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여건 속 묵묵히 일하는 보안전문가들 사기 저하
사이버범죄자 검거율·형량 높이고 부당수익 철저히 환수해야
[보안뉴스 권 준 기자] 최근 해커들이 경찰 신고가 어려운 불법 도박 사이트를 타깃으로 해킹행위를 일삼아 막대한 이득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찰 수사결과 해커들은 수개월 만에 6억원에 달하는 부당 이득을 챙긴 것도 모자라 자신들의 SNS에 5만 원짜리 돈다발을 늘어놓거나 고급 외제차 운전석 옆에 5만원을 쌓아놓고 소위 ‘돈자랑’을 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지난해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는 랜섬웨어로 천문학적인 비트코인을 벌어들이고 있는 일부 국내외 해커들이 블랙마켓 등에 자신들의 전자지갑을 자랑스레 공개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 보안전문가에 따르면 랜섬웨어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해외의 한 해커는 한화로 1,700억 원어치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담겨 있는 전자지갑을 공개했고, 우리나라의 한 해커도 4억5천만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자랑스럽게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불법 도박사이트 해킹이나 랜섬웨어 악성코드 유포 등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 있는 해커들의 행위가 SNS를 통해 전파되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보안전문가들의 푸념 섞인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오르지 않는 연봉, 다른 부서와의 갈등에다 보안사고 발생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 보안담당자들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안업체 종사자들이 파렴치한 일부 해커의 ‘돈자랑’에 사기가 저하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최근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을 빗대 “내가 이러려고 보안담당자 됐나? 자괴감 든다”는 발언이 등장하는 등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보안전문가가 아닌 사이버범죄자인 해커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해커들의 검거율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해킹 툴을 이용해 불법 도박사이트 등을 해킹하는 낮은 수준의 해커들은 검거가 비교적 쉽지만, 랜섬웨어를 제작·유포하는 등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춘 해커조직들은 자신들의 흔적을 교묘히 지우거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회하기 때문에 추적 및 검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해킹기술을 이용해 범죄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끝까지 추적·검거돼 높은 형량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검거율과 범죄형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해킹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원까지 철저히 환수하고, 부당이익의 몇 배, 몇 십 배에 달하는 무거운 벌금을 매길 수 있는 법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 준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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