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꽤나 많은 조직에서 IT 분야의 리더들은 요즘 등장하는 신기술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한 편으로는 신기술 도입이 가져다주는 각종 장점들을 설득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해당 신기술들을 도입하려 할 때 필요한 투자의 균형을 맞추고, 신규 위험 요인들을 찾아내 보완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 전체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건 분명한데, 그것을 균형 있게 해 나간다는 게 여간 난이도 높은 일이 아닌 것이다.
[이미지 = utoimage]
산업을 불문하고 기업들은 최신 기술로 무장해 사업 모델을 현대화시키는 데에 여념이 없다. 여기서 말하는 신기술이란 주로 클라우드, 인공지능, 머신러닝, 빅데이터, 데이터 분석을 얘기한다. 이런 기술을 도입해 업무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는 체계로 돌입하는 것을 우리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고 부른다. 적잖은 자원의 투자가 필요하고, 적잖은 지식, 적잖은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 한 마디로, 이런 신기술들이 현장에서는 일종의 ‘리스크’로서 인식이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IT 업체 시너지(Synergy)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기업들은 현재 클라우드 인프라에 현저하게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 투자금은 매년 35%씩 오르는 중이고, 2022년에는 총 투자 금액이 1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 해 온프레미스 환경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기업들이 하드웨어에 사용한 금액은 1000억 달러를 훨씬 밑돌았다. 확실히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기업들은 빠르게 현대화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레거시 애플리케이션’을 현대화 한다는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향상이 없다시피 하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미 오랜 기간 정착되어 있는 안정성 높은 업무 프로세스를 일부러 뒤집어 엎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긁어 부스럼 내는 꼴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신기술에는 새로운 위협들이 동반된다는 것 역시 많은 기업들을 망설이게 만든다. 그러므로 IT 분야 결정권자들은 IT 혁신과 사업적 현실 사이에서 가장 알맞은 균형점을 찾아야만 한다. 다음 몇 가지 사안들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1. 고립되어 있는 것들부터 찾아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혁신과 변혁이 끊임없이 이뤄지지 않으면 곧바로 도태되고 사망하는 시대에 도달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혼자서 골방에 앉아 독자적인 전문 영역의 업무를 수동으로 수행하려 하는 것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부서나 기능들이 하나 둘 존재할 때 기업이 현대에 발휘해야 하는 민첩성이나 유연성이 전체적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혼자 고립된 자들은 기업의 가치 형성 과정에서 ‘마이너스’로 셈 된다.
시너지의 전문가들은 이렇게도 설명한다. “지금은 기업들의 사업 행위와 각 기능들이 복잡한 관계를 맺으며 상호의존성을 띕니다. 서로가 서로와 상관이 있다는 뜻이죠. 그 어떤 부서나 기능도 독자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는 건 기업 전체가 현대화 되어 빠르게 움직이려고 할 때, 필연적으로 모든 기능과 부서들이 같은 속도를 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일부 하부 조직에서 ‘여태까지 그랬으니까’, 혹은 ‘보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니까’, 혹은 그 밖에 여러 가지 이유로 회사 다른 기능들과 엮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기능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하위 조작 한둘 때문에 조직 전체의 속도가 떨어집니다.”
2. 경험 위주의 학습이 혁신의 문화를 배양한다
“혁신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만 시장에서 구축하는 데 성공하면 사업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정작 진짜로 혁신적인 기업이 되어야 하는 순간에는 많은 결정권자들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혁신을 하려니 여러 가지 두려움이 찾아오고, 안 하자니 뒤쳐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IT 책임자들은 ‘혁신의 문화 배양하기’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험 위주의 학습을 시너지의 분석가들은 권장하고 있다.
1)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상황을 상정하고 가설을 세운다.
2) 가설을 안전하게 실험해 가면서 실제 생각했던 효과가 나는지를 살핀다.
3) 이 과정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기술을 더 깊이 있게 탐구하거나
4) 다른 대체 기술을 정하여 1)번부터의 과정을 반복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들에 보다 자연스럽게 접근하여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혁신을 위한 학습 자세가 몸에 익게 된다. 그러면서 구성원들은 아이디어 내는 것에 부담을 덜 느끼게 된다.
그 누구도 한 번에 많은 돈을 붓고 나중에 가서 ‘실수였다’는 걸 깨닫고 싶어 하지 않는다. 기업 IT 생태계의 현대화라는 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새로운 장비와 앱으로 바꾸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여태까지 기업을 잘 이끌어 왔던 옛 기술들을 현대 환경에 맞게 수정하거나 점진적으로 최신화 하는 것을 말한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현대화’는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완전한 동의어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3. 투명성과 자동화가 투자의 방향을 결정한다
신기술을 도입하고 IT 현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 가지 원칙이 있으니 그 점을 아래와 같이 분명히 해 두고 싶다.
1) 투명성 : IT 생태계 내 모든 요소들과 사정들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으면 신기술 도입의 효과가 반감되며 현대화도 이룰 수 없다.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현대화 하며, 어떻게 신기술로 관리할 수 있을까?
2) 자동화 :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현대화라는 것에는 많은 자원 뿐만이 아니라 많은 지식과 교육, 훈련이 들어간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는 충분한 인재들이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사람의 힘만으로 현대화를 진행한다면, 현대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자동화를 통해 모자란 인력을 보충할 수밖에 없다. 지금 상황에서 IT 현대화라는 건 자동화 기술을 이용하겠다는 뜻이나 다름 없다.
그 외에 하나 더 짚고 넘어가고자 하는 게 있다면, 투명성이나 자동화니, 현대화니 하는 것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업성 향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기술이 신기해서, 신기술 도입하면 멋있어 보여서, 그냥 일을 좀 더 잘 하고 싶어서 최신 기술을 검색하고, 오래된 기술을 최신화 하지 않는다.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한다. 현대화에 투자하는 것은 전부 사업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4. 항상 사람이 먼저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다고 했을 때, 그래서 IT 환경이 제법 현대화가 된다고 했을 때, 그 모든 ‘새 것들’은 사람의 차지가 된다. 새로운 기술도 사람이 운영하고, 현대화 된 IT 환경에서도 사람이 일한다. 그러므로 사람에 대한 고려 없이 기술만 부지런히 공부하고 실험하고 비싼 돈 주고 도입해 봐야 소용이 없다. 그 사람들이 해당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고 옛 것만 고집한다면 말짱도루묵이다. 그래서 앞에서도 혁신의 문화를 언급한 것이기도 하다. 새로운 것을 적극 활용해보고자 하는 문화 자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의 성공은 결국 내부 인원들의 사고방식과 마음가짐이 전환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또 그런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화라는 것이 어차피 단번에 이뤄지지 않는 것이니, 시간을 두고 내부 인력들의 생각 체계부터 전환시키고, 그럼으로써 전체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 계속 배우고, 쉬지 않고 바꾸는 것, 생각이 전환되지 않으면 어지간히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성장은 반드시 조직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글 : 샤론 스터플빔(Sharon Stufflebeme), 수석 총괄, Protiviti
라메시 굽타(Ramesh Gupta), 수석 총괄, Protiviti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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