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텍스 거래소, 문제 알고 있었지만 거액 손실 막지 못해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지난 주 수요일 해커원(HackerOne)이라는 버그바운티 플랫폼에 한 취약점에 대한 보고서가 올라왔다. 모네로 암호화폐 지갑에 있는 치명적인 취약점이었으며, 이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곧바로 공격해 돈을 탈취하는 게 가능해진다는 내용이었다.

[이미지 = iclickart]
그런데 이 ‘보고서’ 내용이 실제로 일어났다. 바로 알텍스(Altex.exchange)라는 거래소에서였다. 공격자들은 보고서에 적힌 모네로 취약점을 통해 ArQmA(ARQ) 코인을 대량 훔쳐갔다. ARQ 코인은 모네로에서 하드포크된 코인이다.
처음 취약점을 발견한 건 제이슨 라인랜더(Jason Rhinelander)라는 전문가로, 모네로도 이 보고를 받고 곧바로 취약점을 패치했다. 라인랜더에 의하면 이 취약점은 지갑의 잔액 표시와 관련된 ‘비즈니스 로직’에 있는 것으로, 거래소에서의 화폐 교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네로 코인이 복제된 거래 공공 키(tx pub key)를 가지고 거래소로 이동할 때, 코인의 개수를 두 번 셀 수 있게 되는 취약점으로 잔액이 실제 액수보다 두 배로 늘어나게 됩니다.” 라인랜더는 “공격자가 이 공격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면 거래소 내 잔액을 커다랗게 부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알텍스라는 교환소에서 일부 공격자들이 네 개의 지갑을 통해 거래소에 존재하는 모든 ARQ 코인을 쓸어가는 데 성공했다. 모네로 취약점이 알려지고 패치가 진행되기 전에 공격자들이 손을 쓴 것.
흥미로운 건 알텍스가 모네로 기반 코인들에 이런 ‘두 번 세기’ 취약점이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7월 초 트위터와 게시판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모네로 기반 코인에서 셈을 두 번하는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고객들에게 알렸으며, 해결책도 이미 발견된 상황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그 시점까지 해당 취약점에 의해 영향을 받은 코인이 없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그런 발표가 있고 한 달도 지나지 않은 7월 30일, 알텍스는 “두 번 계산하는 버그 때문에 거액의 금융 손실이 발생했다”는 걸 인정했다. “현재 저희 거래소가 취급하는 코인들 중 두 개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모네로 코드베이스를 가진 코인들에 있는 ‘두 번 세기’ 취약점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도 해결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교환소는 거액의 돈을 잃어버렸고, 후속 조치를 통해 돈을 훔쳐간 사람들이 인출할 수 없도록 손을 썼습니다.”
그러면서 알텍스는 “문제의 근원은 코인 소프트웨어에 있는 것이며, 알텍스 거래소의 자체 시스템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현재 여러 개발사와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의뢰한 상태이며, 가장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8월 1일, 해커원에는 다섯 개의 모네로 관련 버그가 추가로 공지됐다. 두 개는 비즈니스 로직에서 발견된 위험한 오류이며, 거래 공공 키(tx pub key) 기록 방식과 관련되어 있다. 첫 번째 버그의 이름은 모네로무(moneromooo)이며, show_transfers를 통해 기록된 금액에 오류가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보안 전문가 스콧 만셀(Scott Mansell)이 발견한 것으로 공격자들이 모네로 거래를 조작해 돈을 받는 지갑이 실제 받은 돈보다 두 배 더 받은 것처럼 시스템에 기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3줄 요약
1. 모네로 기반 코인들에서 치명적인 취약점 발견됨. 전송된 실제 금액과, 표기되는 금액에 차이가 생기게 하는 것임.
2. 알텍스라는 교환소에서 실제로 사건이 발생해 큰 금액이 사라짐.
3. 8월 1일에는 이와 비슷한 취약점이 추가로 네 개나 더 보고됨.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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