤 드론이 되고 싶나요?
좋은 드론 : 인명을 구조하고 사람들이 더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 동료 중에는 고층건물 화재 시 화재를 진압하는 ‘군집 드론’이나 이동통신이 안 되는 상황에 대체 가능한 LTE·5G를 제공하는 ‘통신 중계 드론’, 구조 대상자 또는 화물을 위험지대에서 안전지대로 이송하는 ‘들것 드론’이 연구 개발 중에 있습니다. 우선 배터리 문제를 해결해 장시간 임무에 안정적으로 기동 가능하도록 성능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긴박한 재난 상황에서 우리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셔서 국민의 생명 보호와 안전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무서운 드론 : 최근 저의 롤 모델은 이스라엘의 공격용 드론 ‘라니우스’입니다 . 군인으로 비교하자면 특전사죠. 라니우스에는 AI 시스템이 탑재돼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적의 존재를 식별합니다. 건물 내부에 숨어들어 저격수나 병사 뒤로 조용히 다가가 공격합니다. 문이 닫혀있다면 문 아래쪽으로 내려앉아 있다가 문이 열리면 정찰 또는 자폭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에 더해 앞으로는 사람들이 공격을 감행할 때 더욱 편리하도록 돕고자 합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도록 말이죠. 나머지는 우리 드론이 알아서 처리하는 겁니다. 공격지점과는 먼 곳에서 버튼 하나로 공격을 지시하면 현실감은 떨어져 전쟁의 참상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을 덜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저희 드론들은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저의 역할이고 운명이니까요.

이상한 드론 : 해킹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민간과 군 구별 없이 다양하게 드론이 이용되고 있는 요즘 보안은 더욱 중요한 사안이죠. 안전의 문제니까요. 드론이 해킹에 취약한 건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무선 통신망을 이용해 원격 조종되기 때문에 PC와 서버의 통신망보다 해킹이 수월하거든요. 드론 제작 단계부터 보안 관련 지침이 마련되는 등 뾰족한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만일 해킹이 됐을 때 자동으로 회귀하는 시스템이나 위험요소 탐지 시 자동으로 착륙하는 기능도 필요합니다. 저, 다시는 해킹되고 싶지 않거든요. 제발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박은주 기자(boan5@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관 뉴스

헤드라인 뉴스

TOP 뉴스

이전 스크랩하기


과월호 eBook List 정기구독 신청하기

    • 가시

    • 인콘

    • 엔텍디바이스코리아

    • 이노뎁

    • 다봄씨엔에스

    • 아이디스

    • 씨프로

    • 웹게이트

    • 엔토스정보통신

    • 하이크비전

    • 한화비전

    • ZKTeco

    • 비엔에스테크

    • 비엔비상사

    • 원우이엔지
      줌카메라

    • 지인테크

    • 그린아이티코리아

    • 이화트론

    • 다누시스

    • 테크스피어

    • 렉스젠

    • 슈프리마

    • 혜성테크윈

    • 시큐인포

    • 미래정보기술(주)

    •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 비전정보통신

    • 경인씨엔에스

    • 지오멕스소프트

    • 성현시스템

    • 디비시스

    • 다후아테크놀로지코리아

    • 동양유니텍

    • 이앤엠솔루션

    • 세연테크

    • 트루엔

    • 위트콘

    • 투윈스컴

    • 이에스티씨

    • (주)우경정보기술

    • 주식회사 에스카

    • 이오씨

    • 넥스트림

    • 넷앤드

    • 에스지앤

    • 베스핀글로벌

    • 체크막스

    • 프렌트리

    • 신우테크
      팬틸드 / 하우징

    • 에프에스네트워크

    • 앤디코

    • 케이제이테크

    • 알에프코리아

    • 사라다

    • 아이엔아이

    • 포엠아이텍

    • 새눈

    • 창성에이스산업

    • 한국씨텍

    • 태정이엔지

    • 네티마시스템

    • 에이앤티코리아

    • 유투에스알

    • 구네보코리아주식회사

    • (주)일산정밀

    • 이스트컨트롤

    • 에스에스티랩

    • 에이앤티글로벌

    • 주식회사 알씨

    • 현대틸스
      팬틸트 / 카메라

    • 지에스티엔지니어링
      게이트 / 스피드게이트

    • 유에치디프로

    • 두레옵트로닉스

    • 엘림광통신

    • 티에스아이솔루션

    • 포커스에이치앤에스

    • 보문테크닉스

    • 휴젠

    • 메트로게이트
      시큐리티 게이트

    • 글로넥스

    • 신화시스템

    • 세환엠에스(주)

    • 유진시스템코리아

    • 카티스

    • 유니온커뮤니티

Copyright thebn Co., Ltd. All Rights Reserved.

MENU

회원가입

PC버전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