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관통하는 보안 소식] 2024년 4월 4주차, “Just Looking?”

2024-04-2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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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봐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러면 안 되는 상황들이 있다. 움직일 곳에서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들도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감도 오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 그런 상황들이 혼재한 한 주였다.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2024년 4월 4주차 <보안뉴스>가 선정한 키워드는 ‘Just Looking?’이다.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는 건데, 이미 우리가 손을 쓰기에 너무나 큰 흐름이 만들어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손을 쓸 의지가 없어서일 수도 있고, 손을 쓸 방도가 없어서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냥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뭔가 시도라도 해보는 움직임도 있었다.

이스라엘의 반격
지난 주에는 이란의 보복이 있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근래에 끊임없이 다투어 오긴 했지만 서로의 본토를 직접 공격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을 공격했고, 이를 사실상의 본토 타격이라고 이란은 해석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본토에 300여 발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실질적인 피해는 없다시피 했지만,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타격했다’는 사실에 대응해야만 했다.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세계가 뜯어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보복 공격을 실시했다. 본토가 직접 당했다는 사실 그 자체의 상징성이 너무 커 이스라엘로서는 가만히 있는 게 불가능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그나마 공격의 수위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이란의 공격 역시 대부분 막혔는데, 이스라엘의 공격도 심대한 타격을 주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서로를 향해 띈 살기에 비해 공격 자체는 그저 그랬다. 공격이 있은 후 서로가 ‘너네 공격 우습다’는 식의 발표를 하긴 했지만, 그 선에서 끝났다. 추가 도발도 없었고, 보복의 다짐도 없었다. 역시나 중동 전체의 전쟁으로 지금의 사태를 발전시키기에는 둘 다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켜볼 수만은 없어 공격과 반격의 제스처를 취하긴 했지만, 주먹에는 ‘우리 대강 여기까지만 하고 비긴 걸로 하자’는 메시지가 가득했다.

미국, 동맹국들에 지원 결정
이번 주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소식 중 하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등 적대적 세력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동맹국들에 95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이게 중대한 소식인 이유는 현재 미국 공화당이 백악관의 지출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두 차례나 파산할 뻔했고, 그 때마다 공화당은 지출을 줄이라고 강력하게 요구해 왔었다. 백악관은 파산을 막기 위해 공화당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중단됐고, 그에 따라 최근 러시아는 전장에서 연전연승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승리가 점점 가시화 됐고, 이에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이기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인가’가 진지하게 고민되기 시작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그런 가운데 미국 하원의 의장이자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Mike Johnson)이 돌연 당의 입장과 반대되는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을 지지하고 나섰고, 결국 이번 주 이를 통과시켰다. 당의 편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옳은 편에 서고 싶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표류하고 있던 지원 법안은 상원으로 올라갈 수 있었고, 거기서부터 대통령의 서명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은 분노했고, 존슨을 의장직에서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당론에 따라 러시아의 승리를 그냥 두고보지 않았던 존슨 의장에게 많은 매체들이 ‘처칠’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매수 당했다고 보고 있기도 하지만, 이 의견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아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돌풍, 앨범 판매량 기록으로도 이어져
34세 단신으로 미국 경제의 한 축으로까지 불리는 대형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신규 앨범을 발매했다. 그리고 단 하루만에 160만 장이 팔렸다. 이는 미국 팝시장 역사에서도 손 꼽히는 수준의 기록이라고 하며, 역대 1위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이 판매량의 대부분이 CD, 테이프, 레코드판 등 전통적인 매체에서 기록됐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K팝 신에서 시작되어 전파된 문화로, 최근 팬들은 실제로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음악을 듣는다 하더라도 일단 CD나 레코드판을 구매하여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를 지원한다고 한다. 내 가수, 그냥 지켜보지 않고 내가 직접 키운다는 태도가 스트리밍이 대세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자리를 잡아 전통의 매체들이 뜬금없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곤 한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이는 스트리밍과 정 반대되는 방식의 콘텐츠인 ‘콘서트’에서도 드러난다. 작년 한 해 스위프트와 비욘세는 천문학적인 콘서트 수익을 냈다고 한다. 스트리밍 서비스로도 충분히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퍼포먼스들인데, 팬들은 이 가수들을 직접 보기 위해 티켓을 비싼 돈 주고 샀다. 팬데믹 기간에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것에 대한 반작용과, 일부 가수들의 커다란 인기가 합해져서 오프라인 콘서트 열기가 작년에 본격적으로 나타났고, 이 현상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프트가 깨야 할 기록은 자기 자신이 수립한 것들 뿐이다. 팬들이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 않는 이상 그 기록들은 쉬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스트리밍 쪽에서도 스위프트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스포티파이 기준 그녀의 신규 앨범은 일주일 만에 10억 회 이상 재생됐다고 한다.

인공지능의 강력함,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인간처럼 대화할 수 있고, 각종 콘텐츠들을 순식간에, 매끄럽게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람처럼 그림을 그리고, 사람처럼 글을 쓰더니, 이제 사람처럼 동영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물론 완전하지는 않지만 발전하는 속도가 경악할 정도다. 그러면서 이제 어려운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히지 않아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아티스트들과 동영상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위기론까지 대두됐다. 아직 실현되지는 않고 있지만 충분히 가능할 법도 하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그런 와중에 이번 주에는 GPT4라는 인공지능 모델이 취약점을 순식간에 익스플로잇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아무도 못 찾아냈던 취약점을 발굴하는 건 아니지만, 보안 권고문 내용만 입력하면 해당 취약점을 높은 확률로 익스플로잇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률은 이미 87%라고 하는데,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이 성공률은 올라갈 것이다. 이 실험을 진행했던 연구원은 “인공지능이 실질적인 위협이 되어가고 있는데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기술을 향상시키려는 노력만 있지, 안전선을 먼저 확보하려는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미국 여러 주에서는 인공지능이 이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10대들이 주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삼아 외설적인 딥페이크 콘텐츠를 만들어 퍼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법원에서 관련된 사건이 진행되고 있으며, 딥페이크 콘텐츠를 사용하는 것에 점점 더 많은 제한이 있을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이 기술이 아동 성범죄에도 활용되고 있다. 범죄자들은 아동의 사진이나 영상(대부분 부모가 공개한 것들)을 딥페이크에 접목시켜 외설적인 아동 성착취 콘텐츠를 만든 뒤, 이 콘텐츠를 가지고 해당 아동을 직접 협박한다. 이 콘텐츠가 공개되는 게 싫으면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한 뒤 더 외설적이고 낯 뜨거운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다. 이 때문에 신고 전화를 접수할 인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은 벌써부터 온갖 부작용들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는 이 기술을 끝없이 발전만 시키고 있어,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온갖 콘텐츠들은 더 진짜 같아지고 더 섬세해지며 더 정교해진다. 기술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모른 척 하고 있으며, 법조계에만 문제를 떠넘기고 있다. 거대한 위협을 우리 스스로 키우고 있는데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지켜보는 것이 전부다.

자유시장은 점점 꿈이 되어가는데
세계 경제학자들이 망연자실 지켜보게만 하는 현상이 하나 있다. 중국과 미국이 자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각종 경제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 바 보호무역주의라는 것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두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건데, 그렇게 자국 기업에만 유리하게 정책을 바꾸다 보면 세계적으로 성장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결국 가진 자가 더 갖고 없는 자는 있는 것도 빼앗기는 현상이 만들어지게 된다고 경제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그 끝에는 공멸만 있을 뿐이라고 한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세계는 작년 한 해 동안 산업과 관련된 정책을 2500개 이상 만들고 시행했다. 2019년에 비해 세 배나 불어난 수치다. 대부분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들의 작품이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라며 경쟁국에 무거운 관세를 매기고, 특정 산업에 특혜를 주고, 어떤 산업은 제재를 가하면서 정부들이 입맛대로 경제를 좌지우지 하려 들었다. 그러면서 자유시장이라는 것은 이상에 불과한 것이 되어가는 중이다. 지도자들의 좀 더 크고 긴 시야가 필요한데, 그것을 강제로 주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언젠가 파멸로 이어질 지 모르는 지금의 현상을 지켜보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고 타국 제품에 관세를 부여하고 제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그 지도자는 국내 인기가 높아진다. 이게 관건이다. 민주주의가 몰락하면 공산주의나 사회주의가 떠오르는 게 아니라 포퓰리즘이 득세한다고 하는데, 지금 경제학자들은 그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세계은행(월드뱅크)의 총재는 “지금 (중국과 미국은) 자기 발에 스스로 총을 쏘고 있는 건데, 그걸 모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중국과 미국을 움직일 힘은 누구에게도 없다.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보호주의의 끝판왕인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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