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판] 지난 한 주를 뒤흔들었던 오픈AI 쿠데타 사건 총정리

2023-12-0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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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챗GPT를 발표하며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오른 회사 오픈AI가 갑작스레 회사의 얼굴과 같았던 인물인 샘 알트만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온 IT 업계가 들끓었다. 현 시점에서 인공지능이라는 기술 자체를 대변하는 인물과 회사 사이의 불화이니 이목을 끌지 않을 수 없었다.

[보안뉴스= 셰인 스나이더 IT 칼럼니스트] 지난 한 주는 오픈AI에서 일어난 ‘쿠데타’로 IT 업계 전체가 시끌시끌했었다. 이제는 다시 평화가 찾아온 듯 하지만 내부 사정이야 내부에서만 상세히 알고 있을 뿐 바깥에 있는 관찰자들에게 제공되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다. 인공지능은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서 자리 매김하고 있으며, 그런 분야에서도 독보적으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오픈AI인지라 이 사건에 온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복기해본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11월 17일, 금요일
기분 좋게 주말을 기다리던 금요일 오후 오픈AI가 갑자기 회사의 얼굴이자 챗GPT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인물인 샘 알트만(Sam Altman)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그냥 유명 인물이 아니라 회사의 CEO였다. 이 발표가 나가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오픈AI의 회장인 그렉 브록만(Greg Brockman) 역시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대중들에게까지 전파한 기술인 챗GPT가 공개되고서 약 1년이 지난 시점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1년 동안 인공지능 업계는 말 그대로 거대한 변혁을 목격했다. 수많은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을 실질적으로 도입하기를 망설이지 않았고, 세계 유수의 전문가들이 앞 다투어 인공지능을 규제할 방법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결국 강대국이라 하는 국가들의 수장들까지 나서서 손을 맞잡기에 이르렀다. 그 1년 동안 수많은 매체들이 매일처럼 인공지능을 헤드라인에 올렸다.

생성형 인공지능과 챗GPT가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주목을 받으면 받을수록 알트만에 대한 주목도도 올라갔다. 그는 회사의 얼굴이었다. 인공지능 규제와 관련하여 미국 의회의 소환을 받아 공청회에 나선 것도 바로 알트만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회사에서 쫓겨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자리는 임시로 CTO였던 미라 무라티(Mira Murati)가 맡게 되었다. 브록만의 경우 회장직에서 물러나긴 하지만 회사를 떠나는 건 아니라고 오픈AI가 발표했다. 하지만 브록만이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그만둔다”고 알렸다.

회사 측은 다시 한 번 “CEO인 알트만의 해고는 이사회 전 인원이 꼼꼼하게 점검하고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하며 “이사회와의 소통에 있어서 솔직하지 못한 모습을 일관적으로 보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 일이 너무 누적돼 “오픈AI를 계속해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신뢰를 더 이상 주기 어렵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도 회사 블로그를 통해 이사회는 “알트만이 그 동안 오픈AI를 위해 보여준 헌신에 감사한다”고 썼다.

이사회는 빠르게 움직였다. “CEO를 공석으로 둘 수 없다”며 “연구, 제품, 안전 부문을 총괄해 왔던 미라 무라티라면 임시 CEO를 맡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발표했다. “지금의 과도기를 훌륭히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데에 의심이 없습니다.”

참고로 오픈AI의 이사회는 다음과 같은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1) 수석 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
2) 쿼라(Quora)의 CEO인 아담 댄젤로(Adam D’Angelo)
3) 테크놀로지 기업가인 타샤 맥케일리(Tasha McCaley)
4) 조지타운 보안 및 최신 기술 센터(Georgetown Center of Security and Emerging Technology)의 헬렌 토너(Helen Toner)

올해 38세인 알트만은 2015년 오픈AI의 창립에 함께했었다. 이런 일이 있고나서 알트만은 엑스를 통해 “오픈AI에 있는 모든 시간을 사랑했다”며 “나에게는 변화의 시간이었고, 희망하기는 세상도 조금은 그러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재능이 넘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 역시 기쁨이었다”며 “이후 일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도 썼다.

최근 오픈AI는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문제를 고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식의 총 가격은 860억 달러였다. 챗GPT의 선풍적 인기로 오픈AI의 시장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 있었다. 챗GPT야말로 핵심 중 핵심이라는 의미인데, 알트만의 갑작스런 해고로 이 챗GPT에 영향이 있지는 않을까?

포레스터(Forrester)의 분석가 로완 쿠란(Rowan Curran)은 “이번 사건이 챗GPT라는 상품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갑작스러운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오픈AI가 가진 기존 기술력이나 제품과 서비스와는 무관해 보입니다. 여태까지 공개된 자료만 보면 알트만이라는 개인과 관련된 문제이지 사업적 방향이나 기술력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거든요. 물론 진짜 중요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우리가 아는 게 많이 없는 게 사실이죠.”

쿠란은 오히려 시장 전체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금 인공지능 시장에서는 첨예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지요. 기존 강자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새내기들도 적잖이 이곳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요. 알트만은 이런 변화무쌍한 시장에서 홀로 우뚝 서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인물이 하루아침에 해고될 수 있다는 게 이 시장에 이런 저런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말이죠.”

11월 20일, 월요일
주말이 시작되기 직전 발표된 갑작스런 결정으로 오픈AI와 테크 업계가 주말 내내 시끄러웠다. 주요 매체들은 알트만의 사진을 전면에 실으며 오픈AI에서의 일을 헤드라인으로 내세웠다. 세상이 온통 오픈AI와 알트만의 이야기로 활활 타올랐다. 그리고 일요일 밤 오픈AI의 가장 큰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샘 알트만이 이끄는 새로운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하며 다시 한 번 불을 지폈다. MS의 CEO인 사티아 나델라도 이사회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놀라며 크게 분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주말이 끝나고 회사로 복귀한 오픈AI의 직원들은 월요일부터 행동을 취했다. 500명 이상의 직원들이 알트만은 복귀하고 현 이사회는 전부 사임하라는 내용의 서신을 작성해 서명하고 이사회로 보낸 것이다. MS만이 아니라 직원들도 분노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MS가 알트만은 물론 오픈AI라는 회사의 주요 엔지니어들을 초빙해 100억 달러짜리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하니 눈치 볼 게 전혀 없었다.

사실 MS는 분노만 표출한 게 아니었다. 물밑에서도 바삐 대응에 들어갔다. 주말 동안 오픈AI 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관리자들을 따로 만나 알트만의 복귀를 위한 로비 작업을 주문한 것이다. 하지만 오픈AI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전 트위치 CEO인 에멧 쉬어(Emmett Shear)를 영입해 알트만을 대체하려 한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MS의 나델라는 한 밤 중에 링크드인 포스트를 공유하며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 그리고 다른 여러 동료들이 MS에 합류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새로운 인공지능 연구 팀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부터 500명이 넘는 오픈AI의 직원들은 구체적으로 이사회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사회가 사임하고 알트만과 브록만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회사를 전부 그만두고 MS로 이직하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흥미롭게도 이 서신에는 임시 CEO였던 미라 무라티와 공동 창립자이자 이사회의 일원이었던 일리야 수츠케버의 서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무라티는 그렇다 쳐도 수츠케버는 알트만의 해고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었다.

왜 수츠케버는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월요일 밤 수츠케버는 엑스를 통해 이렇게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이사회의 그런 결정에 내가 참여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후회스럽다.” 그러면서 그는 “오픈AI에 해를 가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 나는 우리가 오픈AI를 통해 이뤄낸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 회사를 다시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도 썼다.

브록만이 다시 엑스에 등장했다. 오픈AI의 주력 멤버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인공지능 벤처(위에 나델라가 쓴 내용과 관련된 단체)에 합류하게 될 거라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GPT-4 부문 책임자였던 제이콥 파초키(Jakub Pachocki)와 엔지니어인 사이몬 시도르(Szymon Sidor), 알렉산더 마드리(Aleksander Madry)와 알트만이 언급됐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새롭고 놀라운 것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브록만은 “우리의 임무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무라티를 비롯해 여러 명의 오픈AI 직원들은 같은 트윗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오픈AI는 지금의 직원들 없이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누가 봐도 메시지는 분명했다. ‘우리는 오픈AI를 버리고 언제든 MS로 합류할 수 있다’는 협박이었던 것이다. 알트만도 이 게시글에 하트 모양 이모티콘을 붙였다.

아무리 거대 투자사라고 하지만 MS가 오픈AI의 내부 사정에 이렇게 깊이 개입하게 된 것에 대해 주식 시장마저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았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MS의 주가는 2.7% 올라갔다. 이런 상황이나 오픈AI의 이사회는 큰 압박을 받게 됐다. 하지만 화요일이 다 될 때까지 침묵을 유지했다. 내부적으로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추측성 보도들이 이따금씩 나오긴 했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

무어인사이트앤스트래티지(Moor Insights & Strategy)의 CEO인 패트릭 무어헤드(Patrick Moorhead)는 “MS의 이런 대범한 움직임이 제대로 통하려면 오픈AI의 주요 ‘브레인’들이 대거 MS에 합류해야 만한다”고 말했다. “오픈AI의 직원들 입장에서는 MS만이 유일한 선택지가 아닙니다. 오픈AI의 주력 엔지니어였다는 것만으로도 갈 곳은 넘쳐납니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도 지금 이 사태를 눈여겨보고 있을 겁니다. 인재 영입의 기회로서 말이죠.”

오픈AI 내부적으로 이사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은 비단 알트만에 대한 충성심이나 애정 때문만은 아닐 거라고 무어헤드는 추측한다. “오픈AI의 직원들은 회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투자자이기도 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회사의 얼굴인 알크만이 갑자기 해고되니 주식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이런 결정 자체에 분노한 것이기도 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으로서 직원들이 반드시 알트만을 따라 MS로 간다고 보장하기는 힘듭니다.”

이번 ‘쿠데타’에 대해서 무어헤드는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표현한다. “이런 일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가치가 올라간 회사가,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단계에서 갑자기 회사의 핵심 인물을 쳐낸다니, 의아함을 넘어서 이해하기 힘든 결정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이 막 아이폰을 런칭해 화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 스티브 잡스를 해고한다고 상상해보세요. 오픈AI나 알트만 어느 쪽 편을 들지 않는 중립적 입장에서조차 납득하기 힘든 움직입니다.”

그래서인지 주말과 월요일에 나온 여러 보도들은 매우 혼잡스럽다. 오픈AI 이사회가 알트만을 다시 복귀시키려 한다는 내용도 있었고, 실제 알트만이 오픈AI의 샌프란시스코 본사 문 앞에 서서 ‘손님’ 배지를 부착하고 있는 사진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알트만 자신이 올린 사진인데, 그는 여기에 “이 배지를 차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썼다. 사람들은 헷갈리기 시작했다. 알트만이 돌아오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알트만이 오픈AI로 복귀하는 일은 없다”는 뉴스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바로 MS는 “알트만을 채용했으며 고급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알트만이 MS 직원이 됐다는 뉴스가 여기 저기 보도되었다. ‘손님 배지’ 사진이 등장하고서 불과 수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오픈AI 직원들의 서신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오픈AI의 직원들 중 대다수가 이사회의 사임과 알트만 및 브록만의 복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를 서신으로 만들고, 500명 넘게 서명했다. 그리고 이사회로 보냈다. 임시 CEO인 미라 무라티와 이사회의 일리야 수츠케버도 서명했다. “알트만과 브록만을 해고하기로 결정한 것 때문에 우리가 여태까지 해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고, 회사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내용이 서신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오픈AI를 이끌어갈 자격이 당신들에게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명백해졌다”고도 직원들은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직원들은 서신을 통해 “왜 알트만이 해고됐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알트만을 더 신뢰할 수 없다”는 모호한 이유 외에 해고 사유가 밝혀진 게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 채널을 통해 구체적 사유를 서면화 해서 공유해달라는 요청을 수없이 전달했습니다만 이사회에서는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주장에 대한 증거 역시 우리에게는 제시된 게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이사회가 직무를 유기하지 않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또 서신에는 이런 내용도 있었다. “우리 임직원 일동은 당신들에게 가장 적합한 미래를 제안합니다. 오픈AI의 과업을 위해서도, 회사 자체와 투자자들을 위해서도, 임직원과 대중들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이사들이 전부 사임하고 좀 더 경쟁력 있는 사람들로 새 이사회를 구성하는 겁니다. 그래야 회사가 미래를 향해 안정적으로 전진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우리는 당신들과 원만한 절충안에 이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이틀이나 지나도록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픈AI를 이끌어 갈 사람들로서 당신들이 얼마나 부족한지 만이 증명됐습니다. 우리는 능력과 판단력, 무엇보다 회사의 가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없음을 알립니다. 오픈AI에서 떠나 MS가 신설한 조직에 합류할 수 있으니 그리 알아두십시오.”

이런 서신 내용을 통해 알트만을 CEO로 복귀시키고자 하는 내부 분위기가 확실하게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회는 에멧 쉬어를 CEO로 초청하자는 당초의 계획을 구체화시킬 수가 없었다. 에멧 쉬어의 이름이 언급되고서 11시간이 지나도록 이사회나 쉬어 측에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침묵만이 이어졌다.

오픈AI의 투자자들까지 나서다
들고 일어난 건 내부 직원들만이 아니었다. 오픈AI의 투자자들도 화가 났다. 86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 받은 회사에 투자했다는 자부심과, 돌아오게 될 수익이 하루아침에 손상됐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회사 이사회에 손해 배상을 청구하자는 움직임도 일기 시작했다. 이러한 내용을 최초로 보도한 로이터에 의하면 투자자들이 고소를 고려하고 있으며 승소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법률 자문을 이미 받았다고 했다.

투자자들 중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는 건 MS다. 오픈AI의 지분 49%가 MS의 것이다. MS는 처음부터 오픈AI의 주력 인력들을 데리고 온다고 선포하며 사실상 오픈AI가 지금 모습 그대로 존재하기 힘들게 하겠다고 협박을 해왔다. 대주주는 인력을 가져간다고 하지, 나머지 다른 투자자들은 법적으로 압박을 가하려 하지, 오픈AI 이사회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참고로 오픈AI의 지분은 다음과 같이 나눠져 있다.
1) 49% : MS
2) 49% : 그 외 나머지 투자자(오픈AI 직원들 포함)
3) 2% : 오픈AI의 모기업(비영리 단체)

현재 오픈AI를 실질적으로 통솔하고 운영하는 건 바로 이 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비영리 단체다. 매우 희귀한 구조라고 할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오픈AI가 비영리 단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출발했기 때문이다. 오픈AI 비영리 단체의 이름은 오픈AI넌프로핏(OpenAI Nonprofit)으로, ‘오픈AI 투자자들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이롭게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한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천명하고 있다. 이 비영리 단체가 영리 기업(지금의 오픈AI)을 자기업으로 두기 시작한 건 2019년부터다.

주요 등장인물 정리
수요일쯤 되니 사태가 조금은 진정됐다. 결론에 도달한 건 아니었지만 보도 기사 수도 줄어들고 관련 소셜미디어 게시글도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물론 압박에 고스란히 노출된 이사회와 여러 아군을 얻은 알트만 사이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는 했지만 아무런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직원들이 이사회에 보낸 서신에 700명 넘게 참여했다는 것만이 새로운 소식이었다. 그러자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들 쪽으로 관심이 이동했다.

1) 재닌 코로베시스(Janine Korovesis) : 오픈AI 이사회 고문이자 금융 부문 부회장으로 직원들의 서신에 서명을 하기도 했다. 서명 하나였지만 무게감이 상당했다. 이번 사건이 커지자 링크드인을 통해 자신이 서명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고민할 것도 없었습니다. 이사회가 알트만에 대해 한 말에 근거가 없었거든요. 불명확한 근거만을 가진 이들이 인공지능 업계 전체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는 겁니다. 이 사건이 빨리 해결되고, 다시 오픈AI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2) 일리야 수츠케버 : ‘브루투스, 너도냐’라는 대사를 떠오르게 하는 인물이다. 오픈AI의 창립자는 총 세 명인데 알트만과 브록만, 그리고 바로 이 사람 수츠케버다. 브록만의 결혼식 사회를 본 것도 수츠케버라고 한다. 그런데 이 수츠케버라는 인물이 알트만과 브록만의 해고에 찬성표를 던지고, 곧바로 후회한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이다. 이사회의 결정 이후 알트만과 브록만에게 해고 소식을 알린 것도 수츠케버였다.

사실 수츠케버가 반대표를 던졌다면 알트만과 브록만의 해고도 없었을 것이었다. 수츠케버를 포함한 이사회는 알트만이 “솔직하지 못했다”고 해고 이유를 설명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고 향상시키는 속도가 너무 빠른 것 때문에 알트만과 의견 충돌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여기 저기서 나오기 시작했는데 확인되지는 않았다. 알트만은 인공지능의 규제에 크게 찬성하는 쪽은 아니었던 인물이었다.

3) 미라 무라티 : 이 사건을 통해 단 하루 동안 ‘임시 CEO’를 지냈던 인물이다. 원래는 오픈AI의 CTO였다. 이사회와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모르겠지만 임시 CEO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알트만을 복귀시키라는 직원들의 움직임에 합류했다.

무라티가 오픈AI로 들어온 것은 2018년의 일이다. 인공지능 응용 기술 부문의 부회장으로 출발했다가 2022년 CTO로 승진했다. 챗GPT와 텍스트를 이미지로 전환시키는 인공지능인 달리(DALL-E)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관련된 윤리 문제와 사회 문제에 대한 염려도 가지고 있었다. 2월 타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칠 영향들이 있다”며 “수많은 철학적, 윤리적 문제들을 고민하고 답을 찾아내는 것이 먼저”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4) 그렉 브록만 : 그렉 브록만은 오픈AI의 회장이자 이사회 의장이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는 엑스를 통해 “샘과 나는 지금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고 알리기도 했으며, “슬픈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해고 통보 직후의 마음을 표현했다. 오픈AI가 브록만이 회장직에서 물러나긴 하지만 해고되는 건 아니라고 했을 때도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는 회사를 그만둔다”고 썼다.

MS가 알트만과 브록만 모두를 채용해 새로운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꾸리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브록만은 여지없이 소셜미디어에 게시글을 남겼다. “새롭고 놀라운 것을 만들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사태를 지나며 내부 사정이 제깍제깍 알려지게 된 건 브록만의 이러한 부지런한 소셜미디어 활동 덕분이었다.

5) 사티아 나델라 : MS의 CEO다. MS는 오픈AI의 지분 49%를 독차지하고 있는 대주주다. 오픈AI의 내부 사정에 강력한 입김을 내뿜을 수 있는 인물인 것이다. 하지만 이사회는 이런 나델라에게 아무런 이야기를 사전에 하지 않았다. 알트만의 해고를 결정하고 전화로 통보한 것뿐이었다. 나델라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고, 실제로 수면 위에서나 물밑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겉으로는 오픈AI는 여전히 잘해나갈 것이라고 하면서도 뒤에서는 카라 스위셔(Kara Swisher)라는 기자와의 대담을 진행하며 “MS 없이 오픈AI도 있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MS와 상의하지 않고 중요한 결정을 내린 이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이었다. 또한 나델라는 알트만을 데려와 새로운 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했으면서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알트만이 오픈AI로 복귀할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6) 샘 알트만 : 오픈AI의 공동 창립자이자 회사 전체의 얼굴이다. 오픈AI가 현재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나 오픈AI의 상업적 성취에 그의 비중이 매우 컸다고 한다. 인공지능 규제와 관련하여 미국 의회에서 공청회를 진행했을 때 회사를 대표해서 나간 것도 알트만이었다.

그는 인공지능이 컴퓨터 소프트웨어라는 세계에 갇혀 있는 것을 절대로 바라지 않았다. 더 넓은 영역에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고, 이를 부지런히 추구해 왔다. 그래서 하드웨어 시장도 한창 두드리고 있었다. 심지어 대형 언어 모델을 돌리는 데 특화된 GPU를 스스로 개발하고자 하는 야심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사회는 알트만의 이러한 적극성 혹은 야심을 위험 요소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11월 22일, 수요일
드라마의 막이 내려졌다. 수요일 아침 오픈AI는 샘 알트만이 CEO로 복귀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한 명을 제외한 이사회 전원이 사임한다고도 밝혔다. 알트만의 복귀와 이사회의 사임을 외치던 오픈AI 내부 직원 대다수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MS CEO가 직접 참전해 주요 인력들을 다 가져가겠다고 압박한 것도 큰 결정타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새 이사회는 다음 인물들로 새롭게 구성될 것이라고 오픈AI는 발표했다.
1) 전 세일즈포스 CEO인 브렛 테일러(Bret Taylor)
2) 전 재무부 장관인 래리 섬머즈(Larry Summers)
3) 기존 이사회 구성원 중 한 명
이사회 의장은 브렛 테일러가 맡는다.

나델라는 이사회의 이러한 결정을 반기며 엑스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보다 안정적이고, 보다 현명하며, 보다 효율적인 미래 설계를 위해 꼭 거쳐야 할 단계를 지나온 것이라고 믿습니다. 샘과 그렉은 저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고, 오픈AI라는 조직에 아직 이 둘이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했습니다. 이들이 이끄는 오픈AI야말로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하고 풍성해지며 주어진 과업을 완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이런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계속해서 기대하고 있으며,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이렇게 사건이 정리되면서 MS의 주가는 1.10% 올라 377달러가 되었다.

이 사건을 지나오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던 건 일리야 수츠케버다. 공동 창립자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알트만과 브록만의 해임을 결정하는 데 찬성하는 표를 두 번이나 던지고서 곧바로 후회했던 인물인데, 향후 수츠케버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이사회에 그대로 남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추측성 보도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소셜미디어에 열정적이었던 브록만은 그다운 행보를 보였다. 오픈AI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사진을 엑스에 올리며 “돌아왔다”고 쓴 것이다.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 그의 해임이 어떤 과정을 통해 왜 결정된 것인지 상세히 조사하는 일이다. 여기에 새 CEO 알트만 본인도 동의한 상태다.

글 : 셰인 스나이더(Shane Snider),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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